[오피니언] 정열의 여름날 영화 [영화]

곧 다가올 여름을 위해
글 입력 2024.05.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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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이 하화를 잔뜩 키우고, 파란 하늘은 뭉게 구름 내뿜어, 공허함이란 여간 알아보기 힘든 여름날. 어느덧 해는 갈 성이 없고 초록빛이 드세져만 가는데...  왠지 모르게 살랑살랑 순백의 원피스처럼 마음도 깨끗해지다가 아자아자 동네 야구 소리처럼 뜨거워지기도 하는 계절이다. 그야말로 열정과 순수의 계절. 그 두 가지가 집약된 매체라면 또 영화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영화란 자신의 세계를 드러내는 예술인데, 이를 가감없이 드러내려면, 그늘 아래 감춰서는 안되며, 그렇기에 순수한 마음가지이어야 한다. 또한, 관객에게 말을 건내려면, 무미건조해서는 안되기에 열정적이기까지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애니메이션, '썸머 워즈'는 순도 백 프로의 여름 영화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가족관이 온전히 들어 있는 이 영화는 열 댓 명이 넘는 가족 구성원이 등장하는데, 왁자지껄한 난리통 속에도 그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어 생기가 전해진다. 서로 다투거나 힘겨운 일을 겪더라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는 캐릭터들의 성격은 비가 와도 금세 뜨거워지는 햇살과 닮아 여름과 어울리게 다가온다.

 

수학 천재 소년인 코이소 겐지가 같은 학교 여선배의 부탁으로 그녀의 가족 모임에 참석하게 되고 본의 아니게 남자친구로 오해 받는다는 우스꽝스러운 설정부터 관객은 아마도 영화의 생기발랄함을 느낄 수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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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필름을 타고!'도 비슷한 결의 영화다. 여고생들이 영화라는 공통된 취미로 친해지며 자신들만의 영화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그 제작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진다.

 

설령 남이 보기에는 이상한 내용의 영화일 지라도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여타 청춘 드라마들이 그러하듯 여름 햇살처럼 눈부시다.

 

또한 동아리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흔한 일본 영화의 소재를 시종일관 넘치는 에너지로 정면돌파하는 마츠모토 소우시 감독의 패기가 여실하다. 귀여운 캐릭터들이 웃음을 선사해 그 싱그러움이 더위를 잊기에도 안성맞툼일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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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소개할 영화들은 앞선 두 편과는 결이 다르다. 해피 투게더는 남미라는 배경에서 드러나듯 뜨거운 영화이며, 좀 더 격정적이고 거친 땀방울을 흘린다.

 

양조위와 장국영의 애정 신을 오프닝으로 내세운 것부터 이 영화는 인간의 성적 욕망을 과감없이 드러낸다. 또한, 사랑으로 뒤엉키는 상하관계를 왕가위 감독 특유의 미적 감각으로 표현해 강렬한 장면의 연속이다. 특히 Danny Chung - Happy Together의 해방되는 듯한 밴드 음악이 등장과 함께 양조위가 미소짓는 신은 엄청난 여운과 희열을 남긴다.

 

붉은색와 푸른색을 주로 쓰는 이 영화에서 주인공 둘의 조화 또한 눈길을 끈다. 태양처럼 뜨겁다가도 데이는 이들의 관계에 자연스레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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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챌린저스'도 여름과 어울린다. 이쪽은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특유의 관능적인 연출이 갈증을 일으킨다. 이 시대의 청춘 스타 중 한 명인 젠 데이아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려 시선을 떼기 버겁다.

 

또한 테니스가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라는 점을 염두했을 때, 관능적인 테니스 영화라는 테마부터 신선하고 선을 넘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해 보는 이의 땀을 흘리게 한다.

 

스포츠 영화 특성상 땀과 속살이 자주 클로즈업될 수 밖에 없는데, 배경 또한 여름인 것도 한 몫 한다. 거기에 더해 인물들의 순수한 욕망을 드러내기에 겉과 속 모두 벌거벗은 나체를 마주하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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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여름 영화: 진짜로 일어날 지 몰라, 기적!, 다함께 여름!, 애프터썬, 애프터양

 

 

[유민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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