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리옹'을 아시나요? [공간]

내 마음의 고향, 프랑스 리옹
글 입력 2024.04.1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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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은 미식과 축구로 유명합니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분에겐 '폴 보퀴즈'의 출신지로, 축구애호가에겐 축구팀 '올랭피크 리옹'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분에겐 '생텍쥐페리'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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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미식에도, 축구에도, 문학에도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기에 평생 리옹의 존재를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교환학생을 떠났고, 리옹이라는 도시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리옹에 사는 동안 가장 애정을 가졌던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마음의 고향 마냥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행복해지는 곳을 자랑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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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의 두 줄기, 론과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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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연과 도시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옹에는 도시를 관통하는 두 줄기의 큰 강이 있습니다. 강을 따라 산책로와 시가지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시민들은 일상 속 언제든 자연과 하나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리옹은,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대도시의 번잡한 이미지보다는 다방면에서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갖습니다.

 

두 개의 물줄기 중 더 큰 줄기는 론. 론 강 주변에는 공용수영장, 선상 술집, 그리고 한강처럼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남녀노소 많은 시민들이 밤낮 없이 이 곳을 찾습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로 좋아한 곳은 좀 더 작은 손 강이었습니다. 손 강 주변에는 구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어 론 강에 비해 고풍스럽고 한적합니다. 특히 구시가지를 바라보고 앉으면 보이는 풍경이 환상적입니다. 기숙사가 바로 근처였던 터라, 함께 지내던 가족같은 친구들과 자주 산책을 나갔던 게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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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비에르 노트르담, 그리고 호기심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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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의 관광 명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푸비에르 노트르담 성당입니다. 리옹의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한 성당으로, 어디서든 보이는 랜드마크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은 '푸니쿨라'라는 작은 케이블카를 타고 언덕을 올라 성당을 구경하고, 리옹 시내를 한눈에 담곤 합니다. 저 역시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땐 북적북적한 인파 속에서 초록 아래 펼쳐진 리옹을 감상했습니다.

 

그러나 몇 주 뒤, 현지에서 사귄 친구들로부터 더 예쁜 전망을 볼 수 있는 비밀 장소를 전해들었습니다. 바로 'Le Jardin des Curiosités', 이름도 귀여운 '호기심의 정원'이었습니다. 푸비에르 성당까지 올라갈 필요도 없이, 언덕 중턱에 위치한 조그마한 정원입니다. 차가운 돌벽에 기대어 봐야 하는 성당 뒷편과는 달리, 여기서는 풀밭이나 벤치에 자유롭게 앉아 리옹 전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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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황금대가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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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네즈에게 가장 사랑하는 공원을 꼽으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곳을 고를 것입니다. 리옹에서 가장 크고 예쁜 이 공원의 이름은, 'Parc de la Tête d'or'. 한국어로 직역하면 황금 머리 공원입니다만 우리끼리는 애정을 담아 '황금대가리공원'이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우리는 피크닉 매트도 없이 냅다 풀밭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인라인 스케이팅을 즐기고, 피자에 맥주를 곁들였습니다. 날씨 좋은 프랑스의 여름날을 전부 여기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곳, 떼뜨 도흐 공원에는 누울 자리 뿐만 아니라 동물 친화적인 동물원도 있습니다! 철창에 가둔 채 개장 시간 동안 관람객을 위해 봉사하듯 동물을 다루는 한국의 동물원과는 달리, 공원 안 동물원에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 너머 동물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평소 동물권 보호를 위해 동물원 입장을 피하던 사람이었기에, 공원 내부에 시민들과 동물들이 공생하는 공간을 방문하는 건 더욱 특별하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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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리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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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을 다녀 온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저 역시 수시로 추억을 되새기고 그때를 그리워했습니다. 그저 바쁘게 흘러가는 한국 사회로부터 벗어나, 교환학생이라는 그럴 듯한 명목 아래 자유를 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꿈틀거리는 마음을 치부한 지 어언 2년, 아무래도 이건 그 시절에 대한 치기 어린 향수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단지 리옹에 살고 싶다는 이유만은 아닙니다. 학업과 진로, 꿈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많고 많은 프랑스의 도시 중에 리옹을 다시 선택한 건 이곳이 마음의 고향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시국이 종료되고 유럽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짐을 피부로 느낍니다. 언젠가 프랑스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파리에서 남프랑스로, 혹은 파리에서 스위스로 넘어갈 계획이라면, 리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보세요. 도시와 자연 사이, 그 미묘한 틈을 톡톡히 채워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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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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