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건축의 공존, 우리들의 공존 - 이음 지음 [미술/전시]

글 입력 2024.01.12 20:5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jpg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시 <이음 지음>은 ‘건축의 공존성’을 핵심 주제로 한다.

 

당장 내가 살고 있는 집, 학교 건물, 여러 건축물을 둘러싼 도시 공간들을 ‘공존(Coexistence)’이라는 테마로 시각화한 전시이다. 전시에는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이 이음과 지음이라는 주제로 한 데 모여 연결된다. 청각적 요소를 부각시킨 작품, 직접 체험을 통해 사유할 수 있는 작품 등의 설치 예술품들을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재료를 ‘이어’ 건축물을 ‘짓는’ 것은 세상에서 인간이 관계를 쌓아가며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과정과도 비슷하다.

 

<이음 지음>은 이런 공존의 가치에 주목하여 건축과 우리의 삶을 빗대어 표현하였고, ‘공존성(Coexistensce)’을 ‘이음(Connectivity)’을 작품을 통해 부각시켰다.

 

 

3.jpg

<인-해빗>: 또 다른 나라 프로젝트

 

 

필리핀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주한 아퀼리잔 부부는 자신들의 경험을 담아 이동과 디아스포라, 정착과 재정착, 집과 토지, 공동체와 가족, 그리고 기억과 정체성 등 이주에 관한 다양한 질문을 작업을 통해 던진다.

 

<인-해빗:또 다른 나라 프로젝트>는 여러 사람들의 손을 빌어 함께 살아가는 도시를 완성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사람들이 모여 창작할 수 있는 워크샵을 열고, 사람들은 재활용 판지를 활용하여 상상 속의 집을 짓는다.

 

판지는 해외로 이주한 필리핀 사람들이 집으로 물건을 보낼 때 사용하는 발릭바얀 상자(귀국상자)를 상징한다. 이렇게 협업과 공유의 장을 통해 만들어지는 워크샵 참여자 각자의 집들은 다시 작가의 손에 의해 작은 도시를 이루게 된다.

 

 

2.jpg

 

 

전시관 중앙에 위치한 <이음 지음>의 메인 전시이다. 물의 흐름을 따라 다양한 크기의 그릇들이 저마다의 길을 가고, 서로 부딪히며 부유한다. 부딪힐 때 마다 울리는 그릇의 아름다운 공명은 전시관을 가득 매운다.

 

그릇들이 부딪혀 내는 소리는 제각각이다. 둔탁한 음을 내기도, 그릇이 깨어질 듯 날카로운 음을 내기도 하며 두세 개의 그릇이 연달아 부딪혀 하나의 선율을 그리기도 한다.

 

무작위로 만난 그릇들이 각기 다른 소리를 내며 부유하는 이 작품은 마치 우리의 삶과도 닮았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한 다양한 사람들과 때로는 소음을, 때로는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면서 살아간다. 그리고서는 다시 자신의 길을 간다.

 

우리는 이 조화를 '어울림' 그리고 '공존'이라 한다. 방 별로 설치된 다양한 작품이 이 메인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음은,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서로가 공존하고자 하는 마음이 기본이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려는 것이 아닐까?

  

 

[임예솔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