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 문장이 왜 이상한가요? [도서/문학]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읽고
글 입력 2023.12.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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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 않되?’ 보는 순간 헛웃음이 나오는 문장의 표본이다. 잘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 지켜야 할 1순위, 아니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아예 0순위를 차지해도 무방할 요소는 바로 맞춤법이다.


특히 ‘않’과 ‘되’는 용법을 헷갈리는 사람이 많아 그 자체로 하나의 ‘밈’이 되어버렸다. ‘안돼’ 대신 ‘않돼’나 ‘안되’로 잘못 쓰거나, 아예 둘 다 틀린 ‘않되’를 사용한 사례까지 있다.


그나마 ‘않되’는 들리는 대로 썼다는 변명이라도 가능하지, ‘빨리 나으세요’를 발음이 비슷한 ‘빨리 낳으세요’로 잘못 쓴 경우는 상대방에게 뭘 빨리 낳으라는 건지와 같은 혼란마저 일으킨다.


책도 읽고, 나름 글도 써본 나지만 역시 맞춤법은 어렵다. 최근에는 아무 생각 없이 카톡을 주고받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오타를 낸 것을 확인했다. 상대방은 별말 않고 넘어갔는데도, 오타를 발견하니 왠지 모르게 민망했다. 당연히 자기소개서나 과제를 작업할 때에는 더욱 전전긍긍하곤 했다. 작은 오타 하나에 평가가 낮아지진 않을까 걱정하면서.


그럴 때 역시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는 건 네이버 국어사전과 국립국어원이다. 특히 국립국어원은 헷갈리는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를 구글에 검색해 보면 가장 상단에 등장하는 사이트다. 나보다 앞서 내가 하고팠던 질문을 물어본 질문자를 보며, 나만 이걸 헷갈리는 게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가끔은 의문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때가 있었다. 정말로 맞춤법만 잘 지키면 끝일까?


‘자신이 쓴 글이 잘 쓴 글인지 알고 싶으면, 지금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라’는 말이 있다. 약간 귀찮아도 집중하기에는 이만한 게 없어 애용하는 방법이다. 맞춤법 검사기에 잡힌 건 없어도, 그럴 때마다 이상함이 느껴지는 구간과 맞닥뜨리곤 했다.


어딘가 어색한데, 문장상 오류는 없고...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부자연스러운 듯한 느낌에 결국 해당 부분을 몽땅 지우게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런 의미에서, 책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글을 쓸 때 큰 도움이 됐다. 참고할 수 있는 서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중 하늘에서 나침반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20년 이상의 교정, 교열 경력을 가진 편집자이자 해당 책의 작가인 김정선 작가의 눈을 빌려 내 글을 면밀하게 살펴봤다.


내용 중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문장을 줄이는 것으로, 쓸데없는 조사나 의존 명사를 제외해 가독성을 높이는 방법이었다. 예를 들어 의존 명사 ‘–들’은, 영어의 복수형 (-s)의 잔재였다. 그러니 한국어로 글을 쓸 때는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로 써도 무방하다는 점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내 소원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멋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형용사를 과하게 남발하거나, 더 쉬운 단어가 있는데도 일부러 어려운 단어를 골라 쓰기도 했다. 그런 자만감은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은 휼륭한 작가들을 접하며 자연히 사그라들었다.

 

글을 보면 볼수록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는 그 작가가 전하는 메세지에 더 주목하게 됐다. 투박한 문체여도 의도가 뚜렷하고 기승전결이 확실한 글에 더 눈길이 갔다. 그러면서 나는 진정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은 진솔한 언어가 제일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중이다.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읽히는 글을 전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참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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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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