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평범함을 추구하는 삶, 행복할까 - 넥스트 투 노멀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관람 후기
글 입력 2023.11.2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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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엔 누구나 자신이 특별하다고, 큰 사람이 되어 사회를 바꾸거나 이목을 끌만한 업적을 이루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사회에 진입하고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그러한 꿈은 점차 희미해지고 "평범한 삶"조차 꾸려가기 쉽지 않음을 깨닫는다.

 

어느덧 정상적인, 표준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특수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함과 정상이 우리의 삶에 다가오는 의미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

 

 

CK 온 스테이지_포스터 2.jpg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공연예술스쿨의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브라이언 요키(Brian Yorkey)가 대본을 집필하고, 톰 킷(Tom Kitt)이 작곡한 음악으로 구성된 동명의 록 뮤지컬을 재구성하였다. 본 뮤지컬은 졸업을 앞둔 전공심화과정 학생들의 현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인 "CK 온 스테이지(CK On Stage)"의 일환으로 선보인다.

 

특히, 기존 라이센스 공연에서는 정신질환에 의해 고통 받는 엄마 다이애나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전개되었던 것과 달리 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디테일한 이야기를 구축한 점이 특징이다.

 

주인공인 엄마 다이애나와 아빠 댄, 딸 나탈리와 아들 게이브는 잠깐 동안 화목해보이는 가정으로 비춰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비극이 드러난다. 아들은 죽고 그로 인한 충격으로 다이애나가 정신질환을 갖고 치료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이애나의 치료는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첫 번째 파인 박사는 약물을 이용하여 치료를 진행한다. 다이애나는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을 설명하는데, 마지막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고 말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박사는 여기서 그녀가 안정되었다고 판단한다.

 

이어서 두 번째 매든 박사는 대화, 최면과 같은 비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최후의 방식으로 전기 치료를 제안한다. 이 치료 방법의 부작용은 일정 부분의 기억을 잃게 되는 것이다.

 

결국 치료를 실시한 이후 다이애나는 기억을 잃어버리며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잃어버린다.

 

 

CK온 스테이지 넥스트 투 노멀 포토콜2.JPG

 

 

이 대목에서 우리는 평범함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

 

평범한, 정상적인 삶이란, ‘나’라는 특수성이 사라진 채 집단에 융화되어 살아가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모난 돌을 깎아 둥글고 매끄럽게 만들 듯, 각자의 개성과 고유성은 배제된 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딸 나탈리와 엄마 다이애나의 이야기는 각 세대에 따라 반복되는 사건으로 연출된다. 두 인물 모두 정신적인 고통 속에 살아가며 연인/동반자와의 관계에서 갈등을 마주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둘에겐 차이가 존재한다. 다이애나는 남편 댄과의 결별을 맞이했지만, 나탈리는 헨리와 행복한 관계를 지속해나간다. 이 차이를 발생시키는 근원은 댄과 헨리의 태도로부터 생각해볼 수 있다.

   

이야기의 끝자락에서 드러나듯, 아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인제 그만 아들을 놓아주자고 다이애나를 설득했던 댄 역시 사실은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도 댄이 아들을 못 본 척했던 것은 비정상인 다이애나에 이어 자신마저 비정상인 사람이 되었을 때, 정상을 요구하는 사회 속에서 온전히 살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상의 범주에 편입하기 위해 스스로를 속인 셈이다.

 

정신적인 고통 속에서 약을 오용하며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가진 나탈리에게 헨리는 그 광기를 고치려 하지 않고, 인정하고 수용하려 하였다. 그는 네가 미치면 나도 미친 사람이 되겠다고 말한다. 댄과 헨리의 차이는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두 가지 태도를 보여준다. 엄격하게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클래식도 좋지만, 자유로운 변주를 수용하는 걸 넘어 그 자체를 특징으로 여기는 재즈도 좋다.

 

둘 중 하나만을 갖고 살아가기보다, 양쪽을 오갈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정충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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