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집중이 만들어내는 열정적인 에너지,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 - 더 콘서트 37.5

글 입력 2023.11.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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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트인사이트 공연을 볼 때 지정해 주는 자리에 대해서 한 번도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초대로 가는 것은 감사한 기회라고 늘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자리에 대해 별 신경을 안 쓴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받고 자리에 앉을 때 무대와 가까운 자리라면 더 감사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내가 공연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갔던 공연에서 나는 처음으로 살짝 당황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이번에 앉은 곳은 지휘자를 거의 직접적으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었지만 악기 연주자들의 뒷모습 혹은 옆모습만 주로 보게 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런 자리는 처음이기 때문에 살짝 당황했지만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그런 당황함은 싹 사라지고 공연에 단숨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지휘자의 지휘 덕분이었다.

 

생각해 보면 늘 나는 공연을 볼 때 지휘자의 뒷모습을 바라봤기 때문에 지휘자가 지휘하는 모습을 앞에서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신선했고 내 시선은 이 지휘자에게 머물 수밖에 없었다. 템포가 빠른 곡으로 시작을 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양한 악기들의 조화로움과 웅장함이 느껴지는 곡이었는데 'JEAN-PHILIPPE VANBESELAERE'의 지휘는 마치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글로 내가 풀어서 설명하기가 참 어려울 만큼 신선한 지휘였다. 춤을 추는 것처럼 느껴지고 음악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악기들을 이끌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그 지휘에 맞춰 어떤 악기가 연주를 하는지 눈 바쁘게 찾아보는 경험도 했다. 그리고 그 소리에 집중하면 악기마다 고유의 소리가 다 다른 것이 더 잘 느껴지기도 하는 게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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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느낌의 첫 곡, 지휘자의 지휘에 대한 신선함과 내가 그걸 정면에서 바라보는 것이 처음이라 그런지 처음 앉았을 때 배부르고 나른한 느낌은 싹 사라졌다. 그만큼 집중할 수 있었고 각 연주자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두 번째 곡은 어벤져스&아이언맨 3의 ost였는데 이 곡 역시 에너지가 넘치는 곡이었기 때문에 소리의 웅장함을 가득 느끼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번째 곡이 끝나자 김현욱 사회자가 나와서 이 오케스트라에 대한 설명과 콘서트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를 해줬다. 친근한 곡으로 재미있게 공연을 한다는 것은 이미 두곡 연주를 통해 신뢰할 수 있었고 사람의 체온 36.5도에서 이번 공연을 통해 1도를 더 올린다는 의미로 공연 이름이 정해진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공연은 기부에 동참한다는 이야기도 알게 되면서 공연과 함께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취지가 참 좋게 느껴졌다.

 

또한 성악가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는 시간도 있었기 때문에 공연이 다채롭게 느껴졌다. 클래식 악기, 드럼, 하모니카 외 인풍류 팀의 화합까지 보게 되면서 동서양의 조합, 다양한 악기의 조합의 재미를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조화로운 소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지를 생각하면 나는 잘 모르는 게 당연한 것일 텐데, 그만큼 그들의 열정적인 에너지는 공연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친숙하게 알고 있는 곡이어도 어떻게 편곡을 하는지, 어떤 악기 소리가 추가되는지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느꼈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게 남아있는 지휘자의 지휘, 몸짓, 집중력은 아마도 내가 앞으로 볼 공연들의 지휘자를 눈여겨보게 될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 팀으로 연주를 한다는 것, 같이의 가치를 이 공연을 통해 더 알게 된 것 같다. 물론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각자의 개성은 다 다를 텐데 그것을 조율하고 다듬어 한 팀으로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것이 다듬어지고 조율됐을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한 공연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 멋진 공연을 보고 와서 마음속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늘 무궁무진한 공연의 세계, 예술의 세계가 참 좋다. 그 세계 안에서 나는 또 얼마나 성장했을지도  괜히 연말을 핑계로 궁금해진다. 따뜻한 공연을 보게 된 만큼 남은 연말 나를 잘 돌아보고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지며 보냈으면 좋겠다.

 

 

[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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