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가 여전히 ‘심청’을 사랑하는 이유 - 심청날다 [공연]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글 입력 2023.11.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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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과 한국메세나협회가 함께하는 '메트라이프 재단 문화예술 사회공헌 'The Gift' : 뮤지컬 [심청날다]가 10월 27일(금) 오후 8시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진행된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진행된 올해 첫 번째 'The Gift'를 시작으로 10월 6일 대구 공연을 앞둔 밴드날다는 동월 27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2023년 'The Gift'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날다'는 JTBC 풍류대장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소리꾼 오단해, 신예주를 주축으로 한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이다. 작년부터 '날다'가 선보이고 있는 뮤지컬 [심청날다]는 판소리 심청가의 주요 대목과 장면들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공연으로 한국 고유의 소리와 다양한 서양악기의 조화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두 보컬 외에도 기타의 김수유, 드럼의 김수준, 베이스의 구교진, 키보드의 이효주 퍼커션의 조재범, 색소폰의 이유철로 구성된 수준급의 밴드는 기존의 판소리 공연과 다른 새로움을 더한다.

 

'날다'는 이번 공연에서 '쾌지나칭칭', '둥둥둥 내 딸', '나는 심청', '중 올라간다', '화초타령', '눈을 뜨고' 등의 곡에 펑크, 소울, 블루스 음악을 접목해 익숙히 알려진 '심청가'의 장면들을 그들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재해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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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은 늘 맛있는 장르라고 생각이 든다. 현대와 전통을 골고루 버무렸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칠맛은 늘 새로운 인사이트를 도출하게 한다. 그동안 전통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이 있었다. “똑같고, 정형화된 형식 속에서 존재하는 선율로 공연이 구성되는 것 아니야?” 다시 한번 생각해도 내가 떠올린 생각 중에 가장 멍청한 생각이 아닐 수 없었다.

 

다행히도 이 바보 같은 생각은 뮤지컬 <심청날다>를 통해 멈추었다. 퓨전음악과 함께하는 뮤지컬임을 알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을 마주할 수 있었다. 현재 시대의 중학생의 전형적인 모습을 담은 심청이 그리고 그런 심청이를 보필하는 심봉사. 이 둘의 관계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그래서일까, 심청이의 모습이 나와 많이 겹쳐 보였다. 나의 사춘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내가 과거에 살았다면 저런 모습으로 부모님 속을 썩이지는 않았을지 하는 못된 우려도 잠시 해보게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왜 ‘심청’이었을까? 하는 질문으로 귀결되었다. 그 수많은 고전 설화 중에서 이번 공연은 왜 심청을 특별히 택한 것일까. 이 공연은 뮤지컬이다 그렇기에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라이브로 연주하는 세션들의 반주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에 한껏 더 몰입할 수 있다. 어렸을 적 어머니를 여의고,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와 둘이 사는 소녀 ‘심청’, 그런 심청을 우리는 사랑하고 있다.

 

“효”라는 거대한 단어 아래에 펼쳐지는 심청전은 여러 방면으로 우리에게 소비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그녀를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단순히 착해서?, 아버지에 대한 효심이 가득해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심청날다>에서 심청은 원작 설화에 비해 공손하고 예의 바른 캐릭터로 그려지지 않는다. 조금 더 주체적이고, 할 말은 하는 적극적인 성격을 극에서 표현하고 있다. 더불어 음악이 그 힘을 보태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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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녀를 사랑하는 이유는 ‘우리와 닮아서’이다. 심청이처럼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희생하려는 마음을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다. 그녀가 인당수에 빠질 때 우리가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하는 이유는 그 희생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절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심청이처럼 직접 인당수에 빠질 수 없다. 그렇기에 그러한 심청이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자 더불어 이해하자고 제안하기 위해 많은 공연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지. 특별히 이번 <심청날다>를 통해서도 내가 국악을 그리고 심청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아름다운 악기의 선율과 배우의 노랫소리 때문이 아닌 여전히 우리가 품고 있는 따뜻한 공감과 사랑을 <심청날다>에서 알아준 것만 같아 감동이었다.

 

더불어, 이번 <심청날다>에서는 현대인들과 원활한 소통을 이루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던 밈과 유행어들을 극 속에 포함시키고, 배우들도 현대적인 옷을 입으며 지금 하는 이야기가 단순히 설화만은 아님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심청을 사랑하게 되고, 사람을 사랑하게 된 이번 공연을 더 많은 사람들이 향유하고 즐기는 기회가 펼쳐지길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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