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음도 토닝할 수 있을까요. [문화 전반]

<갯마을 차차차>로 마음 정화하기
글 입력 2023.10.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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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따라 얼굴이 푸석해 보여 피부과를 방문했다. 짧은 상담을 받은 후 이번 달까지 이벤트라는 실장의 말에 넘어가 모공 청소를 해주는 토닝 시술을 받기로 했다. 가격은 치킨 한 마리보다 저렴했다. 말이 시술이지 마사지 관리 같은 것이었다.

 

마사지를 받기 위해 누운 침대는 장판 같은 것이 있는지 따뜻했다. 곧바로 관리사가 얼굴에 피지를 불리는 화장솜을 올려주었다. 그리고 피지 흡입기 같은 것으로 얼굴 전체를 관리해주었고 마지막으로 모델링 팩을 했다. 그 후 불을 끄고 십 분 정도 쉬라고 친절하게 말하며 나갔다.


눈을 감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피부를 토닝하는 것처럼 마음도 토닝할 수 있을까? 마음에 묻은 기름때를 박박 닦아내고 싶었다.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든 것을 보면 마음이 힘들지는 않지만 무언가 때묻은 것이 있는 느낌이었나보다.


마음을 정화하고 싶을 때 무엇을 하는지 생각했다. 바로 기억난 한 가지는 잔잔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었다. 그것도 사람 냄새 가득한 것으로 말이다. <갯마을 차차차>, <동백꽃 필 무렵>, <유열의 음악 앨범> 등이 떠올랐다.


그것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미디어 콘텐츠에서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많다. 선과 악으로 뚜렷하게 나뉜 갈등 구조나 누군가의 승리 같은 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입체적인 인물을 내세움으로써 시청자의 감정의 동요와 공감을 끌어 내는 것이 최근 콘텐츠가 사랑받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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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한 셋 중 특히 <갯마을 차차차>에는 입체적인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드라마가 잔잔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아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해 보자면, 주인공 혜진이 서울에서 시골 마을 공진으로 내려와 치과를 개원한 후 마을주민들과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깍쟁이 서울 사람과 오지랖 넓은 시골 사람.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프레임이 있다.

 

이들은 갈등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설정이다. 그렇기에 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생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구나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어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보기 전 긴장도를 낮출 수 있다.


이곳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웃는 얼굴 뒤에 저마다의 아픔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아무리 성격이 까탈스러워도, 덤벙대도, 예의 없어도 아무도 욕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명백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를 미워하려고 애쓰기보다 상대의 진실한 면을 보고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요소로 사람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는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서울대 출신 그러나 최저시급만 받고 일하는 홍두식. 자신이 피해 보는 걸 극도로 싫어하지만 도움을 청하면 다 들어주는 윤혜진. 복권에 당첨됐지만 쓰지 않는 최은철.

 

이들의 사연을 차근차근 알아가며 드라마를 꼭 한 번 시청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사람은 사람 때문에 산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며 마음이 풍부해지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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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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