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음악]

글 입력 2023.09.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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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매된 악동뮤지션 앨범에는 후라이의 꿈이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다. 그 곡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난 차라리 흘러갈래. 난 차라리 꽉 눌러붙을래. 날 재촉한다면 따뜻한 밥 위에 누워 자는 계란 fry fry 같이 나른하게

 

가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재촉당하는 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재촉당하는 사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을 가서 잠시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지만 그것은 단기적인 방안에 불과하며 여행에 가서도 남들보다 더 많은 좋아요 수를 얻기 위해 좋은 인생샷을 남기려고 애쓴다.


여행에서 돌아와 마주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비교 당하게 된다. 때로는 누군가에 의해 비교 당하기도 하고, 또 다른 때에는 SNS에 보이는 타인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비교한다. SNS의 등장은 무한 경쟁 사회를 과열시켰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고, 남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비교 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경쟁 사회는 N포세대라는 결과물을 낳았고, 취업을 하더라도 다른 일을 병행하는 N잡러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은 이런 경쟁 사회 속에서 자살률 1위, 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맞게 돌아가는 사회일까. 경쟁에서 언제나 살아남는 편이라면 좋겠지만 항상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경쟁에서 뒤처지는 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때마다 큰 상실감에 빠지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이런 우리에게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는 노래가 있다. 김광석의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라는 노래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말라는 가사 또한 우리에게 위로를 전달해 주지만, 편안한 멜로디 또한 위안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데 한몫을 더한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오직 슬픔만이 돌아오잖아


깊은 생각은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게 한다. 도전을 망설이는 동안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우리는 흘러간 시간을 생각하면 후회하게 된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앞으로 직진해 보는 건 어떨까. 새로운 도전은 우리의 생각보다 두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어린아이들의 가벼운 웃음처럼 아주 쉽게 아주 쉽게 잊을 수 있어


경쟁에서 뒤처지고 난 뒤 스스로 상실감을 느끼게 되고, 당시에는 그 일이 굉장히 큰 실패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누군가와의 식사 자리에서 웃으면서 얘기할 정도로 하나의 에피소드가 된다. 물론 어떤 일들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잊지 못하는 큰 상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들은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통한다. 또한 그러한 실패를 통해 얻는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실패를 겪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길 바란다. 


대부분의 가사는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로 이루어져 있다. 같은 가사가 반복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반복되는 가사가 정말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라는 의문을 무너트리고 편안함을 갖게 한다. 


최근 르세라핌의 FEARLESS, ANTIFRAGILE, UNFORGIVEN 곡과 같은 나는 무너지지 않는다, 강인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들이 눈에 띈다. 나는  K-POP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그들의 음악을 좋아한다. 하지만 어떻게 사람이 항상 두렵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까. 


아무리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사람이더라도 그들도 무너지고,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나는 그래서 이 노래가 좋다. 우리에게 강인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감정을 느끼더라도 너무 깊은 생각에는 빠지지 말라는 현실적이면서도 다정한 조언의 메시지를 건네주기 때문이다.  


최근 바쁜 경쟁 사회 속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이지리스닝의 곡을 선호하고 있다. 나는 이 노래가 진정한 이지리스닝에 부합하는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벌써 한 해의 반을 알려주는 여름이 지나가고 고독의 계절인 가을이 다가오는 지금 깊은 생각에 잠겨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바란다.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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