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행위로서의 예술 - Ep.1 [미술/전시]

미술과 무용의 결합과 퍼포먼스
글 입력 2023.05.18 12:0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퍼포먼스 아트의 개념이 등장하기까지


 

퍼포먼스 아트의 개념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당시 미술사는 미래주의, 표현주의, 아방가르드, 다다이즘, 초현실주의를 거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이후 많은 유럽 미술가들이 미국으로 이주를 오게 된다. 미국에서는 유럽 예술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예술을 개발하기 위한 미국 미술 부흥 정책을 진행하며 예술의 중심지로 변모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다.

 

이후 추상표현주의 잭슨 플록의 액션 페인팅, 네오 다다, 네오 아방가르드와 같은 미술 개념이 등장했고, 문화적 성장 이후 엘리트 중심으로 이루어진 모더니즘 예술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미국의 퍼포먼스 예술가 앨런 캐프로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예술이 될 수 있지 않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통해 퍼포먼스 아트의 기반을 다졌으며, 새로운 예술 표현 방식의 시작을 알렸다.

 

 

 

퍼포먼스 아트?


 

퍼포먼스 아트란, 평면적인 캔버스에만 그려지는 미술, 극장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연극과 같이 기존의 방식을 탈피하고자 한 전위예술 장르이다. 1960년대 이후 해프닝, 이벤트, 보디 아트, 라이브 아트와 같은 용어로 불리기도 하며, 미술 개념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퍼포먼스 아트는 비서사적 퍼포먼스로 행위자와 관람자가 같은 시간, 공간 내에서 상호 관계를 맺으며 관객 스스로 작품의 의미를 수립해 나가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퍼포먼스 행위자와 관객의 관계 속에서 공연예술과 유사한 특성을 띄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중반 여러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호 학제적 성격)

 

퍼포먼스 아트는 즉흥적인 요소로 구성되거나 주어진 대본에 따라 진행할 수 있으며, 작가의 단독 행위로 구성 혹은 관람자들의 참여를 요구한다. 퍼포먼스 아트라는 예술의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앨런 캐프로의 질문에서 비롯된 해프닝은 평면의 캔버스에만 회화를 그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기 몸에 물감을 칠하며 작품을 만들거나 신체의 요소 움직임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주는 시도를 일컫는다.

 

 

 

컴바인 페인팅과 로버트 라우센버그


 

이러한 퍼포먼스 아트와 무용(신체 움직임)의 관계성을 설명하기 위해 로버트 라우센버그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로버트 라우센 버그는 미국의 화가이자, 그래픽 아티스트로 컴바인 페인팅, 실크 스크린, 협업을 통해 새로운 표현방식의 시도를 보여준 인물이다.

 

그의 작업 중 네오다다이즘 시기에 이루어진 컴바인 페인팅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일상의 물건들, 산업 쓰레기를 조합하여 작품을 제작하는 회화로 당시 추상표현주의가 주도하던 예술계를 탈피하기 위한 시도이다. 박제된 염소의 몸통에 폐타이어를 끼우고, 콜라주 작업을 해놓았던 캔버스 위에 올려놓은 <모노그램>, 작가가 소장하고 있던 이불을 프레임에 걸어 제작한 <침대>라는 작품을 통해 기존 예술에 대항하는 그의 뜻을 확인할 수 있다.

 



59.024.jpg

 

 

이처럼 주로 회화 작업으로 자신의 뜻을 나타냈던 그는 2차원적인 캔버스 작업에서 벗어나 공간을 대상으로 한 예술, 무용 공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자 했다. 블랙 마운틴 대학에서 존 케이지의 수업을 들었던 라우센 버그는 행사 공연의 보조자로 참여하며 머스 커닝햄을 만나게 되고, 이후 서로의 예술에 흥미를 느껴 함께 협업을 진행하게 된다. 머스 커닝햄의 안무, 존 케이지의 음악, 의상, 무대미술, 조명, 디자인 등 시각예술 전반에 관련한 부분은 라우센 버그가 담당하며, 존 케이지와 머스 커닝햄이 보여주었던 예술적 관점을 무대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구현하는 것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머스 커닝햄과의 협업




1) 여름 공간과 위기 - '여름 공간'은 점무늬 무대 막과 의상 디자인을  활용해 무대 밖 환경까지 확장되어 보이는 효과를 두었다. 무용수의 움직임 유무에 따라 무대 배경이 움직이고, 고정되어 보이는 시각효과가 나타나면서 무대막과 무용수의 환경의 조화를 이룬다.

 

'위기'는 고무밴드를 움직임의 연결고리로 활용해 사물과 인체에서 발생하는 우연적 동작에 집중한다. 사물과 움직임의 연결된 지점과 회화적 감수성이 공간예술로 확대되어 무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한 작업이었다.

 

 

그림1.jpg

 

 

2) 이야기 (Story) - 이야기는 협업 작품 중 가장 우연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자, 로버트 라우센버그가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한 작품이다. 무대장치를 디자인하면서 무대막을 없애고 출입구가 보이도록 하며 관람자들의 시각을 극장 밖 환경으로 확장시켰다.

 

무대 위에 직접 올라가 셔츠를 다리는 행위, 트렁크에서 물건을 꺼내는 행위 등을 보여주며 작가 자신을 무대 장치화하여 미술과 무용의 만남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라우센 버그의 직접적인 무대 개입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머스 커닝햄과 다른 견해로 협업이 소원해지게 된다.

 

3) 펠리컨 - 이후 그는 무용수 캐롤린 브라운, 알렉스 헤이와 함께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안무한 펠리컨을 선보인다. 롤러스케이트와 펠리컨처럼 생긴 낙하산을 메고 움직임을 보여주는 무용 공연을 진행했다. 그는 펠리컨을 통해 평면의 회화에서 벗어나 몸으로서 재현되는 컴바인 회화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들의 협업이 이후 작업에 미친 영향



머스 커닝햄과 협업 이후 라우센 버그는 지속적으로 컴바인 회화와 퍼포먼스의 결합을 중심으로 맵룸, 엘진타이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또, ‘남은 생애를 무용가들과 작업하며 보내고 싶다’며 무용을 향한 애정을 밝혔다. 머스 커닝햄은 이후 무용 공연의 고전적인 공간이었던 극장을 떠나 새로운 프레임으로 TV, 비디오를 선택해 파편, 스퀘어 게임과 같은 작품으로 자신의 예술을 이어나갔다.

 

이들의 협업은 당시 지배적이었던 모더니즘 예술의 경향을 탈피하고 우연성과 새로운 공간의 확대와 발견, 사물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도출했다. 이는 협업을 통해 예술적 가치관의 변화가 공동으로 작용하면서 개별적 창작 작업까지 영향을 주었던 미술과 무용 장르 간의 협업, 결합의 사례이다. 이어지는 내용으로 퍼포먼스 아트의 대표적 사례와 다양성과 포용성, 연극과 퍼포먼스에 대해 깊이 사유해 보고자 한다.

 



ahmad-odeh-ckm1yAe6jhU-unsplash.jpg

  

 

참고문헌

Park, S.-H. (2015) “Study on the Cooperation of Merce Cunningham and Robert Rauschenberg,” The Journal of the Korea Contents Association. The Korea Contents Association. doi: 10.5392/jkca.2015.15.10.105.

 

 

[윤지수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