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거장 티모시 윌리엄스&앤드류 세비스톤이 말하는 뮤지컬 '나폴레옹'

글 입력 2023.05.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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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감동시킬 대작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장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것은 필연이다. 만약 거장의 존재가 없었다면 대작의 역사는 지금처럼 당당한 위용을 내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올린 뮤지컬 ‘나폴레옹’도 세계적 거장의 만남으로 탄생되었다. 1994년 캐나다 토론토 초연 이후, 영국, 독일, 뉴욕, 벨기에를 거쳐 30년 만에 프랑스어 버전의 대작으로 재탄생했다. 한국에서 직접 프로듀싱을 하고 캐나다와 미국의 거장들과 작품을 발전시켰다. 프랑스 배우들이 세계 최초로 불어 버전 공연을 올리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전 인터뷰에서 박영석 프로듀서가 밝혔듯 '나폴레옹'은 한국이 직접 라이센스를 사들여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의 판권을 가져오기까지는 꼬박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박 프로듀서가 긴 협상의 고난 속에서도 끝까지 배수진을 친 것은 바로 작곡가 티모시 윌리엄스(Timothy williams)의 음악과 원작자 앤드류 세비스톤(Andrew sabiston)이 만든 스토리의 힘 덕분이었다. 이미 태평양을 건너 캐나다, 영국, 미국에서 이름을 알린 작품이 한국과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두 거장들의 힘이 반드시 필요했다. 


지난 7일 두 거장은 ‘나폴레옹’의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공연이 끝난 후 두 사람은 무대에 올라 한국의 관객들을 직접 만났다. 나폴레옹 시대의 압도적인 웅장함을 재현한 티모시 윌리엄스의 음악과 흡인력 있는 문체로 영웅의 인생사를 대담하게 완성한 앤드류 세비스톤의 이야기는 한국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티모시 윌리엄스와 앤드류 세비스톤은 아트인사이트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나폴레옹’의 제작 과정과 기획 의도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티모시 윌리엄스는 한국과의 협력 과정을 이야기하며 “재능 있는 많은 출연진과 제작진들의 아이디어가 이 작품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켰다”라며 극찬했고, 극본가 앤드류 세비스톤은 “이들이 보여준 열정과 에너지에 감탄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원작자 앤드류 세비스톤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메시지, 사랑은 가장 큰 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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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폴레옹'의 원작자이자 극본가 앤드류 세비스톤은 작가이자 배우다. 그는 1000개가 넘는 애니메이션의 목소리를 낸 배우이자, 900여 편의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집필한 작가다.

 

 

1994년 초연, 2017년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을 거쳐 2023년의 '나폴레옹' 대본을 쓴 소감이 궁금하다.


이 공연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하고 성장했어요. 199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올린 초연은 나폴레옹의 흥망성쇠와 조세핀과의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음악 전기에 더 가까웠습니다.


역사적으로 ‘나폴레옹’의 삶은 매혹적인 이야기입니다. 혁명의 영웅은 보잘것없는 곳에서 시작해 전능하고 최고로 부유한 프랑스의 황제가 되었죠. 나폴레옹이 혁명을 일으키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젊은 영웅이었을 당시, 그가 반대했던 바로 그 인물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생각했습니다.


2000년 런던 공연 이후 여전히 음악 전기였던 이 작품의 이야기는 수년간 선반 위에 놓여 있었어요. 그러던 중 2008년 캐나다의 한 극장(토크 이즈 프리 시어터)에서 리처드 오우조니안 감독과 제가 생각하고 있던 공연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우리는 작품의 관점을 바꾸어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바꾸었습니다. 바로 탈레랑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탈레랑이라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탈레랑은 역사적으로 덜 유명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인물 중 한 명이며 부와 권력을 갈망한 이기적인 마스터 정치인입니다. 우리는 그를 악당으로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악한 다른 캐릭터의 두 가지 예를 사용하자면, 오셀로의 이아고와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리죠. 탈레랑은 젊고 영웅적인 나폴레옹이 권력과 부를 얻는 방법으로 보고 그를 붙잡습니다. 작품은 탈레랑의 시선을 통해 나폴레옹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탈레랑의 조작이 어떻게 한 명의 영웅을 만들고 또 파괴했는지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훨씬 더 연극적인 쇼가 되었습니다.



원작자이자 극본가로서 2023년의 프렌치 오리지널 버전 '나폴레옹'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박영석 PD와 편곡을 담당한 김성수 그리고 프랑스어로 각색을 한 로랑 방이 정말 훌륭한 작업을 해냈습니다. 프랑스 출연진과 한국 팀이 대담하고 아름다운 연출로 만든 공연을 보는 것은 저와 우리 팀이 누릴 수 있는 평생의 특권입니다.



뮤지컬 "나폴레옹"의 이야기가 전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해 본다면?


이 작품은 사랑과 관계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관계가 없다면, 사람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죠. 나폴레옹은 그의 형제 루시앙, 아내 조세핀, 그리고 그에 대한 그들의 사랑을 파멸시키려는 탈레랑의 충고를 따름으로써 삶의 가장 중요한 교훈을 비극적으로 배웁니다. 그는 권력을 추구하고 세상을 손에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영혼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우죠. 우리는 이것이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관계는 인생의 가장 큰 재산입니다.

 

 

 

작곡가 티모시 윌리엄스 "세계를 정복할지라도 그것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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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티모시 윌리엄스는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19년 슈퍼히어로 호러 영화 <더 보이(Brightburn)>의 사운드트랙, <겟 아웃>,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2>, <데드풀 2> 등의 음악 작업에서 활약했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영화 '300'과 뮤지컬 '위키드'의 음악을 만들며 대체 불가능한 업적을 남겼다. 그의 실력을 바탕으로 58개의 관련 어워즈를 수상했다.

 

 

6년 전 공연과 비교했을 때 음악적으로 변화를 준 부분이 있다면? 스토리를 위해 넘버도 추가된 것으로 알고 있다.


2017년 나폴레옹의 멋진 작품을 보는 것은 극의 훌륭한 요소와 개선 방안을 점검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1막 초반에 조세핀을 위한 새로운 노래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이를 바탕으로 2023년 공연에서 ‘One Day’라는 새로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작품에서 배경이 되는 프랑스의 파리의 모습을 더 잘 나타내기를 원했어요. 그래서 ‘A Place Like Paris’라는 넘버를 추가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안톤과 클라리스가 연인으로서 관계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사랑의 노래 ‘A Promise’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테레즈가 부른 노래는 런던 버전에서 나온 곡이지만 2017년 버전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신곡입니다. 공연 내내 작은 변화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쇼의 마지막 부분에서 'Josephine's death'이라는 신곡이에요. 매우 슬픈 동시에 감동적입니다.



나폴레옹과 탈레랑, 조세핀을 주축으로 세 사람의 갈등과 사랑을 아름답고 웅장하게 표현했다. 작곡 과정에서 특히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조세핀을 위해 만들어진 새 노래인 ‘One Day’와 그녀가 죽는 장면은 매우 중요했어요. 조세핀의 이야기를 더 깊이 파고들어, 관객들이 그녀의 사랑과 슬픔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작곡가로서, 또 한 명의 사람으로서 뮤지컬 ‘나폴레옹’의 메시지에 가장 감명받은 부분이 있다면?


‘나폴레옹’의 메시지는 인간관계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라는 것을 전해줍니다. 당신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지만, 그것이 당신을 행복하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폴레옹은 형제 루시앙, 아내 조세핀, 가장 친한 친구 안톤, 클라리스, 헨리 장군 그리고 심지어 탈레랑까지 희생시킵니다. 결국 마지막에 그는 패배와 파괴만을 발견하게 되죠. 



한국에서 열린 뮤지컬 ‘나폴레옹’을 직접 관람한 소감은?


이번 여행에서 잊지 못한 순간이 있었어요. 한국의 한 노인이 제 앞에서 공연을 본 것입니다. 조세핀이 죽을 때 그는 눈물을 닦고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그를 감동시켰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한국의 모든 것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걸 알게 되었어요. 한국에 와서 환상적인 작품과 문화를 볼 수 있는 것은 소중한 시간입니다. 한국에서의 추억과 경험들을 항상 귀중히 간직하겠습니다. 

 

 

 

세계적 거장들이 함께 만든 '나폴레옹'의 넘버


 

티모시 윌리엄스와 앤드류 세비스톤의 인터뷰를 통해 뮤지컬 ‘나폴레옹’의 메시지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했다. 이들의 진정성 있는 답변과 더불어, '나폴레옹’의 주옥같은 많은 넘버들 중 몇 곡을 소개한다. 공연을 보러 가기 전의 관객에게는 불어 공연에 대한 전폭적인 이해를, 공연을 관람한 관객에게는 작품의 진한 여운을 더욱 감미롭게 품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원대한 꿈 ‘THE DREAM WIT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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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품은 큰 꿈은 겁 없이 삶을 바꾸는 의지

네 안에 잠들어 있는 영웅을 깨워

도중에 길을 잃더라도 

반드시 닿을 수 있어 저 하늘까지 

 

 

알프스로 떠난 나폴레옹이 추위와 배고픔으로 위기를 맞은 순간 특유의 리더십으로 병사들을 격려한다. 원대한 꿈을 향해 나폴레옹과 군인들이 호연지기의 마음으로 함께 “반드시 승리하리”라 외치는 노래다. 나폴레옹은 그 스스로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전투에 나간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병사들과 머리를 맞대어 인류의 미래를 향한 더 큰 꿈을 위해 싸움을 펼친다.

 

 

승리의 여신 ‘SWEET VICTORY DI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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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승리의 여신, 왕의 운명을 마주함에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 주소서

당신은 내 심장을 불태웠지

원한다면 온 세상을 부술 테니 

우리를 갈라놓기에 너무 늦었지

그녀가 알려준 이 승리의 달콤한 맛을 난 알아버렸네 

더 높은 곳에 날 이끄소서 

승리의 여신이여

 


성대한 대관식이 열리고 나폴레옹이 황제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다. 승리의 여신을 부르며 ‘조세핀’과 함께라면 어떤 역경과 고난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굳센 기상을 보여준다. 곡이 마지막으로 향할수록 폭풍이 몰아치듯 압도적인 에너지가 공연장 전체를 울린다. 황제를 선포하는 나폴레옹이 스스로 관을 쓴다.

 

 

최후의 성전 ‘THE LAST CRUS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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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라고 할까

폭군이라고 할까

분명 누군가는 그리 말하겠지 


난 전쟁광인가

전쟁에 미쳤나

어리석은 행동이라 기록될까

내가 말해줄게 명백하게

 

내 시대에 통했던 건 이 방법뿐


 

'최후의 성전'은 관객에게도 나폴레옹의 당위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넘버다. 나폴레옹이 역사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가사가 매력적이다. 그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과감하게 질문을 내림으로써 독재자, 폭군, 전쟁광이라는 단어를 숨김없이 나열한다. 최종적인 판단은 관객의 몫이겠지만, 나폴레옹은 "내 시대에 통했던 건 이 방법뿐"이라 외치며 다시 격렬한 다짐을 맹세한다.


*

 

한 마디로 ‘나폴레옹’은 세계적인 창작진들이 함께 탄생시킨 명작이다. 거대한 역사 속에 숨겨진 '나폴레옹'을 만나게 되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프렌치 내한 뮤지컬 '나폴레옹'을 통해 영웅적인 모습 뒤에 숨겨진 그의 사랑과 고뇌를 가장 선명하게 만나보자.

 

 

[신지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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