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안녕, 소중한 사람

글 입력 2023.02.07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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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과 마티유는 오랜 시간 함께해온 커플이다.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엘렌이 희귀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 두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함께하고 있지만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각자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가던 중, 엘렌은 자신처럼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미스터'라는 남자의 블로그를 발견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스스로를 연민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풍광에 매료된 엘렌은 난생처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고요하고 장엄한 자연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되찾게 된 엘렌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마티유에게 전한다.

 

하지만 차마 이 사랑을 놓을 수 없는 마티유는 마지막으로 엘렌을 설득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향한다.

 

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은 폐에 희귀병이 생겨 죽음을 앞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엘렌과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낼 수 없는 마티유의 사랑의 시간을 그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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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으로 힘들어 하던 나날이 보내던 중 폐 이식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은 엘렌과 마티유는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마티유는 엘렌이 더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지만, 엘렌은 마음이 복잡하기만 하다. 수술을 받아도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고, 생존확률이 드높게 올라가지 않을 뿐더러  본인과 같은 병으로 수술받은 환자가 병실에 누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엘렌은 수술에 회의적이었고, 마티유는 이런 엘렌의 모습에 화가 난다. 수술만이 한 줄기 빛이라고 생각하는 마티유에겐 그런 엘렌의 모습이 부정적이고 삶에 대한 의욕이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엘렌과 마티유의 마음은 서로 엇갈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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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엘렌은 종종 위로 받던 블로그의 주인 '미스터'가 있는 노르웨이를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처럼 시한부 삶을 살고 있지만, 스스로를 연민하지 않고 죽음 앞에 의연한 '미스터'가 있는 노르웨이로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새로운 곳에서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도착한 노르웨이는 예상과 달랐다. 미스터는 예상과 달랐고, 숙소는 불편했으며 백야는 그녀를 잠들지 못하게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광활한 노르웨이의 자연 속에서 자신을 마주한다.

 

차갑지만 드넓은 바다에 온 몸을 맡기며 자유를 느끼고,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정하며 수술을 안 받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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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죽는 사람은 당신이에요. 죽는 방식까지 남을 위할 건 없죠."


수술을 안 받기로 결정한 엘렌은 자신의 결정이 이기적인 것인지 고민한다. 그리고 미스터는 이에 대해 죽는 사람은 당신이며, 죽는 방식까지 남을 위할 건 없다고 이야기한다.


엘렌 "당신 삶이 영향받는 거 싫어"

마티유 "내가 바라는 건 최대한 같이 있는 거야"


엘렌의 결심을 듣고 마티유는 노르웨이로 향한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애틋한 시간을 보내지만, 서로 다른 마음으로 인해 싸우게 된다. 떠나는 자와 떠나보내는 자의 마음이 충돌한 것이다.

 

마티유와 싸우고 난 후 엘렌은 마티유에게 함께 산책을 가자고 한다. 산책 도중 엘렌은 숨쉬기가 어려워졌고, 마티유는 그녀의 가방에서 산소호흡기를 꺼내려하지만 가방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다.

 

마티유가 정신을 잃기 직전인 엘렌을 부축하며 숙소로 돌아오며 위기를 넘겼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의 결심을 목숨을 걸고 한 행동으로 보인 엘렌의 결정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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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죽음을 풀어내는 담담한 시선이 긴 여운을 남긴다. 작년 한 해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떠나보낸 자로써의 슬픔도 있지만, 앞으로 또 이별을 맞이할 인연들과 언제가 될 지 모를 나의 마지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찾아온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았기에 이 두려움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그러나 또 다시 삶의 마지막이 곁에 다가온다면, 영화처럼 그 순간을 지나치게 회피하지도 감정적이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자와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는 자의 마음과 심리를 모두를 만나볼 수 있는 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을 통해 삶에 대한 태도와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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