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루브르의 안경을 쓰다 -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도서]

글 입력 2022.11.1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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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안경을 맞춘 날을 기억한다.

 

안경 하나로 흐릿했던 세상이 한순간에 선명해지던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내가 살아가는 도시의 하늘을 제대로 마주했다.

 

이 책을 볼 때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흐릿하기만 했던 나의 예술 세계가 선명해지고, 말로 듣기만 했던 루브르 박물관의 예술 작품들이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지.

 

제대로 마주한 건 처음이었다.

 

 

 

도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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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Docent),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을 일컫는 말이다.

 

도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은 제목답게도, 독자인 '나'만의 도슨트가 되어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물을 설명해 준다. 나와 같은 미술 문외한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도록 쉽고 흥미롭게 말이다.

 

저자는 나만의 도슨트로서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물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다. 루브르 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파리의 박물관이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전시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38만 점 이상의 명작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25점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앞에서 언급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부터 작가 미상의 <사모트라케의 니케>까지 말이다.

 

 

 

아름답지 않아도,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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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미술 수업 첫 시간에 들었던 말이 있다.

 

"예술은 항상 아름답지 않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하지만, 예술은 항상 아름답고 우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졌던 당시의 나로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 감각이 아직도 몸에 남은 걸까. 25점의 작품을 다룬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테오도르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이었다.

 

[그렇다면 '메두사 호의 뗏목'이 도대체 뭘까요? 아름다운 고전도, 성스러운 종교 이야기도, 신화도 아닙니다. 제리코가 살던 당시에 실제로 벌어졌던 뉴스에 나올 만한 참혹한 사건입니다. 누구도 기억하기 싫을, 떠올리면 몸서리칠 사건 현장을 거대한 캔버스에 버젓이 그리겠다니. 자칫 잘못되면 엄청난 비판이 쏟아질 일이었습니다.] - 도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P. 103

 

저자는 27살의 무명 화가였던 테오도르 제리코를 설명하면서, 그의 작품 <메두사 호의 뗏목>에 얽힌 이야기도 설명해 준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메두사 호의 뗏목>은 현재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손에 꼽히는 훌륭한 작품 중 하나가 되었지만, 작품이 완성되었을 당시에는 찬사와 비난이 동시에 쏟아졌다고 한다.

 

[사회적으로 반향이 아주 컸습니다. 하지만 제리코가 원했던 것처럼 한순간 그를 최고의 화가로 만들어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지금쯤 제리코는 만족할 겁니다. <메두사의 뗏목>이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서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또 어느 미술사 책이든 낭만주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다들 눈에 보이는 형태를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을 때, 제리코는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려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 도서 <나만의 도슨트, 루브르 박물관> P. 111

 

이 책은 <메두사의 뗏목>과 참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제리코가 <메두사의 뗏목>을 그릴 때, 눈에 보이는 형태를 그리지 않고 인간의 진실한 감정을 그려내듯. 이 책은 미술 작품의 겉모습을 설명하기보다는 그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과감하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래서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예술이라는 낯선 분야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예술이란 마냥 아름답지 않지만,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기 때문에.

 

마치 우리들의 인생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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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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