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HAPPY BIRTHDAY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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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될 때쯤이면 매년 찾아오는 생일이 지루해질 때도 있다.
몇 달 전부터 기다려오던 생일은 이제 하루 전이 되어서야 ‘어? 내일 생일이네?’ 하고 떠올릴 때도 있다. 물론 그럼에도, 생일은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날이다.
어김없이 올해도 생일이 찾아왔다.
불행하게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수업이 있던 날이었기에,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생일이라는 사실을 자꾸 잊어버릴 정도로. 하지만 수시로 찾아오는 생일 축하 메시지가 비로소 생일임을 계속 일깨워주었다.
축하의 메시지는 참으로 다양한 감정과 형태로 다가온다. 자정이 지나자마자 생일 축하한다고 말해주는 부모님과 친구들, 아침상에 차려지는 전복미역국, 그리고 수시로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직접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며 안부 인사를 묻는 지인들과 친구들.
사실 인간관계 자체가 넓은 편도 아니고 관계에 있어서 소극적인 사람인지라, 굳이 번듯한 생일 선물이 없어도 이렇게 생일에 하나둘씩 축하 메시지를 보내오는 것만 해도 하루가 꽤 즐거워진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기도, 혹은 적어도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주는 날.
공교롭게도 정신없이 바빴던 만큼 유독 운이 좋은 날이었다. 뽑기에서 내가 원하는 물품을 뽑고, 더 기다릴 것도 없이 시간이 딱 맞게 버스를 타고. 그런 사소한 행운들이 생일에는 유독 특별하게 다가왔다. 마치 선물처럼.
생일이 가지는 특별함이 이제는 많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올해 생일도 즐거웠다. 수많은 축하와 축복을 받으며 그 소중함을 더욱 체감할 수 있는 날이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김민성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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