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너를 지키는 우산이 되어줄게 [드라마/예능]

조선 왕실 속 중전이 자식을 지키는 방법
글 입력 2022.11.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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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판 스카이캐슬


 

왕실판 교육 전쟁, 대치동 보다 치열한 왕실교육, 궁중 사모님들의 ‘왕세자 경쟁’,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드라마 ‘슈룹’. 슈룹은 우산의 순우리말이다.

 

처음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했다.

 

500년 전 왕실의 세자들의 교육법을 조명했다는 점이 새로웠고, 제목이 주는 신선함이 끌렸다. 슈룹 도대체 무슨 뜻일까? 제목만 보고 있자니 과거와 현대가 섞인 판타지 같기도 하고 도깨비나 귀신, 오컬트 주문 같기도 해 내용이 궁금했다.

 

그리고 곧 배우 김혜수의 연기에 매료됐다. 슈룹은 김혜수의 대사, 눈빛, 상황 하나하나 집중이 안 될 수 없다. 왕이 새로운 역사를 쓰는 동안 왕실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나도 스며들었다.

 

 

 

궁에서 가장 걸음이 빠른 국모, 화령


 

극 중 중전 임화령(김혜수)는 궁에서 걸음이 가장 빠르다. 자존심과 기품 따윈 필요 없다. 사고뭉치 아들들을 뒤치다꺼리하느라 바쁘다. 화령에게는 세자 외에 네 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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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중심에는 세자와 화령을 마땅치 않게 여기는 대비와 세자가 죽으면 자신과 아들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워지는 중전 사이의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이다.

 

그러나 아들들은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셋째는 아침 댓바람부터 담 넘어 기루에 있고 둘째는 종학 깔재에 나가서 놀 궁리만 하고, 공부엔 도통 관심이 없다. 그래서 중전 화령은 늘 바쁘다. 네 아들을 통제하느라 중전의 시곗바늘은 빠르게 돌아간다.

 

그러던 중 화령의 장남이 산책 중 쓰러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윗대 왕세자가 죽은 혈허궐이라는 병이다. 중전은 과거 왕세자를 치료했던 어의 조국영을 찾지만 궁에 없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세자가 병상에 있는 것을 대비가 알게 된다. 대비는 세자의 건강보다 나라와 궁중의 혼란에 대해 이야기하며 세자의 건강은 얼마 못 갈 것이라며 비꼬듯 이야기한다.

 

화령은 혹여라도 세자가 죽게 되면 네 아들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떤다.

 

 

 

500년 전에도 엄마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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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 화령은 세자가 죽지 않도록 왕 몰래 간호를 하며 네 명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왕위교육을 시키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던 중 세자와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배동 시험 선발전이 열린다. 후궁들은 선발전에 뽑히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의지를 불태웠다. 마시는 물부터 세안법, 약재 외에도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갖가지 방법에 힘을 썼다. 화령의 네 아들도 배동 시험 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열심히 준비할 시간도 잠시 화령의 아들 계성대군의 비밀을 중전 화령이 알아버렸다. 바로 폐전각에서 여장을 하는 취미가 있었던 것, 이 사실을 대비가 알게 되며 만천하에 계성대군의 모습을 알리려 계략을 꾸민다. 일부러 산책을 하자는 핑계로 국왕을 데리고 폐전각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이에 화령은 국왕이 폐전각에 당도하기 전 한발 앞서가 불태워 버린다. 그러나 자신의 공간이 사라진 것을 알고 상처 입은 계성대군에게 중전 화령은 궐 밖으로 데려가 여인의 모습으로 꾸며 초상화를 그려준다.

 

처음 밀실에서 아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는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아들 계성대군의 입장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지를 생각했다.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의 초상화를 보는 계성대군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지키기 위한 선택


 

오백 년 전에도 엄마는 강했다. 중전이 아니라 엄마니까. 엄마는 기댈 곳이 어디에 있을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화령의 마음, 갑자기 쓰러져 누워있는 세자를 보며 안타까워하는 마음, 천덕꾸러기처럼 세상 물정 모르는 아들을 보살펴야 하는 마음, 그녀는 수천 가지의 마음 중 ‘지켜내야 한다’는 굳은 마음이 존재했다.

 

기댈 곳이 곧 지켜야 될 아들들일 테니까. 시대를 거슬러 갈지라도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자식들의 슈룹( 순우리말: 우산 )일 것이다. 슈룹을 보며 화내지 않고 아들을 존중해 주는 중전의 모습이 마음을 울렸다.

 

 

“누구나 마음속에 다른 걸 품기도 한다. 하지만 다 내보이며 살 수는 없어."
“언제든 네 진짜 모습이 보고 싶거든 그림을 펼쳐서 보거라.”

 

 

자식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만 엄마이기에 감내하는 화령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 펼쳐질 드라마 속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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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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