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완벽한 기승전결의 인디 애니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 '마이클'

글 입력 2022.10.0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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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은 시간을 보내기도 좋고, 재미도 있으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예술의 한 장르로도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게임이란 하나의 종합 예술이라고 칭했던 로스트아크 전 디렉터 금강선의 말처럼, 애니메이션도 시청각, 그래픽, 스토리 등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아우르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는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6일 동안 많고 다양한 인디 애니메이션들을 상영했다. 여러가지 재미있어 보이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같이 보기로 한 지인과 그 작품들 중 최종적으로 고르게 된 작품이 바로 'Introducing Our New Business Partner, Michael | 마이클'이었다.


 

시놉시스

 

“나도 사장할래!!”


홧김(?)에 햄버거 집을 창업하게 된 세 명의 친구. 그들은 매장 공사를 하다 벽에서 의문의 해골 시체와 3억의 거금이 든 돈 가방을 발견한다. 당장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창업자금에 눈빛이 흔들리는 세 친구. 결국 그들은 3억을 ‘투자금’이라는 말~도 안되는 명분으로 사용하고… 의문의 해골 친구(?)에게 [마이클]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며, 그를 ‘4번째 동업자’로 멋대로 받아들인다. 세 친구의 우정과 성장 그리고 [마이클]의 정체를 밝혀내는 좌충우돌 코믹 스릴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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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

 

 

43분이라는, 다른 작품들보다는 다소 길었던 인디 애니를 보고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 내용들을 한 번 열거해보려 한다.


좋았던 점 1. 인디라는 이름에 걸맞는 신선함 - '인디'라는 단어는 보통은 '인디 음악'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대기업이 아닌 소규모의 회사에서 제작하는 음악을 뜻 한다. 그런 의미로 '인디'라는 단어는 점차 소규모의, 독립적인 느낌을 많이 띄게 되었고, 음악 뿐 아니라 다른 단어와도 함께 붙어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디'라는 이름이 붙은 작품들은 대개 대중적인 느낌보다는 생소하고, 특이하고, 신선한 느낌을 주게 된다.


이번에 보게 된 인디 애니메이션 <마이클> 역시 일반적인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느낌을 많이 주었다. 취업과 창업 등 젊은 세대들의 주요 관심사를 활용하여 '스릴러'를 코믹하게 만들어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너무 잔인하지도 않으면서도 스릴러 특성을 적절하게 녹여내어, 영화를 보면서 긴장감을 느끼기도 했다.


좋았던 점 2. 깔끔한 마무리 - 영화의 러닝타임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간 안에 해피 엔딩과 러브 스토리를 모두 포함한 기승전결이 담겨있다. 잘 만든 영화가 아니라면 시간에 쫓겨 못 다 보여주거나 혹은 질질 끌리기 마련인데 말이다.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세 명의 청년들이 겨우 얻어낸 임대 건물(기), 거기에서 발견한 돈과 시체지만 이를 활용하여 대박이 나지만(승) 그로 인한 여파와 풍파(전), 그럼에도 결국은 이겨내는 스토리(결). 웬만한 드라마/영화보다도 더 완벽한 짜임새가 아니었나 싶다.

 

아쉬웠던 점 1. 중국 더빙 -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한국이다. 주인공 모두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간판도 모두 한국어로 적혀있었다. 하지만 상영관에서 들린 음성은 중국 성우진이었다. 일부 캐릭터(건물주)는 중국인임을 알려주는 듯한 특징을 갖고 있었다. 보이는 배경과 들려오는 소리의 이질감이 생각보다 커서 몰입도가 다소 떨어졌다.


감독은 대한민국 스토리 I.P를 애니메이션으로 개발하고, 전 세계 방영을 목표로 기획했다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어 더빙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굳이 '한국' 상영관에서 중국 더빙으로 영상을 틀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아쉬웠던 점 2. 완성되지 못 한 캐릭터 -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싼 임대료를 찾던 주인공 삼인방은 무거운 짐을 이고 돌아다니는 할머니를 돕다 한 건물을 발견하게 된다. 이때 해당 건물주가 "우리 임대료 싸니 여기서 장사해라"라고 주인공들을 꼬드기는데, 스토리 마지막 부분에서 건물주가 법적 조치를 받게 되었다고 등장인물의 대화에서 나오게 된다.


하지만 어떤 죄목 등으로 잡혀들어가게 된 건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는다. 예상하기로는 아마 건물 임대료만 열심히 뜯어내려했던 악덕 건물주가 아니었을까 싶다. 왜냐하면 주인공 일행들이 이 곳에 임대를 받을 때도 그저 음흉한 웃음만 지었을 뿐, "이렇게 저렇게 해서 저 사람들을 뜯어먹자!" 등의 대사는 나오지 않았다. 확신이 아닌 추측일 뿐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 짤막하게라도 건물주가 어떤 행실을 하는 사람들인지 보여졌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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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

 

 

'인디'라는 단어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인디 작품들은 그저 대기업이 아니라 소규모에서 제작하였음을 나타내는 말일 뿐, 작품성이 부족하다거나 어딘가 모자라서가 아니다. 예전부터 인디 작품(특히 음악)들도 가리지 않고 즐겼는데, 오히려 똑같이 인디 음악에 관심이 많은 분을 만나게 되니 이야깃거리도 많아지고 더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요즘엔 유튜브 뮤직이나 멜론 등 거대 플랫폼에서도 인디 음악들을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인디 영화로 볼 수 있는 독립 영화도 많지는 않지만 큰 영화관에서 짧게라도 상영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다르다. 앞서 얘기한 투니버스나 챔프와 같은 TV 채널에서도 보기 어렵고, 영화관은 더더욱 어려우며, 애니메이션을 취급하는 OTT에서도 '인디' 애니는 찾아볼 수가 없다.

 

접근성도 있지만 가끔 그런 말을 들을 때도 있다. "인디 작품은 너무 '예술'에만 치우쳐져 있어." 인디 작품들 중에 다소 난해하고 작가의 예술이 극대화되어 담긴 작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작품 중에서도 공감하지 못 하는 작품이 있을 수 있듯이, 인디 분야도 마찬가지이기에 다른 많은 작품들을 접해보았으면 싶다.

 

인디 애니들도 자신의 모습을 펼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다음에 인디애니페스트 2023이 열리게 된다면 다른 작품들도 많이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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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2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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