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미술의 진입 장벽을 한층 높이는 '글' [미술/전시]

글 입력 2022.09.05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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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고 문화생활 한 번 해보려 미술관까지 어렵사리 걸음 했더니 입구부터 쓰인 길고 긴 글, 게다가 한 문장에 하나씩 이해할 수 없는 용어가 보여 당황한 적 있는가?

 

비단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뿐만 아니라 평소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관련 학과 전공생 또한 이런 경험이 많을 테다.

 

실은 전시 주제나 내용, 그리고 그를 구성하는 작품이 지닌 의미는 그리 어렵지 않음에도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만나는 서문이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제아무리 멋있는 전시라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의문만 남길 뿐이다.


게다가 왠지 나 빼고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 전시를 이해하고 있는 느낌이 들기까지 하면 결국 이를 이해하지 못한 내 탓으로 돌리게 된다. 이런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혹은 단 한 번만 겪더라도 ‘미술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 더 이상 미술과 가까워질 마음이 싹 사라질지도 모른다.

 

꽤 미술과 친하다는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할 정도면 문외한이나 정보 약자는 이 어려운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따라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쉬운 글 해설’이라고 하여 전시 서문과 라벨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기획해, 기존 전시 서문 / 라벨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예시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열린 <<시적 소장품>> 전의 라벨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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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기존의 라벨은

 

전준호, <시의 조건>, 2014, 스테인리스 스틸 주물, 거울, LED 조명, 153x58x70cm라고 적혀 있다면

 

쉬운 글 해설은

 

작가 이름: 전준호

만든 때: 2014년

만든 재료 및 방법: 금속(스테인리스 스틸)을 녹여 모양을 낸 후 굳게 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거울, 형광등(LED 조명)도 함께 사용했다.

작품 크기: 세로 153센티미터(cm), 가로 58센티미터(cm), 너비 70센티미터(cm)와 같은 식이다.

 

뿐만 아니라 작품 설명과 서문에 쓰이는 어려운 단어들도 쉽게 풀어쓰고 있다.


이러한 ‘쉬운 글 해설’은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와 교육 담당자인 박지수, 추여명 학예연구사와 정보 약자의 알 권리를 위해 쉬운 정보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인 소소한 소통, 그리고 성인 발달 장애인이 함께 모여 기획한 것이라고 한다.

 

미술계에서도 전시 서문이나 작품 설명문, 비평문 등을 누구든 편히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던 만큼 '쉬운 글 해설'은 예술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또한 ‘쉬운 글 해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기존 해설 또한 함께 배치하고 있기에 관람객의 필요에 따라 각자 편한 글로 읽을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다.

 

그렇다면 과연 서울시립미술관의 이러한 시도가 미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참고 자료

네이버 블로그,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시적소장품 #쉬운글해설', 2022. 03. 28.

 

 

[유소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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