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베토벤을 만나다: 김영욱 손정범 듀오 리사이틀3

글 입력 2022.08.3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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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가 지나고, 어느덧 여름보다 가을의 냄새가 물씬 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보다는 가을에 한없이 수렴하는 이 8월 말에, 김영욱 손정범 듀오 리사이틀3 무대를 관람하기 위해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태풍의 영향으로 완연한 가을 기온에 가을비가 내리는 하늘을 보면서, 음악회를 나올 때 즈음엔 덜 춥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뜨거운 무대에 동화되고 나면 차오르는 그 열기와 흥분감이라면, 가을의 초입 정도에 지나지 않는 이 선선함이 춥다는 문제가 될 리가 없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기획공연 시리즈 전 무대를 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일정이 맞아져야만 가능하다. 그래서 때로는 시리즈 공연의 일부만 감지덕지로 다녀오기도 했고, 혹은 눈물을 머금고 아예 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당장 벌써 6월과 8월에 세 번의 공연이 끝나버린 노부스 콰르텟의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시리즈는 남은 11월의 두 연주회를 가더라도 완주가 불가능하다. 천만다행이게도, 김영욱의 리사이틀 시리즈는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공연을 위해 예술의전당을 향하는 내 마음이 벅차면서도 한 편으로는 싱숭생숭했다.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


연주자의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피아니스트 손정범도 올 한 해 동안 김영욱과 함께하는 이 시리즈 공연 외에도 활발히 연주활동을 할 테니 준비하기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은 개인적으로도 베토벤 전곡 연주 시리즈를 하면서, 콰르텟으로도 베토벤 전곡 연주 시리즈를 준비했으니 얼마나 빡빡한 한 해였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베토벤의 음악 세계가 얼마나 심오한지를 생각한다면, 쉬운 선택은 결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결단해 준 덕분에, 올 한 해 동안 관객들은 그가 선보인 베토벤의 음악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이번 마지막 무대에서까지도, 김영욱과 손정범은 관객들에게 오롯이 베토벤에게 흠뻑 젖어드는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PROGRAM


Violin Sonata No.3 in E-flat Major, Op.12-3

I. Allegro con spirito

II. Adagio con molta espressione

III. Rondo. Allegro molto


Violin Sonata No.6 in A Major, Op.30-1

I. Allegro

II. Adagio molto espressivo

III. Allegretto con variazioni


INTERMISSION


Violin Sonata No.9 in A Major, Op.47 'Kreutzer'

I. Adagio sostenuto - Presto

II. Andante con variazioni

III. Finale. Presto

 




이번 리사이틀의 첫 곡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3번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은 피아니스트 손정범을 앞세워 무대 위로 나왔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될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에 속하는 3번으로 시작하는 두 연주자는 적당한 긴장감은 있어도 편해 보였다. 사실 그들을 바라보는 내가 긴장하게 되는 순간이었어서 상대적으로 김영욱과 손정범이 여유로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주자들이 여유로워 보였다는 것은 단순한 착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곡의 도입부에서부터 느껴지는 안정감이 너무나 명확했기 때문이다.


1악장에서 김영욱의 부드러운 바이올린과 리듬감 있는 손정범의 반주로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점점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베토벤이 요구하는 빠르고 빼곡한 패시지들을 마주하면서 적극적으로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에 대응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역시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넘나들며 심지가 굳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명랑하고 밝은 주제를 발전시키고 재현부에 이르기까지 웅혼함을 갖추어가려 하는 베토벤의 안배를, 두 연주자는 그야말로 세심하게 전해주었다. 셈여림도, 박자도 모두가 베토벤이 의도한 그대로라는 느낌이었다. 과장된 것이 전혀 없었다.


이어지는 아다지오 악장은 분위기를 환기하면서 김영욱의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마음을 감싸는 그 노래의 위로 속에는 피아니스트 손정범의 리듬감 있는 아르페지오가 끝없이 일렁이고 있었다. 루즈해지지 않고 서로 어우러지면서도 대비되는 두 연주자의 선율이 신선하게 와닿았다. 마지막 3악장은 앞선 두 악장의 밝은 분위기에 덧대어 3개의 주제가 나타나면서 더더욱 생동감이 넘쳐났다. 빠른 템포와 마디 마디를 가득 채우는 음들 속에서도 김영욱과 손정범의 호흡은 마치 하나 같았다. 마지막에 우아하고 당찬 유니즌으로 세 음을 외치듯 선포하며 끝나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


아름다운 첫 곡에 이어서, 두 번째 곡이 곧이어 연주되었다. 1부의 마지막 곡인 이 작품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6번으로,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작곡된 소나타 중에서 유일하게 베토벤의 복잡했던 심경이 곡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그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보다 5년 전에 작곡되었던 3번 소나타, 이번 공연의 첫 곡과 분위기가 연결된다는 점에서 일견 납득이 가는 선곡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6번은 분명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6번의 1악장이 손정범의 손끝에서 시작되고 곧이어 김영욱이 선율을 받으면서 아름답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3번 소나타에 이어 곧바로 들으니 모차르트의 영향이 사라진 베토벤의 모습이 확연히 느껴졌다. 우아하고 낭만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펼쳐지는 음 가운데에 김영욱의 짙은 텍스쳐와 손정범의 밀도가 더해졌다. 1악장이 전원적인 알레그로라면 이어지는 2악장은 아주 부드럽고 평온한 아다지오다. 손정범의 반주를 힘입어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은 온화하게 선율을 이끌어갔다.


3악장에서 베토벤은 변주악장을 만들어 두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은 베토벤이 변주되는 주제들 속에 녹여낸 유머러스함과 비범함을 자연스럽게 풀어주었다. 이를 감싸는 손정범의 피아노도 절묘했다. 익살스러운 가운데서도 재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손정범의 터치는 김영욱의 선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항상 담백했다. 그 아름다운 앙상블의 끝음이 맺어지는 순간 자동적으로 박수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무대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3번, 6번 소나타로 마무리된 김영욱 손정범 듀오 리사이틀 세 번째 무대의 1부는 5년 동안 베토벤의 놀라운 발전이 잘 두드러지는 순간이었다. 끝없이 발전해갔던 베토벤의 음악세계가 어떠했는지를 관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김영욱과 손정범은 뭔가를 더하거나 뺄 것 없는 깔끔한 연주를 선사해주었다. 더군다나 1부의 작품들은 곡이 내포한 분위기가 일맥상통한 작품들로 엮여있어 듣기에 아주 편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미션을 거치면서는 관객들 누구나 점점 심경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부이자 피날레로 준비된 유일한 작품이 바로 크로이처 소나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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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에 후, 드디어 7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이번 김영욱과 손정범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의 마지막 프로그램인 9번 소나타 크로이처가 드디어 연주될 순간이 온 것이다. 크로이처 소나타는 1부의 두 곡을 합친 것만큼의 분량이 되는 작품이기 때문인지, 2부에서는 김영욱이 종이 악보를 쓰지 않고 전자 악보를 썼다.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쉼 없이 보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도 악보를 넘길 그 잠깐의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 기대감을 안고, 크로이처 소나타의 1악장이 시작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은 아다지오 소스테누토의 도입부를 휘어잡았다. 아름다운 더블 스토핑에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이를 이어받는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강렬하고 중후하게 받았다. 그리고 두 선율이 엎치락 뒤치락 얽혀들기 시작하면서 김영욱과 손정범은 비르투오소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연주자 간의 기교와 박자감, 호흡 모두 일치해야만 온전해지는 9번 소나타의 1악장을, 두 비르투오소는 혼연일체가 되어 연주했다. 대담한 전개와 눈부신 기교 그리고 끝없이 격돌하는 선율 속에서 두 연주자는 기어코 연주회 중에도 톨스토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톨스토이는 베토벤의 9번 소나타 크로이처와 동명의 중편소설을 낸 바 있다. 거기서 톨스토이는 영혼을 자극하는 음악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소설의 제목과 내용을 통해 베토벤을 전면적으로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톨스토이가 소설을 통해 이렇게까지 비판하고자 했다면 그는 분명 충격적인 이 작품을 여러 번 들었을 것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톨스토이를 뒤흔들었을 대목은 2, 3악장보다 1악장일 것이다. 1악장은 강렬하고 매혹적이다. 안정적일 것 같으면서도 불안하다. 어딘가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이 미궁 속에서, 톨스토이는 아내와 다른 남자의 정사를 연상하게 되는 남자를 그려낸다. 이번 김영욱과 손정범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어쩌면 과장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는 톨스토이의 그 일련의 흐름이, 새삼 납득이 가는 연주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3년 전 이맘 때,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은 노부스 콰르텟 정기연주회에서 야나체크의 크로이처 소나타를 연주했었다.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에 영감을 받아 톨스토이가 만든 소설 '크로이처 소나타'에, 야나체크가 깊은 영감을 받고 만든 작품이다.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와는 조성부터 너무 다른 그 작품도, 베토벤 9번 소나타의 1악장에서 느껴지는 그 충돌과 긴장감, 오리무중의 분위기를 따로 떼어내어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면 확실히 맥이 이어지는 셈이다. 당시에는 김영욱을 포함한 노부스 콰르텟의 야나체크 크로이처 소나타 연주가 야나체크에서 톨스토이까지는 연결되어도 베토벤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 공연을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김영욱이 이렇게 맥이 이어지는 연주라고 직접 보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너무나 매혹적인 1악장이었다.


이어지는 2악장은 마치 6번 소나타의 3악장처럼 베토벤이 또 다시 변주악장으로 만들어 두었다. 이 변주악장은 작곡 시기 상으로는 고작 1년 차이가 나는 6번 소나타 3악장과 또 다른 발전이 느껴지는 악장이다. 각각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서로 주가 되었다가 균형점에서 만나고, 만난 두 악기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마지막 변주와 코다에 이르기까지, 베토벤의 변화무쌍한 감각이 돋보인다. 여러 얼굴을 가진 2악장을, 김영욱과 손정범은 베토벤이 숨겨놓은 재치와 센스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피날레인 3악장의 타란텔라에서 두 연주자는 다시금 뜨겁게 불타올랐다. 이번 대장정의 끝을 불태우듯, 두 연주자 모두 손을 재게 놀렸다. 베토벤이 겪었던 어려움과 격정, 그 속에서도 불꽃처럼 피어올랐던 그의 예술혼이 두 연주자를 통해 관객들을 압도했다. 불굴의 의지로 삶을 이겨냈던 베토벤을 만난 순간이었다고 감히 말해도 될까. 규모가 큰 대곡이자 기교가 난무하는 난곡이어서 감탄한 것이 아니라,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보여준 베토벤의 음악이 무엇인지, 그 숭고한 가치가 관객들의 심연까지 와닿았다는 것에서 두 손을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불꽃같은 마지막 순간에 결국 뜨거운 기립박수와 브라보가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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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의 크로이처 소나타가 대곡이다보니,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앵콜이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영욱과 손정범은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인지 이번 무대에서도 앵콜까지 준비해 주었다. 이 아름다운 대장정을 끝마무리 짓는 마지막 작품은 바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의 2악장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봄의 일면이 김영욱과 손정범의 손끝에서 피어나기 시작하자, 크로이처 소나타가 객석을 사로잡았던 그 여운을 넘어서는 또 다른 안정감이 홀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앵콜곡이 연주되는 동안 아쉽게도 객석에 약간의 소란이 있어서 다소 주의가 분산되는 일이 발생했다. B블럭 앞쪽에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왔는데 무슨 일에서인지 아이가 통제되지 않는 듯했다. 본 무대가 진행되던 동안에도 조금씩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크게 거슬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앵콜 때에는 아이의 말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관객들도 힐끔거리며 그 쪽을 보게 되었다.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되자 결국 부모 관객이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 하지만 잔잔한 가운데 감정의 몰입도가 높은 곡에서 그런 상황이 생긴 게 못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최선을 다해 한 음 한 음을 전달해주었다.


*


올 한 해 동안,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손정범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 공연을 모두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어느 시기에 하더라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는 감동적이었겠지만, 정말 어렵고 힘든 이 시기에 에베레스트 못지 않은 이 대장정에 함께 했기에 관객으로 참여하기만 했던 나에게도 깊고 긴 여운이 남았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법이다. 그 자체로 존재하기만 해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그것이 아름다운 것임을 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들도, 나에게는 그런 것이었다. 그냥 듣기만 해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것을 너무 손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김영욱과 손정범의 연주에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그들의 음악은 그냥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래, 마치 영혼을 뒤흔드는 것 같았다. 작고했던 톨스토이가 살아나서 들었다면 화들짝 놀랐을 만큼 말이다.


김영욱과 손정범이 관객들 앞에서 베토벤의 생애를 구구절절 읊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2022년을 가득 채운 그들의 연주 속에서, 베토벤은 고뇌했고, 좌절했고, 희망을 품으려 해도 그마저 꺾이기까지 했지만 끝없이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매번 꽃을 피워냈다. 베토벤의 삶을 관통했던 그 불굴의 의지는 김영욱과 손정범의 손끝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났고, 그 웅혼한 영혼의 울림은 끝내 관객들의 마음 속에 베토벤을 만난 순간으로 각인되었다.


가급적 최대한 빠르게, 김영욱과 손정범이 새로운 레퍼토리로 전곡 연주 기획공연을 열어주길 고대해야겠다. 올 한 해 동안 보아온 두 사람의 호흡으로 연주한다면 어느 음악가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관객들은 고대하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석미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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