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벽에 부딪혀도 괜찮아, 우리버스 - 연극 '니나=빛나, 마이유니버스'

글 입력 2022.08.0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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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빛나, 마이유니버스>는 제5회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이 선보이는 작품 중 하나이며 유진희 배우가 직접 연출하고 무대를 이끌어 가는 1인 스토리탤링 극이다. 7월 26일(화)부터 7월 31(월)까지 공간 222에서 공연하며 아쉽게도 지금은 막을 내렸다.

 

<니나=빛나, 마이유니버스>는 안톤 체홉의 <갈매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낯선 작품이라 연극을 보며 오마주 된 부분을 알아차리지 못할까 걱정했다. 그것도 잠시, 첫 에피소드 ‘혜성’에서 갈매기의 장면이 오마주 되면서 도슨트의 형식으로 설명이 이어졌다. 나래이션과 영상, 연극이 혼합된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는 <갈매기> 속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진 '니나'를 닮은 '빛나'를 소개하는데 아주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친절하면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특히 팬데믹이라는 재난을 겪고 있는 동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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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인극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비교 대상은 없었지만 주인공 ‘빛나’의 이야기를 담은 <니나=빛나, 마이유니버스>가 첫 작품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것도 같은 이유다. 연출가로서 관객과의 소통에 대한 고민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 자전적인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노력은 극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빛나’는 ‘니나’를 동경하며 그녀처럼 연기하고 싶은 열망을 가진 인물이다.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고 연극계의 혜성이 되고자 한 그녀는 현실과 꿈의 경계 사이를 오가며 생업과 부업을 이어간다.

 

그러나 현실의 빛나는 알바의 신에 가까워질 뿐이었다. 설상가상 재난까지 찾아오기까지 하자 그녀는 내면의 유니버스에 갇혀 외로운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꿈을 좇다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는 경험은 단언컨대 누구에게나 있다. 그 벽을 넘어서는 사람도 있지만 벽과의 공존을 도모하는 길을 선택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각자의 우주는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빛나의 이야기와 닮은 나의 지난 사투가 떠오르기도 하고, 다가올 벽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 지금 내게 이 연극은 큰 위로가 되었다.

 

토닥여주는 손길보다 더 위로가 되는 것은 누군가의 진솔한 삶을 엿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 외에 고통받는 존재를 보며 위로해 주고픈 마음이 들고 또 그가 어떻게든 우울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함께 하고 싶은 힘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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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에피소드, ‘미완성’은 관객으로 하여금 극에 ‘동참’하고 싶게 한다.

 

빛나의 유니버스를 지나 객석에 조명이 비쳐오고 입구였던 작은 문이 열리면 바톤은 관객에게로 넘겨진다. 연출의 일부일지 모르나, 백스테이지에서 출구의 문으로 다가오는 빛나, 아니 유진희 배우의 걸음소리가 왜인지 모르게 당당하게 들렸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건 그런 것인가 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극을 만들어 내보이게 되었을까. 연기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 덕분일 것이다. 빛나는 니나이자 유진희이다.

 

연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녀의 꿈을 응원한다. 그리고 빛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꿈을 가진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벽(현실)과 지혜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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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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