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마도 우리의 이야기, 니나=빛나, 마이유니버스

글 입력 2022.08.0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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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 친구와 함께 뮤지컬을 보고 왔다. 뮤지컬을 다 본 후 집에 오는 길 우리는 약간의 한탄이 섞인 대화를 나누었다.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무엇인가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조금 늦은 것 아닐까 하는.

 

전에 또 다른 친구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무엇인가를 다시 시작하려면, 혹은 유지하려면 그것에 대한 사랑이 어느 정도가 필요할 것 같냐는 맥락이었다. 너무 사랑해서 시작하기 어렵고, 너무 사랑해서 그만두기 더 어려운 일에 대한 대화였다.

 

무엇인가를 너무 사랑할 용기가 없고, 또 시작했을 때 다가올 실패와 좌절이 너무 두려워 피하고 있는 일들이 있다. 연기, 춤, 노래와 같은 예술의 일이 나에게는 더더욱 그렇게 다가온다.


그러던 중, ‘니나=빛나, 마이 유니버스’라는 연극을 알게 되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인 듯하였다. 나는 아직 그만큼의 용기가 없어 도전하지 못하지만, 배우라는 직업과 연기라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꾸며낸 공연을 보며 약간의 용기를 받고, 또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 <니나=빛나, 마이유니버스>는 202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유진희 배우가 무대를 이끌어 가는 1인 스토리텔링 극이다. 7월 26일(화)부터 7월 31일(일)까지 평일 19:30, 주말 15:00 한성대입구역 공간222 소극장에서 공연했다.


아래 연극의 설명을 덧붙힌다.

 

<니나=빛나, 마이유니버스>는 '재난을 겪으며 터득한 개인의 삶, 변화된 환경, 새로운 세계에서 개인은 자신의 삶과 역사를 이야기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체홉의 <갈매기>에서 영감을 얻어 연극배우가 되기 위해 배우와 알바(생업+부업)을 통해 직접 부딪혀가며 배운 숨겨진 10성(成)을 찾아 자신의 삶과 배우의 삶을 진솔하게 풀어낸 자전적인 스토리가 담긴 1인 스토리텔링 극이다.

 

갈매기의 니나처럼 유명한 배우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연극계에서의 깜짝 등장을 기대했던 빛나.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10년 동안 배우가 되기 위해 무대크루, 각종 아르바이트, 오디션 낙방 등이 계속되며 1년에 겨우 한 작품을 하는 배우가 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줄 것이라 굳게 믿지만, 갑작스런 전세계적인 펜데믹 현상을 겪으며 빛나는 현실을 바로 본다. 이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무대는 점차 사라지고 자신 스스로 무대 위에 서기 위해 자전적인 글을 쓰기 시작한다.

 

놀라운 점은 실제로 약간의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유진희 배우의 꿈을, 그리고 동시에 나의 꿈을 응원하게 되었다.

 

무대 중, 배우는 나에게 외국 동전을 하나 건네주시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우로써의 꿈의 미래를 점쳐본다고 하셨다. 동시에 동전을 튕겨 뒤집었다. 비록 내가 고른 앞면과 뒷면은 정답과는 달랐지만, 내가 그녀의 꿈을 응원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그 동전을 주었다. 나는 공연을 보는 내내 그 동전을 쥐고 놓지 않았다. 나의 꿈이,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친구의 꿈이, 그리고 그녀의 꿈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윤영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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