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의 꿈을 찾는 시간 - 가별이를 찾아서

글 입력 2022.07.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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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별이를 찾아서] 포스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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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연극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점 참고해 주세요.

 


가별이의 학창 시절은 내 어린 시절을 닮았다.

 

공부가 학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부모님 밑에서 나는 공부를 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체력이 안 좋은데 운동량은 적고 공부를 하다 보니 입맛을 잃고 잠을 자도 피곤하고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내 능력치를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무식하게 몸을 혹사시키며 공부를 했던 것이 나에게는 참 힘들었다. 그리고 늘 숨이 막힌 듯 답답했다. 그래서 부모님 앞에서의 가별이가 보인 억지웃음을 보며 ‘아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생각했다.

 

만약 내가 20대 초중반에 이 연극을 봤다면 내 현실과 비슷한 부분에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내 꿈에 대한 확신과 현실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나에게 가별이의 성장과정이 내 과거의 기억 같았다. 그렇기에 스쳐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상을 담담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별이의 진짜로 웃게 된 모습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나도 가짜가 아닌 진짜를 찾고 있는 중인데 그 모습이 가별이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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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장은 내 생각보다 무대와 객석이 가까웠다. 그래서 배우들의 집중력이 정말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스토리는 가별이의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기까지의 삶이 전반적으로 보이는데 멀티 역할을 맡은 배우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을 보여준 배우들의 연기를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스토리의 중간중간 몸으로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가 흥미롭게 느껴졌다.

 

특히 댄스라고 할 수 있는 장면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고3일 때 두 배우의 몸짓이었다. 고삼의 괴로움과 힘듦을 그렇게 표현한 게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면서 악착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몸짓은 연극을 통해 확인해 주세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경준이와 가별이가 함께 우아한 춤을 추며 로맨틱한 장면을 연출했을 때다. 10대의 순수함, 어쩌면 가별이의 유일한 탈출구였던 경준이와의 사이가 잘 보이는 거 같아서 좋았다.

 

배우들의 합이 참 중요했을 텐데 정말 훌륭하게 표현했기에 배우님들의 노력이 느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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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을 보면서 나는 음악이 라이브로 연주되는 것을 몰랐다. 배우들의 연기, 노래에 맞는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었고 그 음악이 라이브일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동시에 연극을 더욱 잘 몰입할 수 있었던 것도 연주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모르는 것이 라이브지만 배우들과의 화합이 라이브와 잘 어우러져 이 공연을 집중하게 하는 에너지를 준 것 같았다.

  

나는 온전한 내 감상을 글로 풀어내고 싶어 아트인사이트에서 예술을 향유할 때 최대한 정보를 적게 보고 가는 편인데 이런 정보를 몰랐다는 것은 좀 아쉬웠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것을 알았으면 연기 외에 음악 연주도 더욱 집중해서 들었을 텐데.

 

내가 예술을 감상할 때 사전 정보에 대해 앞으로 어디까지 볼 것인지 더 고민해 봐야 하는 지점도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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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별이가 어릴 적부터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들었을 ‘훌륭한 사람’. 가별이는 결국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것도 나와 닮았다.

 

나도 부모님이 바라는 자식에서 많이 멀어졌다고 생각한다. 20대 중반, 부모님의 꿈에 가까워지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정말 죽겠다 싶었다. 그래서 살기 위해 멀어졌고 아직 스스로가 멋지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꿈을 찾고 나아가는 내가, 숨을 쉴 수 있게 된 내가 꽤 만족스럽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든 내게 걱정과 불안을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지혜롭게 이 불안과 걱정을 받아들이는 내가 되고 싶다.


가별이는 결국 경준이를 만난다. 그 둘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가별이를 스스로 선택한 것에 만족감을 느끼고 더 행복하게 활짝 웃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불완전한 선택일지라도 내가 느끼고 나아가는 길은 더욱 반짝일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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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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