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막스 리히터의 음악과 함께 나의 자취방은 작은 우주가 되었다 - 막스 리히터 스페셜

글 입력 2022.07.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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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디 오리지널 주최 [막스 리히터 스페셜] 공연이 지난 일요일 14시,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공연이 기대 되는 이유는 막스 리히터의 세계적 히트곡인 On The Nature Of Daylight가 국내 정식 초연이기 때문이다. 이 음악은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클라이막스 씬에 등장하며 국내에도 많이 알려졌다.



 

막스 리히터의 음악과 함께 나의 자취방은 작은 우주가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On The Nature Of Daylight가 내 맘에 각인된 순간은 드니 빌뇌브의 영화 [컨택트]에서였다.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인지 나는 자취방에서 On The Nature Of Daylight를 듣고 있으면 좁고, 더러운 자취방이 우주적 시공간으로 변하는 경험을 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은 전부 뒤섞이고 지금 여기의 이 공간이 흐릿해진다. 막스 리히터의 음악만으로 익숙한 공간은 몽환적인 공간이 된다. 그래서 낯선 공간을 상상하게 하는 막스 리히터의 음악은 환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전쟁과 반폭력을 담은 음반


 

공연장에서는 반쯤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다. 공연장에 왔으니 비올라, 바이올린, 첼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들의 움직임과 호흡을 바라보는 것도 좋았겠으나 나는 공연장이라는 공간성에서 이 음악을 즐기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음악이 이끄는 대로 낯선 곳으로 향하고 싶었다.

 

그런데 브로셔에서 봤던 문장 때문인지 나는 자꾸 어떤 장면을 상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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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이 수록된 앨범 The Blue Note 는 2003년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폭력 메시지를 담았다는 문장이었다.

 

나는 전시의 어둠 속에 나 홀로 놓인 장면을 상상했다.

 

그리고 암울하면서도 단단한 음악은 몇 달 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전시 상태를 떠올리게 됐다.  늘 나를 상상하지 못한 곳에 가닿게 한다. 이 음악이 우크라이나까지 번져 그곳에도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게 된다.

 

 

 

막스 리히터, 라는 다채로운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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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이 궁금해졌다. 처음 그가 음악을 배운 곳은 영국 왕립음악원이다. 그곳에서 클래식을 배웠고, 이후 실험적 전자음악을 선도한 작곡가 루치아노 베리오에게 사사했다. 덕분에 그는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트랜디한 음악을 창작했다.

 

막스 리히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포스트 음악과 클래식을 엮어 창작한 곡이라 친근해서일 것이다. 그는 포스트 미니멀리스트 혹은 네오클래식 작곡가로 분류된다. 클래식을 포함해 영화, 다큐, 드라마 등 폭넓은 음악 작업을 해온 덕이다.

 

그 덕분에 여러 영감을 얻기도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장르는 고정되지 않고, 언제든 통합되고,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진리를 발견한다. 클래식은 그 자체로 고정되는 거대 장르라 여기기 쉽지만 그는 그 틀을 깨 <비발디 사계 리콤포즈드> 같은 위대한 작품을 작곡했다. 그처럼 유동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다채로운 배움과 시행착오는 결국 한 데 어우려져 상상하지 못한 거대한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막스 리히터의 음악은 나의 한 시절을 가득 채웠다. 더 풍성하고 낭만적이게.

 

막스 리히터 덕에 처음 알았다. 나도 몰랐지만 음악 장르에 편견이 있었다는 것. 어쩌면 나는 클래식도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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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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