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스코 부활의 이유 [음악]

글 입력 2022.06.0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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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요즘,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EDM에 거는 기대는 상당히 크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 및 모바일 콘텐츠의 급부상과 이로 인해 시작된 인디 음악 열풍 이전에, EDM은 지난 수십 년간 대중음악의 주요 장르로 자리를 지켜왔다.


과거에 대한 기억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지금, 레트로 열풍과 함께 디스코 음악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70년대 중반 등장 이후 하우스와 테크노를 거쳐 지금의 EDM이 되기까지, 디스코 음악은 댄스 음악 역사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다. 이러한 디스코 음악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주류 음악으로 다시 부활하게 되었는지, 우리는 한 번씩 살펴볼 필요가 있다.

 

 

Bee Gees 'Night Fever'

1977년 영화 'Saturday Night Fever'의 영향으로,

영화 내 사운드트랙의 주요 장르인 디스코가 유행하게 되었다.

 

 

디스코가 처음 등장하기 전, 미국의 대중음악은 백인들이 즐기던 록 음악과 흑인 음악을 뿌리로 한 펑크 음악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당시 이러한 극단적인 유행은 대중음악을 백인과 흑인, 나아가 보수와 진보의 대립 등 정치적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디스코의 역사적 의의는 이 모든 것들을 통합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대중문화 역사상 전례가 없던 백인 문화와 흑인 문화의 조화,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흑인 및 동성애자가 기득권층과 함께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추던 것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무분별적인 디스코의 열풍으로 기존 음악 관련 종사자들이 설자리를 잃게 되자, 디스코 대 통합 시대는 얼마 가지 않아 ‘디스코 폭파의 밤’ 사건으로 인해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문화적 배경이 얽혀있는 것에 비해,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역사적 배경 없이 해외 음악을 소개하는 DJ 들에 의해 들어와 댄스 음악 장르 중 하나 정도로만 알려져 왔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에 유행하던 구시대적 장르라는 인식과 함께 점차 사라져갔다.

 

 

원더걸스 'Tell Me'

 

 

국내에서는 오히려 21세기 이후 이러한 점을 살려 디스코의 유행을 이끌었다. 원더걸스의 ‘Tell Me’는 당시 젊은 층들만의 유물이라 여겨지던 아이돌 음악을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디스코 장르를 사용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아이돌 시장의 소비층을 넓혀주었다. 이후 티아라와 크레용팝 등 복고 콘셉트를 추구하는 그룹들의 주요 장르가 되었다.


디스코 음악이 그저 복고풍 콘셉트의 맞춤 음악이라는 꼬리표를 벗어던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BTS의 ‘Dynamite’는 전형적인 디스코 음악임에도 구시대적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정박에 떨어지는 킥과 깔끔한 스네어 소리, 세련된 신스 사운드는 더 이상 복고풍의 음악이 아닌, 레트로 열풍에 더해진 세련된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BTS 'Dynamite'

 

 

더 이상 아이돌 그룹들은 디스코 음악에 과거 파티풍의 의상만을 입지 않고, 단정한 정장 차림과 함께 현대적인 느낌 또한 보여주고 있다. 과거 짧고 단정한 머리에 양복을 입고 록 음악을 연주하던 비틀즈에게 당시 많은 대중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처럼, K-POP에서 지금의 디스코는 기성세대들에게는 익숙함을, 신세대들에게는 새로움을 어필하고 있다.

 

K-POP 시장에서는 나아가 ‘Nu-Disco’라는, 디스코 양식을 현대적 사운드로 재해석한 장르가 주요 장르로 자리매김하였다. 아래 영상의 히트곡 목록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수많은 히트곡에 디스코 양식이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21년 K-POP의 Nu-Disco

 

 

이처럼 국내에서의 디스코 부활은 음악적 요소가 주된 이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디스코 부활은 국내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저 댄스 음악 장르 중 하나인 디스코가, 미국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이상의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말 발매한 The Weeknd의 ‘Blinding Lights’는 빌보드 역사상 가장 긴 시간 차트에 머문 곡 1위와 더불어 가장 긴 시간 차트에 이름을 올린 곡,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곡으로 기네스 레코드를 갖게 되며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중음악으로 불리고 있다.

 

 

The Weeknd 'Blinding Lights'

 

 

이 곡의 이러한 성공에는 미국인들의 과거에 대한 향수가 담겨 있다. 디스코 음악이 미국의 대중음악 시장을 지배하던 70~80년대는 미국인들의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르던 때였다. 특히, 서로에 대한 비난과 차별 없이 모두가 함께 디스코 음악과 함께 춤을 추던, 미국 대중문화의 최고 전성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요즘도 뉴스를 보면 인종 관련 문제, 부와 빈의 대립 등 수많은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디스코가 부활한 이유, 모두가 하나 되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모든 이들의 염원이 담겨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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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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