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적 세계를 유영하는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 [전시]

무한한 상상력과 해석을 자극하다.
글 입력 2022.06.0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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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an Miro, 1944, ⓒ Hereus de Joaquim Gomis. Fundació Joan Miró, Barcelona

 

 

1893년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의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호안 미로, 그의 친구이자 건축가인 조세프 루이스 세르트가 설계한 호안 미로 미술관이 바르셀로나에 있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무언가, 작은 관심이 시작된다는 것은 개인의 경험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대변하듯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스페인 여행에 대한 막연한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하고 싶은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뽑자면 다음과 같다.

 

누군가에게 바르셀로나는 안토니오 가우디 건축물과 이를 아우르는 도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 자체이며,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도시의 또 다른 상징과도 같은 FC 바르셀로나와 이를 함께한다.

 

그리고 오늘,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을 관람하거나 이 글을 읽게 된 분들에게는 스페인의 3대 화가로 불리는 호안 미로의 예술적 삶에 잠시나마 가까워질 기회의 시작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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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 : 여인, 새, 별]은 호안 미로 미술관과 공동 주관하여 유화, 드로잉, 판화, 태피스트리 등 70여 점의 원작으로 구성되었다.

 

미로의 작품은 순수한 색과 제한된 회화적 요소로 상징적 언어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어진 무한한 상상력을 토대로 작품의 해석은 오롯이 관객의 몫으로 남겨진다. 시인을 빗대어 표현하면 해석은 독자의 몫이 되는 이치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다양한 예술 집단과 더불어 다다이즘에 속한 화가, 시인들과 교류했던 호안 미로는 그의 작품 곳곳에 자신만의 시적 세계를 구축하였다. 그 결과 자신을 표현할 시적 기호로서의 언어를 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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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가 꿈을 통해서 갈 수 있는 곳에 가까이 데려다 줄 것이다."

 

- 앙드레 브르통 (Andre Breton)

 


전시의 첫 장 <1. 기호의 언어>을 시작으로 <2. 해방된 기호>, <3. 오브제>, <4. 검은 인물>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눈에 띄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별★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별은 그의 작품에서 특유의 상징적 모티브로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여겨진다. 밤하늘의 별을 떠올려보자. 별을 상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배경은 지상에서 올려다보는 하늘, 더 넓게는 별이 자유롭게 유영하는 우주 전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처럼 미로는 현실과는 또 다른 세계. 이를테면 우주론적 시야를 펼치며 천체 또는 별자리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 그리고 어쩌면 별 이외에도 끊임없이 다양한 기호의 언어를 사용했던 것은 관객에게 더 자유로운 감상을 선사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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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우주를 날아다니며 우리를 속세로부터 자유롭게 하며 환상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 호안 미로(Joan Miro)

 

 

앞서 보았던 별과 마찬가지로 는 미로의 상징적 모티브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 상징성을 떠올려보면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새와 자유라는 두 단어는 여러 예술 분야에서 볼 수 있을 만큼 종종 비유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밤의 여인과 새들, 1968>에서 새의 형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색색의 원들로 나타난다. 동시에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제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을 겪은 미로에게는 현실을 벗어나고픈 갈망이 투영된 것이기도 하다.

 

더욱이 미로의 작품 세계에서 바라본다면, 검은색의 나무로 표현된 여인은 초월적 존재로 인식된다. 이를 종합해보면 유연하게 움직이는 형태와 함께 자유롭게 표현된 하나의 기호는 모두 저마다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환상과 상상의 세계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러므로 [여인, 새, 별]은 호안 미로의 삶과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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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를 보기에 앞서, 호안 미로와 그의 작품에 관한 탐구를 시작하였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전시회를 다니며 그의 이름이 차츰 익숙해질 때였지만, 여전히 배경지식이 부족한 터였다.

 

그의 자료를 보며 흥미로웠던 것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시 곳곳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공항 벽화, 람블라스 거리 모자이크, 호안 미로 공원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 그의 작품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달빛 아래의 카탈루냐 농부, 1986>에서 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미로가 작품 속에 숨겨 놓은 기호의 언어는 작가, 즉 개인의 경험을 원천으로 발현되었다. 위 작품 역시 다르지 않다. 본인이 직접 보고 느낀 밤이라는 시간적 배경과 카탈루냐라는 공간적 배경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는 또 다른 상상을 통해 이어진다.

 

 

"농부의 이미지는 나에게 강하게 다가온다. 나는 일생동안 그들과 가깝게 지냈기에 잘 알고 있다. 내가 달을 그리는 이유는 달이 매우 중요한 시적 모티브이기 때문이다. 달빛 아래 일하는 농부가 그리 이상한 건 아니다. 어느 밤, 어느 달의 주기에서도 무언가는 심어질 수 있다."

 

- 1978년 루이스 페르만예르와의 인터뷰에서 발췌

 


직접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상상하라. 이는 시적 세계를 유영하는 미로의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해석으로 다가온다.

 

현재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어느 순간을 기록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만의 언어로 이를 표현하는 것은 현실을 지키고 싶은, 또는 이를 벗어나고 싶은 많은 이들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하나의 대안으로 충분한 영감을 선사함이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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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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