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 플레이리스트 '6곡 노래 추천' ① [음악]

두 번씩이나 설정한 프로필 뮤직 PART 1.
글 입력 2022.05.0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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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총무팀은 과연 어떤 일을 할까요?’와 같은 따분한 주제로 글을 시작하려다가 결국은 좋아하는 주제로 글을 써야 뭐든 잘 써질 거라는 믿음 아래 주제를 변경하게 되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먼저 나의 개인적인 비밀을 하나 밝혀둘까 한다. 그것은 바로 내가 가끔 이상한 강박증에 시달리곤 한다는 것이다.


친한 누군가한테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을 때, 누구나 그런 고민은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해서 ‘아,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경우는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는 듯하다. 가령, 카카오톡 메신저로 지인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나는 내가 보내는 한 문장의 텍스트 숫자를 짝수로 맞춰서 보내곤 한다.


또 이런 것도 있다. SNS에서 내 계정의 팔로워 수를 10으로 나누었을 때 팔로잉 수와 일치해야 한다. 이처럼 억지스러운 것들이 적지 않다. 난 숫자에 대한 강박이 있다. 앞선 경우와 마찬가지로 눈앞에 무언가 숫자로서 나오게 된다면, (이러한 표현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숫자에 대해선 한없이 엄격한 스탠스를 취하게 된다.


나 자신한테도 엄격하지 못하는데 숫자에 엄격한 건 어찌 보면 웃긴 일이다. ENFJ가 원래 내로남불의 유형이라고 하는 걸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물론 일반화하면 안 되겠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 공감했다. ENFJ인 나는 ‘정의로운 사회운동가’라는 MBTI 한 줄 요약을 보고 정의로운 척하고 싶어 하는 사회운동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

 

아무튼, 사설이 조금 길어진 것 같다. 내가 강박증 이야기를 꺼낸 것은 결국 ‘6곡 노래 추천’을 하기 위해서였다. 왜 하필 여섯 곡이냐고? 솔직히 왜 하필 여섯 곡이냐고 물어본다면 정확한 답을 콕 찝어 말해주긴 어렵다. 짝수라서 그럴지도, 적당히 지루하지 않게 들으려 한 것일지도. 참고로 여섯 곡은 내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이다.


나는 항상 내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을 여섯 곡으로 설정한다. 그 여섯 곡은 보통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같은 테마를 지니고 있다. 같은 장르는 아니다. 그냥 내가 느끼기에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거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을 개인적으로 큐레이션 한 것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선곡을 할 당시의 내 기분을 대변할 때가 많다.


보통 1주 간격으로 이 플레이리스트를 갱신해주곤 한다. 자기만족으로 하는 일이다. 카톡 상태 메시지에 무언가 잊지 않기 위해 메모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게 치명적인 습관이 되어서 갱신을 해주지 않으면 너무나 허전했다. 이 습관이 시작된 때는 아마도 2019년 여름이거나 2020년 여름쯤으로 알고 있다.


나의 현재 프로필 뮤직을 소개할까, 내가 첫 번째로 설정했던 프로필 뮤직을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두 번씩이나 프로필 뮤직으로 설정하게 되었던 곡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두 번씩이나 프로필 뮤직으로 설정하게 되었던 곡들은 총 12곡이다. 플레이리스트가 원 투가 있다. 그래서 파트 1, 2로 나누어 진행하려고 한다.

 

 

- PART 1. -

 

 

 

 

① MGMT - Alien Days

 

뉴욕을 대표하는 사이키델릭 밴드 MGMT.

 

그들이 한창 주가를 달리던 1집과 2집에 수록되어있는 곡은 아니지만, 그 나름대로 유명하고, 대중적으로 인기도 있었고, 매력도 있는 곡이다. 한 마디로 꿈을 꾸는 듯한 노래. 가사는 매우 은유적이면서도 심오하다. 삶에 있어서 성찰과 지각의 중요성과 어린이가 가질 수 있는 순수함에 대해서 긍정하는 한 편의 시다.

 

 

 

 

② Tame Imapala - Yes I’m Changing

 

피상적으로는 한 사람이 연인 관계의 권태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사한 곡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자세히 보면 더 깊은 의미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과연 살면서 변하게 되는 걸까, 아니면 변하지 않는 걸까?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땐 어떨까? 삶의 한 부분에서 영속성을 발견하길 소망하는 사람은 때때로 그것을 맹신하는 비극을 맞이하기도 한다.

 

 

 

 

③ The Beatles - I’m Only Sleeping

 

쓰다 보니 안 것인데, 이때 내가 선곡한 곡들은 어딘가 다 몽환적인 기운을 품고 있다. 무의식의 영역 속에서 헤엄치고자 하는 나의 염원을 담았다고 해야 하나.

 

무조건적으로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가끔 사이키델릭 음악이 듣고 싶어질 때는 아무래도 삶이 조금 피곤하거나 지친 때인 것 같긴 하다. 이 노래는 비틀즈의 가장 위대한 곡들 중 하나이다.

 

 

 

 

④ The Band - I Shall Be Released

 

싸이키델릭의 대안으로 나왔던 토속적인 포크 음악의 시대를 대표하고 있는 ‘The Band’의 대표 앨범인 ‘Music From Big Pink’에 수록된 곡이다.

 

밥 딜런이 이 곡을 작곡해서 1967년에 발표하고 그다음 해인 1968년에 더 밴드가 이 곡을 자기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내놓았다. 가끔 보면 1960년대 후반에는 도대체 어떤 일들이 있었나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⑤ Radiohead - True Love Waits

 

쓸쓸하기 짝이 없는 곡이다. 진실한 사랑은 기다린다니. 서정적인 멜로디와 따뜻한 가사 속에서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내가 이 곡을 처음 들은 건 2001년에 발매된 라이브 앨범인 ‘I Might Be Wrong: Live Recordings’에서였는데 살면서 이처럼 처량한 노래를 들은 건 몇 되지 않았었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⑥ The Beatles - A Day In The Life

 

비틀즈 팬들 사이에서 대표곡 1위로 뽑히는 곡이다. 정말 수없이 많은 명곡들을 발표했지만, 이 노래는 그 사이에서도 특별함을 가진다.

 

비틀즈 후기, 그리고 그 이후의 사이키델릭 시대에 포문을 연 곡이나 다름없다. 오케스트라를 이용해 곡을 몽환적으로 연결하는 획기적인 발상은 대중음악사의 한 획을 그었으며, 기존의 음악적 구성을 한 차원 승화시켰다.

 

 

 

이정욱-컬쳐리스트.jpg

 

 

[이정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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