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문화 전반]

나는 무엇보다 내가 어디서 죽을지 알고 싶다. 그러면 그 장소에 결코 가지 않으면 되니까
글 입력 2022.03.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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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 몬드리안,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동현, 너에게 묻는다

 

  

우리는 흔히 ‘더하는’ 것을 좋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다 담아내고자 하면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글에 수식어들을 붙이면 붙일수록 글이 명료해지지 않는 것처럼, 때론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좋을 때가 분명 있습니다.

 

문화예술에는 ‘빼기의 미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설령 몬드리안이 위 그림을 그리면서 더 많은 색을 쓰고 싶진 않았을까요? 안동현 시인 또한, 위 시를 쓰면서 한 구절 더 쓰고 싶진 않았을까요?

 

두 작품은 분명, 정면에서 보았을 땐 단순해 보일지라도, 그 두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은 그가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덜어내고, 자제하여 나온 결과물일 것입니다. [너에게 묻는다] 또한, 단어 하나하나를 오랜 시간 사유하고 고민하여 만들어진 결과물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문화예술에서의 ‘빼기의 미학’을 우리의 삶에도 똑같이 적용해볼 수 있습니다.

 

당신은 분명 살아오면서 ‘빼기’의 중요성에 직면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당신이 답안지에 아는 것을 전부 적었으나 왜 그토록 낮은 점수를 받았는지, 당신이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왜 남은 사람은 얼마되지 않는지.

 

답안지에서만이 아니라,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여)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자랑하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우리 모두 참 애를 많이 쓸텐데, 그렇게 저 자신에게 부담을 주기보다는, 그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다 보면, 좋은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시간이 지나 스스로도 허무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ps. 흔히 부모님에게 앞으로 좋은 자식이 되겠다며, 이러겠다.. 저러겠다..했던 말들, 또는 스스로 했던 다짐들이 기억납니다. 연인에게도, 뭔지 모를 모호한 ‘잘하겠다’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그것보다, 그들에게 정말 하지 말아야 할 과 정말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하지 않는 것이, 상대에게도 그리고 저 자신에게도 가장 부담 없는 바램이자 약속일 것같습니다.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채워 넣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추구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행복한 삶’을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하면 되나요? 대충 마음속으로 “건강하기.. 성공하기.. 부자되기..”라고 답했을까요?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해 행복을 찾고자, 정확히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쉽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행복한 삶을 위한 방식’은 그것 또한 당연히 확실치 못하기에, 우리는 잔뜩 힘만 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당신에게, 당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 관해 물으면, 당신은 별 고민 없이 그것들을 나열해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행복한 삶’에 대해서는 불확실하지만, ‘불행한 삶’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렇게 확실한 그것들을, 불필요한 그것들을, 하나씩 빼나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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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프 도벨리는 “불행을 피하면 좋은 삶은 저절로 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의 철학은 [불행 피하기 기술]이라는 책에 잘 담겨있습니다.

 

그는 좋은 삶을 위한 질문으로부터, 추상적이며 절대적인 원칙만을 말하는 답들에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즉,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답이야말로 복잡한 세상을 조금 더 영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을 통해 52가지의 생각 도구들에 대해 알려줍니다. ‘심리 계좌’, ‘블랙박스 사고’, ‘내면의 점수표’, ‘뺄셈의 기술’ 등등.. 그러한 기술들은 전부, 우리의 인생에서 불행을 멀리하는 방법들입니다.

 

롤프 도벨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지식인답게, 재밌는 사연을 가지고 52가지의 기술들을 따끔하게, 그리고 유익하게 설명합니다. 앞서 말한 삶에서의 ‘빼기’의 중요성 또한, 그가 말하는 도구(기술) 중 하나입니다.

   

 

"사실 좋은 삶은 대단한 뭔가를 추구하기 이전에 멍청한 것, 어리석은 것, 잘못된 것 등을 피할 때 이루어진다. 즉,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안 할 때 삶은 풍성해진다." - 롤프 도벨리

 

 

“우리는 사업에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걸 배우지 않았다. 우리가 배운 건 그런 문제들을 피해가는 것이다.”  - 워런 버핏

  

 

“대단해지는 건 고사하고 멍청해지지 않으려고만 했을 뿐인데 이런 태도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성공을 가져왔는지 놀립다.”  - 찰리 멍거

 

    

하지만, 롤프 도벨리 또한,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안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라며 '빼기', 또는 '절제' 의 어려움에 대해 말합니다.

 

물론 우리가 몬드리안처럼, 안동현 시인처럼, (문화예술이 아닌) 우리의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자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령 술, 담배, 지난친 기대, 타인과의 비교, 자책 등등..) 그리고 물론 이것이 좋은 삶을 위한 하나의 '도구'인 만큼,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자가 책의 머리말에서 말한 대로, 그것은 행복한 삶, 좋은 삶을 살아갈 확률은 높여줄 수 있을 겁니다.


더하는 것도 좋으나 우리가 문화예술에서도 볼 수 있듯, 가끔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 불필요한 것들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한층 더 쉽고, 명확한 방법으로 말입니다.

 

우리는 (-)뺄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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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김머루
    • 우리는 뺄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말이 인상 깊어요.
      멋진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좋아 보이는 것들을 이것저것 집어넣었던 경험이 많습니다. 덜어낼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죠.
      그렇게 만들어낸 것은 결국 나중에 다 수정되는 일이 많아요.
      뭘 더 하면 좋을까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할까 또한 생각해 본다면 제가 원하는 답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1 0
    • 댓글 닫기댓글 (1)
  •  
  • kimmori
    • 2022.03.22 23: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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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머루감사합니다!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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