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는 완벽한 _______ 가 아니야 -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도서]

여전히 미성숙한 우리
글 입력 2022.02.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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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딸’이 뭘까? ‘완벽한’ 딸이 뭘까? 나는 과연 얼마나 완벽한 ‘한국인 딸’일까. 몇가지 물음을 안고 책장을 넘겼다. 책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는 멕시코 이민 가정 자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에는 낯선 문화적 배경에 쉽사리 공감하지 못할까 걱정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 괜한 걱정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완벽한 _______가 아니야.”

 

빈칸에는 무엇이든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미성숙한 사람들이고, 이 책은 그런 사람이 조금 ‘덜’ 미성숙해지는 과정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비단 멕시코 이민 가정의 이야기 뿐 아니라, 누구나 그 시절 겪었을 갈등과 고민이 녹아있다. 책은 바다 건너 미국, 시카고에서 우리에게 향수와 공감을 자아낸다.

 

책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는 실제 시카고의 멕시코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에리카 산체스의 자전소설이다. 한국에는 올해 1월에 출시되었고 미국에서는 출간 직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오랜 기간 상위권을 유지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현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화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책은 주인공 ‘훌리아’의 언니 ‘올가’의 죽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가족에 헌신하며 조신하고 착하던, 말그대로 완벽한 멕시코 딸이었던 ‘올가’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책은 그 후 남은 가족들, 특히 동생 ‘훌리아’와, ‘올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이야기한다. 이 모든 과정은 ‘훌리아’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개인적으로 느낀 이 책의 독서 포인트 세 가지를 정리해본다.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올가’의 존재감



 
“이제 올가가 어떤 사람이 될 지 영영 알 수 없다.” – 11p
 

 

상황은 조금 다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며 뮤지컬 <레베카>가 떠올랐다. 두 작품 모두 등장하지 않는 인물이 주는 무게가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뮤지컬의 경우 ‘레베카’가, 책의 경우 ‘올가’가 그렇다. 두 인물 모두 작품이 전개되는 시점에서 이미 죽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작품이 마무리 될 때까지 이들은 서사 진행의 주축에 서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 않던가. 확실하게 헤아릴 수 없는 진실과 감정들 사이에서 작품은 한층 더 미스터리해지고 관객과 독자는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작품을 보다 신선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레베카.png

 

 

 

멕시코 이민자의 삶


 

 
“국경을 살아서 건넌다 해도 이곳이 모두에게 약속의 땅인 것은 아니다.” – 378p
 

 

주인공 ‘훌리아’와 그녀의 가족을 정의하는 가장 간단한 말은 ‘이민자’이다. 때문에 본 책은 하나의 디아스포라 콘텐츠라고도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는 타지에서 받는 차별과, 타국에서의 생활에 초점을 맞춘 디아스포라 서사를 많이 접했다. 물론 책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또한 시카고에서 멕시코인으로 살아가며 겪는 어려움, 그 외 이민자의 생활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그 이민의 과정을 다룬 것은 새롭게 다가왔다.

 

 

 

누구나 겪었을 감정과 고민의 기록


 

 
“나는 진짜 무례한 백인이 되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어요.”
 

 

‘훌리아’는 이민자로 살아가며 많은 억압, 기대, 고정관념 속에서 부담을 느낀다. 그리고 경제적 상황, 문화적 차이, 성별 등을 이유로 가족과 갈등을 빚는다.

 

‘훌리아’는 자신이 결코 엄마가 원하는 멕시코 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엄마를 애증한다. 원하는 곳을 가고, 되고 싶은 꿈을 꾸는 행위가 곧 욕심이고 죄악이 되는 상황에서 ‘훌리아’는 혼란스러워한다.

 

책은 그런 ‘훌리아’가 주변과의 갈등을 해결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자녀와 부모 사이 갈등을 비롯해 청소년기 누구나 겪었을 감정과 고민들은 이 책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끈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훌리아’가 겪는 일들이 다소 극단적인 경우가 많다는 생각은 들었다.)

 

누구나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 맞는 역할을 요구 받는다. 그리고 그 역할이 나와 맞지 않아서, 때로는 내 능력으로는 해낼 수가 없어서 우리는 완벽한 사람에 실패한다. 이때 책 <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는 ‘훌리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우리는 완벽한 ______가 아니지만 괜찮다고.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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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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