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미지근걸의 끄적임[1] [사람]

글 입력 2022.01.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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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끝은 너무나도 빨리 온 것 같다. 미처 2021년을 보낼 준비를, 그리고 2022년을 맞이할 준비를 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그렇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연말을 보냈고, 연초를 맞이하였다. 계획만 많은 나로서는 새로운 시작은 다시 많은 것을 계획할 좋은 기회임에도 말이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미처 되돌아볼 틈도, 새로운 도전들을 계획할 틈도 없이 일주일이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게으름인간인 나는 이제서야 2021년의 연말정산을 해보려 한다.


2021년 1월 1일에 썼던 일기를 발췌한다.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할 공간과 사람들이 있음에 감사하다. 2021년은 나의 꿈을 향해서, 나 자신을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애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하고 사랑받자. 후회 없는 한 해가 만들어지길!”
 


일기를 보았을 때, 나는 2021년 1) 나의 꿈을 위해서 2) 나 자신을 위해서 3)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애쓰는 한 해가 되었어야 했다. 정말 대학교 2학년은 ‘내 꿈을 찾아야만 한다’는 목표(?) 혹은 계획에 집착했던 해가 아닌가 싶다. 이제는 정확한 진로를 설정해야만 할 것 같았고 그에 맞는 스펙을 쌓아야 할 것 같았다. 모든 경험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모든지 될 수 있는 대로 하려고 했고,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 보며 나의 흥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정말 그 모든 경험들이 의미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2021년, 열심히, 정말 열심히 산 것 같기는 하다.


 

1) 나의 꿈을 위해서 애썼는가?

 

처음으로 대외활동도 참여했고,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과도 많은 교류를 이루었다.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었던 자그마한 사업도 시작했다. 미지근인간이기에 모든 것을 완벽히 수행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지역아동센터 - 1년 동안 두 개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했다. 일한 시간을 모두 합친다면, 족히 400시간은 될 것 같다. 그 시간 모두 멘토링을 하는 데에 힘썼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하고자 노력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중학생, 예비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느낀 점이 많다. 나는 아이들을 싫어했다. 대화가 제대로 통하지도 않는 다고 생각했고 무조건적으로 원하는 것만 바라는 그들의 모습을 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의 감정을 고려해주지 않는 대화 방법이 소통을 힘들게 했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자신들에게 멘토링을 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졌고, 애정을 받고 싶어했다. 단순한 멘토가 아닌 ‘어른’, 즉 보호자로써의 역할을 기대하기도 했다. 나는 그들과 교류하면서,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었고 그들의 버팀목이 되고자 애썼다. 전달이 안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멘토링이 정말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센터 가는 길이 스트레스였던 기억도 많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내가 멘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앞서 말했던 어른으로써의 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자 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또, 그들이 사람을 두려워한다면, 그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덧붙여 지역아동센터들의 문제점들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covid-19 상황 속에서 체계적으로 관리되기가 어려워 보였다. 전염병이 누군가의 기본적인 생활을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지역아동센터에서의 멘토링을 통해 얻은 점은 아주 많기 때문에 추후에 관련 글을 다시 써 보도록 하겠다.


세서미 - 옷을 좋아하고, 경영을 좋아하는 나는 블로그마켓을 해 보고 싶다는 바람이 항상 있었다. 친구들을 설득해 무작정 실행에 옮겼고 이에 관해서는 꾸준히 고민 중이다. 구상으로만 하던 것을 선뜻 옮겼던 용기에 박수 쳐 주고 싶다. 밤새 일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이뤄가는 데에 뿌듯함을 느꼈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해야 할 것도, 실행으로 옮겨야 할 것도 많기에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더 기대해주면 좋겠다.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 -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시작한 것도 진로를 위한 한 걸음이다. 나는 논리력과 상상력을 기르고 싶었고, 그것은 문화예술로부터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운이 좋게도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활동할 기회를 얻게 되었고 지금 이렇게 활동해 나가고 있다.

 

에디터 활동을 하면서, 생활을 하는 도중에서 끊임없이 영감을 얻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이걸로 이렇게 글을 한 번 써볼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돈다. 또한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것도 적극적으로 찾아보며 문화예술을 즐기고자 하는 것 같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계속해서 글을 써 내려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 시작으로 [미지근걸의 끄적임]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에세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2) 나 자신을 위해 애썼는가?

 

사실 모르겠다.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그럼 무엇을 해야 할지도 확실하지 않다. 2021년 2학기 기말고사 때에는 정말로 번아웃이 되어서 떠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기도 했다. 그럼에도 항상 나를 살피려고 노력한 것 같기는 하다.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준 사람들이 있었음에 감사하다.

 

여행 -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나답게 2021년에도 여행을 많이 다녔다. 매번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장소를 여행하는 것은 정말 생활에 활기를 주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이 정말로 아쉽다. 피치 못한 상황이었음에도, 제주도, 전주, 군산, 부산, 춘천, 속초, 연천 등 꾸준히 이곳 저곳 다녔다.

 

순수한 즐거움을 얻었고, 때로는 애틋함을 느꼈고, 때로는 반가움으로 가득 채웠었다. 의외의 조합에서 재미를 찾았고, 꽉 채워진 계획 없이도 가득히 행복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혼자서 외딴 섬으로 떠나기도 했고, 출발 이틀 전 제주도행 티켓을 예매하기도 했다. 친구가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별을 보러 갔었고, 6년 만에 만난 친구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도 했다. 계획했던 기차표를 취소하고 일정을 바꿔 옆 지역으로 가버리기도 했다.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지만, 돌아보니 후회만 남는 것이라고 생각한 때가 있다. 단순히 ‘돈을 쓰러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억이 남는다. 그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 내 돈과 시간을 마음껏 주체적으로 사용한 기억,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 모든 것이 ‘오히려 추억’으로 남는다. 돈이 사라지고 시간이 사라짐에 후회가 남을지라도 또 다시 떠날 것이다.


동아리 - 새로운 도전도 많이 했다. 연극회와 밴드 동아리에 들어갔다. 음악과 연기, 혹은 기술에 전혀 관련이 없던 삶을 살던 내가 도전을 한 것이다. 대학에서의 로망이기도 했다. 밴드에 들어가기 위해 무작정 베이스를 샀고 학원도 다녔다. 물론 꾸준히 연습하여 잘 치지는 못하지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연극 조명도 해보았고 연기도 해보았다. 연기를 한 소공연은 진짜 공연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좋은 시도였다고 본다. 동아리들을 통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인연을 만났음에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상황 때문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하지 못함이 가장 아쉬운 부분인 것 같다. 대학생활을 커녕 동아리 생활까지 빼앗겨 버린 기분이다. Covid-19 상황으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싶다.


이 밖에도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나와 내 주변에 대해서 말이다. 인간관계에 대해서 정말 끊임없이 고민했고, 나의 진로 혹은 지금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나’와 좀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어떤 사람과 함께 일 때 행복한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여야 편안한지, 무엇을 할 때 즐거운지에 대해 조금은 알 것만 같다.

 

 

3) 주변 사람들을 위하여 애썼는가?

 

확실히 아무래도 1)과 2)의 질문에 비해 부족한 느낌이 든다. 항상 노력하는 부분이지만 항상 모자르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사랑했고 최선을 다해 사랑받았다. 사람을 만날 때 정말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 긴장감을 녹일 따뜻함을 많이 마주했었다. 좀 더 사람들에게 기댈 수 있게 되었고, 진심으로 위로를 건넬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 차가워 보일지라도 마지막에 나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다. 또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함’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적어 놓고 보니 또 다시 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은 것 같긴 하다.

 

활동은 끝나지만 사람은 남는다. 앞서 적은 수많은 활동들을 통해 얻은 것은 결과적으로는 사람이었다. 2021년 정말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얻게 되었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남았다. 기존의 사람들과도 더욱 깊어져 가는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2022년에는 더욱 더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받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


이렇게 연말 결산을 해 보았다. 다 적지 못했지만, 21권의 책을 읽었고, 5개의 공연과 전시회, 콘서트도 갔었다. 수많은 영화도 보았고 노래도 들었다. 온 일상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고 사랑받았다. 또 그 사랑을 나누고자 노력했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그 만큼 성장한 것이 있기도 하다. 물론 후회가 남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좀 더 단단해진 내가 되었던 한 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남는다.

 

그럼 2021년을 드디어 보낸다! 2021년!!! 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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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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