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VERY DAY ART AND - 로이 리히텐슈타인展, 눈물의 향기

글 입력 2021.12.2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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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 LICHTENSTEIN-THE SCENT FO 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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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익숙한 듯 지나쳤던 그림이 알고 보면 굉장히 유명한 그림일 때가 더러 있다.

 

얼마 전 컬러리스트 시험을 준비하면서 실기 과목인 색채분석을 공부하며 짧은 찰나에 상당히 많은 그림을 본의 아니게 공부하고 분석한 적이 있다. 정확하게는 그림 자체를 분석한다기보다 그림에 쓰이고 표현된 색을 분석하는 공부였다.

 

그렇기에 그 안에 여러 유명한 그림이 있었어도 사실, 어느 작가의 그림인지 까지는 크게 알고자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익숙한 그림이 메인으로 쓰인 전시회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그것이 미국 팝아트에서 앤디워홀만큼이나 유명 작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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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총 1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회를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처음부터 그의 시작이 팝아트적인 요소를 가미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51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잭슨 플록을 필두로 한 추상주의적 표현을 보여주는 시기를 거쳐 1960년대부터 점차 만화적 요소가 짙은 팝아트의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경제 대공황 직전의 어지러운 안밖의 상황에서도 부족함 없이 자란 그는 대학원까지 진학하며 스스로 하고자 했던 작품을 원없이 표현하였다. 그의 이번 전시는 총 8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섹션별 매력을 유니크하게 풀어내고 있다.

 

참고로 나는 이번 전시회를 관람할 때 도슨트 심성아님의 설명과 함께 관람하였다. 덕분에 그림을 보는 데 있어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았고, 더욱 재미있게 그림을 이해하며 관람할 수 있었다. 이 전시를 관람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도슨트 시간을 잘 확인하여 함께 작품을 감상하면 더욱 뜻깊을 듯하다.

 

 

 

1. LOVE & WAR ; CLIMAX OF CLICH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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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서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그가 왜 만화를 팝아트로 확장시키게 되었는지, 만화이미지를 어떻게 활용해서 작업하는지, 각 작품의 독특한 컨셉등이 잘 표현되어 있다.

 

평상시 리히텐슈타인은 아들에게 풍선껌 포장지에 만화를 자주 그려주곤 했다고 한다. 어느 날, 미키마우스를 좋아하던 아들이 그것을 가리키며 "내가 장담하는데, 아빠는 절대 이렇게 잘 그리지 못할 거야!"라고 말한다.

 

명색이 화가인데,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렇게 말한 것에 자존심이 상한 그는 그때부터 왜인지 자꾸만 만화가 눈에 거슬린다. 그러다 어느 순간 풍선껌 포장지에 그렸던 만화를 확대하여 더욱 크게 그리면 과연 어떠할지 궁금증을 갖게 되었고, 결국 그것이 팝아트의 발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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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그는 흑백과 더불어 밝은 원색의 컬러와 만화에 말풍선을 그려넣고, 의성어를 확대하여 더욱 익살스럽게 표현하기 시작했다. 인쇄기법 중 하나이기도 한, 벤데이 기법으로 주로 망점을 활용하여 작품을 표현하였다. 인쇄이미지를 크게 확대하여 망점이 보이도록 작업을 표현한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2. BRUSHSTORKE, GESTURAL M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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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주제는 무제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림에 대해 대중들은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고, 그러던 중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팝아트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물감 위에 붓터치를 활용하여 이것 역시 크게 확대하여 표현하기 시작했고, 붓자국 특유의 결이 살아있는 특성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행위’를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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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AGNIFICENT PRES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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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은 관심 있는 분야를 제한적으로 국한하지 않았고, 몬드리안, 반 고흐, 피카소 등의 당대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에도 관심이 많았다.

 

미술사 거장들의 작업을 재해석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검은 윤곽선의 색분할을 활용하여 그들의 작품을 색다르게 표현하였다. 누리꾼들은 그의 작품에 대해 명작에 대한 표절이라 일컬었지만, 리히텐슈타인은 원작에 가까울 만큼 위협적인 좋은 작품이라 대응하며 떳떳함을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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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VERYDAY ART AND EVERYDAY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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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사회와 일상 속의 예술을 주제로 한 섹션이다. 미국상의의원 캠페인 포스터 제작으로 임팩트 있는 치즈 포스터가 유명하다. 당시 사회의 정치적인 여러 사건과 단체 및 매체를 위한 포스터 및 회화 작업이 주를 이루며 ‘나라가 당신을 원한다’라는 주제를 내포하고 있는 손가락 빨간 포스터도 볼 수 있다.

 

 

 

5. BLONDES AND NU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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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누드화도 그의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기존과 평이한 누드화와 차별되도록 그림 속에서 옷을 벗겨서 표현한다는 독특한 기법을 활용하였다. 또한, 벤데이 기법으로 회귀하여 오리지널 만화에서 차용하여 그의 예술적 정체성에 의미가 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섹션이다.

 

 

 

6. LOOKING OUT INTO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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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의 코너로 자리를 옮겼을 때, 진열된 작품을 향하여 도슨트가 질문을 했다. 저기 걸려있는 그림 중에서 거울이라 생각하는 그림이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나는 단번에 동그란 그림을 쳐다보았다. 오!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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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그 그림은 ‘거울판매전단지’ 작업물이었다.

 

여기에서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벤데이 기법을 활용하여 평면적인 것도 회화로 작업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거울 뒤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보는 것, 가려진 부분까지 떠올리는 추상적인 방식을 그는 주저하지 않는다.

 

비록 과거에 추상적회화로 참패를 한 적이 있지만, 그것마저도 그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듯, 그 경험을 자신의 발전에 자양분 삼아 그림에 관한, 나아가 일상을 바라보는 그의 색다른 시선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고대 그리스의 아르데코양식을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표현하였다.

 

어울리지 않는 ‘양말’의 작품도 생뚱맞게 자리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 당시 얼마나 팝아트가 대단한 인기를 누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기존의 주제에서 벗어나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양말’이라는 일상의 소재를 활용하여 팝아트로서의 색다른 시도도 엿볼 수 있다.

 

 

 

7. SPOTLIGH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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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의 거장인 앤디워홀과 여러 명의 아티스트와 협업을 통해 작업한 작품을 엿볼 수 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미국인으로서 세계문화를 이끌 수 있는 최고의 작가로 손꼽히면서도 동시에 가장 최악의 예술가로 폄하되기도 하였다.

 

당시 예술과 비예술의 논란 한가운데 서있던 그는 이에 그의 작품으로 화답하였다. 말풍선을 확대하여 뼈있는 말을 선사하며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나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다 표현하겠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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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WORLD OF EXPLODING MASS CUR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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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좋아하는 음악과 예술을 표현하는 것에도 거리낌 없이 표현하였다.

 

어지러운 시대상을 지나 물질적으로 풍요로웠던 60년대의 그는 그 당시 유행했던 재즈 음악도 무척이나 좋아했다. ‘레인댄스’라는 작품도 재즈와 연관 지어 표현하였고, 이 작품은 키스해링이 기획한 전시회 포스터이기도 하다.

 

앤디워홀과 여러 예술가와 함께 협업하여 작업하였고, 이는 유니세프기금을 모으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9.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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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일생을 돌아보면 큰 불화 없이, 이를테면 설사 비평을 듣더라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은 전부 표현했던 작가인 듯하다.

 

고급미술을 지향하던 사람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것을 제시함으로써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늘 예술은 소수를 위한 문화인지, 대중을 위한 문화인지를 고민했고, 그 결과로 일상의 평범한 소재를 활용하여 누구나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늘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한다.

 

“무엇이 예술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면 언제나 그의 답은 “정답과 법칙은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포스터가 주를 이루는 그의 작품에 대해 예술이냐 아니냐를 논한다고도 한다. 아직도 그의 작품은 크고 작은 논쟁을 불러일으키지만, 도슨트 심성아님의 설명을 들으며 그의 작품을 찬찬히 감상하며 그저 스쳐 지났던 ‘행복한 눈물’이라는 작품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도 그의 작품을 되돌아보며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순간을 마주한 것만으로도 로이 리히텐슈타인 그는 정말로 대중을 사랑한 훌륭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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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작품 중에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한 한글 포스터가 무척 인상 깊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포함한 다섯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포스터는 붓에 먹을 묻혀서 ‘다툴 경’의 한자를 붓형태 그대로를 재현한 뒤, 벤데이기법으로 모양의 변주를 주어 표현하였다. 팝아트의 거장이 우리나라의 큰 행사를 기념하여 이러한 작품을 남겼다는 것이 참 뜻깊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도슨트 심성아님의 설명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작품을 봤을 때와는 천지차이로 많은 걸 느끼게 하였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친절하고 유익한 설명은 그림을 이해하는 데 있어 너무 감사한 팁이었다.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이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감상하며 그가 풍기는 유니크하고 단단하며 진한 예술의 향기에 빠져들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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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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