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돌아보자. 그리고 행동하자. - 기후의 힘

글 입력 2021.11.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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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 년 전 지구는 현재와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모습뿐만 아니라 지구의 온도 역시, 지금과는 달랐다. 사실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했다.

 

지구과학을 잘 모르는 누군가라 할지라도 인간이 지구의 첫 생명체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인간이 지구에 등장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하지만 지구라는 행성은 보기보다 그리 평화롭지 않은 곳이어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 인간은 굉장히 다이나믹한 변화를 겪어야 했다. 책 <기후의 힘>은 그 변화들 중 '기후'를 키워드로 삼았다. 이 같은 기후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톺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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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발발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의 아젠다가 주목을 받았다. 단지 사람의 이동이 줄었을 뿐인데 본연의 모습을 서서히 되찾아가는 지구 환경을 보며, 그동안 인간이 환경에 가했던 해(害)가 상당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된 것이다. 물론 환경 보호의 아젠다는 그전부터 존재해 왔던 터라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처럼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분명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환경 보호가 더 이상 운동가들의 영역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 물건을 생산하는 방식부터 소비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투자를 함에 있어서도 자신의 소신을 반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대체 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는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이 지구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이에 대해 나 역시 더욱 예민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물티슈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거의 영혼의 단짝처럼 사용하던 물티슈의 위력을 알게 되고 조금이라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책 <기후의 힘>을 읽을 때에도 동물의 멸종을 다루고 있는 6장 <거대 동물이 갑자기 사라지다>을 인상 깊게 읽었다. 한때 지구상에 살았던 거대 동물들의 갑작스러운 멸종, 그 과정에 인간의 잔혹한 학살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1만 3000년 전 북아메리카의 클로비스 문화 형성과 뒤이은 대형 포유류들의 멸종은 과잉 살육 가설에 잘 들어맞는 사례다. 이전에 인간을 경험해 본 적이 없던 아메리카의 대형 포유류에게 시베리아에서 건너온 고대인은 매우 생소한 생명체였을 것이다. 대형 포유류가 신체적으로 연약해 보이는 인간들과 처음 맞닥뜨렸을 때 생존의 위협을 느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인간 도구를 활용할 줄 알았고 협동을 할 줄 알았다. 전략적 사고에 기반해 당시 생태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냥을 수행하던 사냥 전문가들이었다. (pp. 129)

 

기후가 온난해지며 빙기에 초지였던 지역이 숲으로 변해갔다. 그 결과 풀을 뜯어 먹고살았던 대형 초식 포유류들의 개체 수가 줄어들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들을 먹이로 삼았던 육식 포유류들 또한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는 가설도 존재한다. 대형동물의 멸종 원인을 기후 변화에서 찾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가 반복적으로 기후 변화를 겪었다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 특정 시기에 집중적으로 멸종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그리고 그 시기의 유일한 차이점이 인간이라면, 이는 그 의심에 불을 붙이게 된다.

 

아직도 무엇이 맞는 가설인가에 대한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일말의 여지라도 남아 있다면, 인간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사연이 들려오고 있다. '여섯 번째 대 멸종'은 미래가 아니다. 인간만이 지구 위의 생명체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손을 거친 결과에 우리는 항상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지구의 기후는 앞으로도 변화할 것이다. 지구의 주기를 고려하였을 때, 기후 변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지구의 주기를 고려한다 해도 지금의 상황은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에 있다. 지구의 기후가 너무도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물론 지구 온난화 역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영역이라 조심스럽긴 하다. 정말 인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냐부터 지구 온난화가 생각보다 치명적이지 않다에 이르기까지, 지구 온난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와 인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동물의 멸종에도 지구 온난화에도 인간의 존재는 분명 영향을 미쳤다. 나는 이것이 책 <기후의 힘>이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구상에 인간이 나타나면서부터, 어쩌면 지구는 굳이 겪지 않아도 될 과정을 겪고 있는지 모르겠다. 포유동물 중 가장 지성이 높은 존재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돌아보자. 그리고 행동하자. 문제를 만들었으면, 그 문제를 풀 수 있기 마련이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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