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 잘 지낼 수 있겠죠? - 함께라서 [도서]

글 입력 2021.11.2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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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라는 공간


 

신입사원에게 회사는 어려운 공간이다. 긴장한 상태에서 업무를 받아들고, 중요하고 급한 순서대로 일을 정리해 본다. 순서가 정해지고 본격적으로 키보드를 두들기기 전, 심호흡을 한다. 분명 단순하고 쉬운 일일 텐데, 사소한 것 하나하나 쉽지 않다. 업무 프로세스는 낯설고, 일을 처리할 때 물어보아야 할 담당자는 대체 누구인지, 어떤 시스템과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좀처럼 쉽지 않다.


일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건 따로 있다. 회사는 이전까지 경험해 본 집과 학교, 그 어느 공간과도 다른 독특한 규칙의 세계다. 직급에 따른 자리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호칭, 아직 낯설지만 그 공간 안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예의까지. 신입사원과 직속 상사, 팀장님은 서로에게 잘 적응하고, 함께 같은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사소한 말과 행동에서 오해가 생기곤 한다. 당연하게 지켜야 할 규칙을 따르지 않아서, 개인적인 영역을 침범해서, 다양한 이유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대학교를 막 졸업해 취업 준비를 하거나, 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주위 친구들을 보아도 마찬가지다. 이제 막 회사 생활을 시작한 세대는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우리에겐 불합리하고 과한 간섭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사소한 부분에서 감동과 의욕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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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리더의 위치에 오른 X세대와 중간 관리자 Y세대, 이제 막 회사에 들어선 Z세대가 한 자리에 모였다. 각자의 세대를 대표하는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세대가 같은 팀에서 일하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오해와 갈등, 그럼에도 함께할 방향을 모색하는 책을 만들었다.  <함께라서> 저자들이 말한 XYZ 세대가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생각을 한다


 

화자인 X, Y, Z는 서로 생각이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삶에서 직장이 지닌 의미와, 그에 따른 직장을 대하는 태도, 참된 리더와 좋은 후배의 전형까지 다르다. 어느 세대가 특별히 더 ‘꼰대’ 기질을 갖고 태어나거나, 날 때부터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건 아니다. 자라면서 겪은 정치적 사건과 사회문화적 배경은 필연적으로 개인의 가치관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끼친다. 이들이 자라난 배경을 보면서 또 한 번 이를 체감할 수 있었다.


X세대는 88올림픽이라는 빛나는 순간과 경제 호황기 속에서 자랐다. 희망찬 미래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연이어 무너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목격한다. 뒤이어 IMF라는 국가적 위기가 찾아온다. 다시 온 힘을 다해 국가의 성장곡선을 만들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고, 자주 회식도 하면서 회사와 함께하는 구성원들 속에서 강한 소속감과 로열티를 지니게 된다.


Y세대는 2002 한일 월드컵에 열광하고, <야인시대>와 같은 인기 드라마를 보기 위해 귀가를 서두르던 학창 시절을 보냈다. 즐거운 일들도 많았지만, 2007 세계 금융위기로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다. 힘들게 들어간 직장은 보수적인 분위기와 상명하복 문화가 만연했다. 최선을 다해 직장에 적응하던 그들은 자유로운 Z세대를 후배로 받기 시작했다. 중간 관리자로서 서로 다른 X세대와 Z세대 사이에서 화합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분주하다.

 

Z세대는 경쟁의 시대를 살았다. 하나의 분야에 탁월한 능력과 집중을 보이는 사람이 곧 인재가 된 시대에 나의 분야를 찾기 위해 분투했다. 낭만적일 것만 같았던 대학 생활도 쉽지 않았다. 저학년 때부터 취업 스펙을 쌓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나의 것은 나만이 챙길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의 것이 중요하고 소중한 만큼, 타인의 것도 그러하다는 생각으로 공정성과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각자의 예의를 지키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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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Y, Z세대는 자라면서 각기 다른 어려움을 겼고, 행복을 찾았다. 배경이 다르니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회사에서 함께하는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도 자연스레 달라진다. 팀장님, 부장님은 팀의 화합을 위해, 팀원에 대한 애정으로 회식을 추진하고, 개인적인 연애사와 회사 밖 시간을 묻는다. 어린 사원들은 사생활을 침해받는다 생각해 기분이 상하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해 용기 내 건의한 건 곧 예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함께라서>를 통해 각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로를 진심으로 싫어해서 갈등이 생기는 게 아니었다. 굳이 듣기 불쾌할 이야기를 하면서 괜히 신경을 건드리는 게 아니다. 각자 예의를 다르게 정의해서, 각자의 예의를 지키며 살고 있는 XYZ세대였다.


X세대에겐 딱딱한 동료를 넘어 친근한 선후배가 되어 일상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는 게 예의였다. Y세대에겐 윗사람에게 지켜야 할 것은 지키고, 아랫사람이 어려움을 겪을 때 먼저 도움을 주는 게 필요했다. Z세대에겐 상대가 부담스럽게 여길 질문은 삼가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X, Y, Z세대는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부족했던 것은 상대의 표면적인 말과 행동을 넘어, 그것이 나오게 된 배경을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었다. 바쁜 일에 치여서, 회사의 관습과 프로세스가 이미 굳어져서, 다양한 이유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우리가 함께하는 방법


 

<함께라서>는 X, Y, Z세대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일례로 회사와 함께 개인의 성장을 중요시하는 어린 세대에게 일할 원동력을 심어주고, 긍정적 미래를 상상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단계별 방안으로는 구체적으로 수행해야 할 업무의 내용과 기대효과를 말해주고, 이후엔 주기적으로 1:1 피드백을 주면서 독려하는 것이다. 리더가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뿐만 아니라, Y세대와 Z세대가 위 세대를 이해하고 잘 따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해 준다.


어쩌면 이상적이지만,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떠오르기도 한다. 처음부터 모든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조직의 구성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각 조직의 특성에 맞는 방법들을 하나씩 순서대로 적용해 나간다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결국 X세대와 Y세대, 그리고 Z세대는 실은 같은 마음임을 알고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더욱 성장해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바라고, 직장 동료들과 무탈하게 잘 지내면서,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할 수 있길 꿈꾸고 있다. <함께라서>의 말을 따라 한 단계씩 나아간다면, 꿈이 점점 더 가까워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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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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