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공간의 재해석, 보라매 공원의 미화원 쉼터 [공간]

건축으로 관계를 구축하기
글 입력 2021.10.0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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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한 지 10년이 넘은 도서관을 찾을 때면 1인씩 공간이 구별된 열람실이 아닌,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종합자료실로 향한다. 이유는 그저 천장이 높고 열려있는 공간이 집중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사실 천장이 높을수록 집중이 더 잘 된다는 이야기는 저명해서, 인테리어에도 많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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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프랑스 파리가 하수도 설치를 통해 전염병을 막을 수 있어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이야기처럼, 공간은 인간의 영역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유현준 건축가 역시 공간과 인간, 사회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학자이다.

 

본 글에서는 그의 건축물 중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에 위치한 보라매 공원에 설치된 미화원 쉼터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미화원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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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조선일보, 채민기 기자, "이 건물이 미화원 쉼터… 공공건축, 멋을 입다", 2018.03.08 

 

 

이 쉼터는 2017년, 35회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았던 건물로, 환경미화원들을 위한 휴식공간과 청소도구 창고이다. 기존에는 환경미화원을 위한 공간도 부족했고, 휴식을 취하거나 씻을 수 있는 곳도 없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유현준 건축사는 공원 안에 미화원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다.


건물은 복층으로 1층은 검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2층은 목재로 이루어졌다. 유현준 건축사무소가 제공한 글에 따르면 기존의 산책로를 방해하지 않는 것을 우선시로 고려했다고 한다. 따라서 1층은 통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러한 필로티를 위해 일반적으로 기둥을 세우는 것과 달리 1층에 검은 콘크리트를 2층을 지지하는 받침대로 사용하였다. 또 창고로 이용할 수 있어서 여러 측면에서 실용성을 높였다.


더불어 유현준 건축 설계사는 ‘인터렉티브 디자인’을 추구했다고 한다. 이 건물을 90도로 보면 목재보다 콘크리트가 많이 보이고, 곡선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시야가 분산되면서 목재가 점점 더 많이 보이게 된다. 즉 건물이 다른 두 가지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한쪽이 반원 형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찰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듯이, 공공기관의 성격을 지닌 건물들은 대부분 비슷한 디자인으로 설립된다. 그러나 이 건축물은 좋은 취지로 설립되었으면서도 특별한 구조와 주변 환경의 조화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또 유현준 건축사가 공간을 다루는 법이 남다른데, 그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영상을 찾게 되었다.

 

 


 

 

우선 그는 대학교수이자 스페이스 컨설팅그룹의 대표 건축가이다. 한 인터뷰에서 유현준 건축가는 우리 사회의 도시 공간 구조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현재 길거리만 보아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면 카페에 들어가야만 하는 것처럼, 돈이 많은 사람과 돈이 없는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구조가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는 사회 속 사람 간의 사회적 경계나 구별을 없애기 위해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건축가가 하는 일은 여러 사람이 어우러져서 함께 살 수 있는 ‘관계의 망’을 구축하는 거다.”

“그 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건축의 핵심이다.” 


즉 여러 사람과의 공존, 그 속에서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그의 건축 철학이다. 이처럼 건축의 본질적 의미를 관계 속 공존으로 바라보고,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바꾸어 보려 했던 그의 건축물을 통해 삶 속에서 예술을 느낄 수 있다.

 

 

* 참고자료

aurum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Rock & Branch 보라매 근로환경 개선시설

 

 

[심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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