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셜록과 크루엘라의 나라, 영국에 대하여 - 그러니까, 영국 [도서]

그래서 영국이 어떤 국가라구요?
글 입력 2021.07.2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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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우리는 오늘날 다양한 인물과 이야기를 통해 영국을 만난다. 영국은 때마다 새롭고 놀라운 한편, 고고해 보이기도 하는 문화적 배경으로 그들을 특별하게 보이도록 한다.

 

이 나라에서는 셰익스피어와 셜록, 해리포터가 탄생했고 최근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던 크루엘라의 나라이기도 하다. 그밖에도 권리장전과 같은 역사적 타이틀도 고루 갖추고 있어,  절대 지루하지 않았던 영국의 문화 전반에 관해 가볍게 훑기 좋은 책을 소개하려 한다.


우리가 한번쯤은 좋아했던 캐릭터들의 본고장에 대해 알아간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영국에 관해 모든 것을 책 한권으로 알 수는 없겠지만 간결하게 하나씩 짚어볼 수는 있다.

 

*

 

“여왕은 위로하고, 권력은 겸손하며, 개인은 자유롭다”

어느 지식 유목민의 영국 생활 이야기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에서 멀어져가는 영국, 우리는 ‘영국’이라는 나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스포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찬란했던 영국의 발자취와 역사가 오늘날의 영국 사회와 우리에게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짚어본다.

 

때로는 사소하지만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았던 영국을 좀 더 세세하게 만날 수 있다.




마거릿 대처, 영국의 작은 정부


 

마거릿 대처가 외쳤던 영국의 작은 정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빌리 엘리어트를 떠올리면 더 잘 알 수가 있다. 빌리는 영국의 탄광촌에서 발레리노를 꿈꾸던 아이로, 이 아이의 고향은 마거릿 대처의 보수 정책에 맞서 탄광 노동자들이 노동 조합을 결성해 해고반대 시위를 벌이돈 곳이었다.

 

영화는 빌리의 가족이 탄광촌에서 일을 하고 있었기에 노동자의 시점에서 비춰지지만, 대처의 정책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영국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난이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없다면, 가난이 개인의 책임이든 국가의 책임이든 상관없이 가난하지 않은 나는 책임에서 자유로워진다. 예산 편성보다 더 선행하는 복지의 조건은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다. 그것이 없다면, 복지는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 영국은 복지 예산은 없을지 모르지만, 공동체의 책임이라는 인식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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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은 모두의 것이므로 가난한 국민들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가난을 하는 데에 영국 정부는 복지에 많은 예산을 할당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공동체의 책임이 반드시 정부의 복지로 실현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의 작은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되, 통제하고 군림하지 않으려 한다. 대처리즘을 완전히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인 필자에게는 조금 생소한 작은 정부의 개념이 대처와 같은 지도자도 낳은 것이다.

 

국가의 대외적 이익을 국민의 이익보다 중시한 정책 기조가 아니냐 반박할 수도 있겠으나, 대처는 '작은 정부' 프레임 안에서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 국민의 영원한 위로


 

영국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가 바로 왕실이다. 입헌군주제 국가로서 영국의 왕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만 있는 것은 아니나, 상당 수의 국민으로부터 왕실은 존경받고 사랑받고 있다. 그러면 통치하지 않는 군주의 필요가 무엇이길래 존치할 수 있느냐고 왕실이 없는 국가의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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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은 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한 로열패밀리를 사랑할까? 이에 대한 질문에 어느 20대 젊은 영국 여성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사랑한다기보다는 보고 싶다는 말이 더 적합할 거예요. 그들을 볼 때마다 왠지 나 자신이 격조와 품격이 있어 보이는 느낌을 받거든요. 여왕이나 왕실로 인해 우리가 통합되어 있음을 느끼죠. 여왕이 없다면 우리는 외롭다고 느낄 거예요. 실제로 여왕이 없는 나라를 볼 때, 저들은 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게 됩니다.”

 

- 본문 중에서

 

 

왕실이 있는 나라의 국민과 왕이 없는 역사에 태어난 지금 대한민국의 나와는 상당히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갖곡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 군주이나, 실질적인 정권을 갖는 것 이외에 왕실의 역할이 분명히 있기에 위와 같은 반응도 나오는 것이다.

 

재난을 겪을 때에 국민의 눈물을 닦아줄 손이 하나 더 있는 것인데, 이 손은 아주 우아한 장갑을 끼고 있을 뿐더러 진심으로 온기를 전해준다. 이 비유가 정확할지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입지를 위해 때에 따라 필요한 말을 출력하는 정치인과는 다른, 신뢰하고 의지할 곳이 생긴다면 국민 정서가 안정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존 왕, 겸손한 권력의 성문화


 

영국의 이러한 정서를 거슬러 올라가면 1215년의 존 왕이 있다. 마그나 카르타라고도 불리는 권리장전은 바로 이 존 왕에 의해 승인되었다. 마그나 카르타는 왕이 할 수 없는 것들을 명문화하여 왕의 권한을 제도적으로 제한한 최초의 문서로 종교의 자유, 사유재산권 보장, 그리고 종교인 비과세 등이 기록되어있다.


당시는 중세시대로 왕권이 신에 의해 부여되었다는 왕권신수설 하에, 교황은 신의 대리인으로서 마그나카르타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신이 주신 왕권을 귀족들이 제한하고자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족들 또한 성직자 및 교황 세력에 맞서 입지를 지키려했고 마그나 카르타 정신은 계속해서 살아남아 영국의 정치,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외에도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이야기, 영국과 프랑스의 관계, 경제 및 종교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쉽게 쓰여 있어 부담없이 잘 읽을 수 있었다. 저자 개인의 경험에 의한 기술도 있었겠지만, 몰랐던 사실들을 점하고 나니 영국에 관한 인상과 인식의 기원을 알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머리에 남는 물음들이 있지만, 어딘가에서 영국을 마주칠 때마다 하나씩 궁금증이 풀리리라 기대하며, 셜록과 해리포터의 나라에 대해 계속해서 호기심을 가져보아야겠다.



*

 

유쾌하고 사소한 영국 인문학 여행

그러니까, 영국


지은이 윤영호

 

판형 152×225

 

페이지 296쪽

 

정가 17,000원

 

발행일 2021년 7월 2일

 

분야 인문교양/문화/세계사

 

ISBN 979-11-88719-12-9 (03920)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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