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금욕의 줄다리기, 플리백 시즌 2

It will pass (지나갈거니 걱정말아요)
글 입력 2021.06.2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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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드라마를 굉장히 즐겨보는 내가 넷플릭스, 왓챠의 모든 구석을 다 경험해봤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우연히 아마존 프라임을 구독하며 플리백을 만났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그 이상을 뛰어넘는다는 말처럼 보고 난 후 상상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드라마였다. 플리백은 아마존 프라임에서 현재까지 방영된 시즌2까지 모두 볼 수 있고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인 피비 월러브리지가 직접 각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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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백은 영국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더럽거나 불편함을 자아내는 사람이나 동물을 뜻한다. 제목플리백은 다름 아니라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암시한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겪는 가족문제, 성적 문제, 욕망과 갈등까지 균형 있고 솔직하게 다루며 시청자들이 그녀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표현한다.


주인공과 가족들은 재혼을 하게 된 아버지와 대모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한데 모여 식사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때 아버지 부부, 주인공, 주인공의 여동생인 클레어, 클레어의 남편 마틴이 한 가족이고 그들은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이다. 아버지는 부인이 죽고나서 부인의 친구였던 대모와 재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식사에 그들의 혼례를 집행하게 될 신부도 초대한다. 가족들은 서로를 듣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바쁘다. 이때 가족 내에서도 늘 외로움을 느꼈던 주인공에게 신부는 가족구성원들보다도 먼저 말을 건네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식사 중 주인공과 오래전부터 사이가 좋지 않던 마틴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고 그녀를 마지막까지 챙겨준 신부가 도움이 필요하면 성당에 오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삶으로 그녀를 초대한다. 신부에게 호감이 생긴 주인공은 성당에 가서 신부와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금욕을 지켜야 하는 신부이지만 욕도 하고 예상치 못한 매력을 가진 그에게 빠지게 되고 서로를 향한 호감은 사랑으로 천천히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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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벽


 

드라마에서 가장 특이하고 눈에 띄는 설정은 주인공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제4의 벽을 가진다는 점이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이따금씩 카메라를 쳐다보며 그녀의 생각을 이야기해주곤 한다. 다음에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주인공의 생각과 감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드라마는 한 층 더 흥미진진 해진다.

 

그녀만의 작은 비밀친구 역할을 하는 제4의 벽을 다른 인물들은 눈치 채지 못한다. 그러나 아무도 감지하지 못했던 이 벽을 신부가 인식하게 된다. 이야기가 진행되며 신부는 잠시 자신만의 세상으로 떠난 것 같은 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유를 묻는다. 이런 깨달음은 정점에 도달해 신부가 그녀의 제4의 벽인 카메라를 쳐다보고 소리치는 상황까지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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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브리지는 신부가 제4의 벽을 깰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신부는 사랑을 느끼는 대상인 주인공과 하느님과 지켜야 하는 약속인 금욕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겪기 때문에 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두 등장인물들 각자 자신을 설명해야 하는 제4의 벽과 하느님의 존재에 의해 감시를 당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서로를 공감할 수 있고 나아가 신부가 그녀의 카메라 친구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욕의 신부


 

플리백 시즌2의 인기를 급부상을 시킨 인물인 신부는 아일랜드 배우인 앤드류 스캇이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앤드류 스캇은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아일랜드 배우인데 처음 알게 된 것은 영국드라마 셜록홈즈를 통해서이다. 스캇은 최대 악인인 짐 모리아티를 연기한다. 셜록 홈즈가 가장 큰 시련을 겪도록 한 사이코패스 연기를 통해 수많은 팬들을 모았다. 빌리 아일리쉬의 노래의 영감이 되기도 한 명대사인 “You should see me in a crown”을 말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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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 you should see me in a crown"- Jim Moriarty

 


플리백 시즌2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 일명 “hot priest” (섹시한 신부님)라는 별명까지 얻은 이 등장인물의 매력은 무엇인가?

 

드라마를 시청한 당사자로서는 고개를 그저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신부인데 섹시하다니 글을 읽는 독자들이 느낄 아이러니를 저자는 이해한다. 그는 전형적인 신부의 틀에서 벗어나 욕도 하고 화를 내며 술까지 마시는 “멋진” 신부이다. 이해심이 넘치고 늘 인내를 할 것만 같은 신부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드러내며 실수도 하는 신부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명장면으로 꼽히는 “Kneel” (무릎 꿇어라) 장면은 신성한 교회 음악과 함께 사랑과 금욕의 줄다리기를 하던 신부가 선을 넘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인생의 슬럼프를 마주한 그녀가 울며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서있던 신부는 고해성사실에서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던 주인공에게 안쓰러움과 사랑을 느낀다. 그는 그녀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하고 그녀를 마주하며 자신도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춘다. 주인공이 무릎을 꿇는 행동은 자신이 감정적으로 가장 연약한 상태에 도달했고 신부만이 의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여기서 신부 또한 함께 무릎을 꿇으며 그 자신도 연약함을 인정했고 자신 또한 사랑을 느낀다는 것을 소리 없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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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eel"

 

 

주인공은 시즌2의 끝에서 제4의 벽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게 된다. 우리 모두 마음에 있는 제4의 벽이자 묵혀 두고 싶은 그 감정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플리백을 보며 분명 연약하고 상처가 많은 사람이지만 이를 인정하며 자신을 위해 성장하는 주체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대견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 드라마의 달콤 씁쓸 한 맛은 시즌 2로 종영하며 더 이상 맛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마음의 한 켠에 숨겨둔 나의 제4의 벽을 깰 수 있다는 희망이 주어졌기 때문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플리백을 보낼 수 있었다.

 

용기와 웃음을 선사해준 플리백이여, 고마웠습니다.

 

 

[임민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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