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기계발서에 깃든 '프랑스다움' - 노력의 기쁨과 슬픔 [도서]

글 입력 2021.05.2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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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대학에서 몇 국가의 음식문화를 배웠다. 중국에서는 음식을 남기는 게 좋은 의미라던가, 독일에서는 감자를 밥처럼 먹는다던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단연 프랑스다. 프랑스에서는 식사를 무려 3시간이나 한단다. 행사나 이벤트 현장에서 일하면 밥 한 끼를 제대로 확보하기도 힘든데. 프랑스의 모든 직장이 식사 시간으로 3시간을 명시하는 건 아닐 테지만, 그 나라의 전반적인 경향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대체 세 시간 동안 무얼 하는가.


특별할 것 없다. 그저 음식을 음미하고, 대화를 나눈다. 신체의 모든 감각을 열어 천천히 맛보고, 이런저런 말들을 주고받다 보니 그만큼의 시간이 흐른다. 이러한 배경을 고려하면 저자가 그토록 프랑스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가 이해 간다.


모든 면은 장단점이 있다. 한때 유럽여행을 준비하면서 느림의 악몽을 익히 들었다. 기차나 열차 시간이 30분 안팎으로 늦춰지는 건 기본, 취소되는 일도 심심찮게 생긴단다. 특히 프랑스가 심하다는 말을 듣고 단번에 여행 루트에서 제외했다. `프랑스는 절대 안 가야지.` 다짐이 무색할 정도로 코로나가 끝나면 프랑스를 가고 싶어졌다. 저자가 말한 `프랑스다움`이 나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제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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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기록해 두는 편은 아니지만, 리뷰를 써야 할 땐 내용 일부를 찍어두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나를 위한 사진을 남긴 적 없다. 그만큼 기억해두고 싶은 말이 많았다. 책 표지를 넘길 때부터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보통 읽는 둥 마는 둥 가볍게 넘기는 서문부터 꼼꼼히 챙겨봤으니.


`때로는 노력이 무용할 뿐만 아니라 비생산적이다`. 읽을 수밖에 없는 제목이긴 했다. 노력을 열정으로 인지하는 건 전 세계 어디나 그럴 테지만, 한국은 유난히 열정의 `크기`로 받아들인다. 잠을 줄여가며, 자투리 시간을 쪼개며, 한 자리에 꼿꼿하게 앉아 오랜 시간 버티는 것이 `수험공부`라 부르니 말이다. 영화 <위플래쉬> 후기를 보면, 지도자의 폭언과 폭력쯤은 주인공의 잠재력을 이끌었다는 결과로 무마한다. 성공할 수 있다면 저 정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저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거다.


무언가를 단언하는 것, 특히 어떤 방법을 단언하는 건 강력한 만큼 위험하다. 한때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어떤 일이든 꾸준히 10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책이 인기였다. 저자는 이를 반박한다. 간절한 바람은, 치열한 노력은, 부담한 애씀은 언젠가 보상받는다는 환상이라며. 우리도 은연중에 알지 않는가. 지금부터 십 년 동안 최고의 레슨을 받으며 연습한다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가?


`-되기`는 가능보다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노력은 다 때려치우고 손 놓고 있으란 말인가? 물론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포인트는 `애쓰지 않음`에 있다. 무언가를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거창한 포부를 품으면 큰 그림을 보기 어려워진다. 설정한 목표 딱 하나만이 의미를 지닌 것처럼 삶을 영위하기 쉽다. 오로지 하나가 삶의 행복과 성공, 의미를 결정한다면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간다. 움직임은 부자연스럽고, 한 걸음 떼기까지 고심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큰 꿈을 꾼다 → 작은 실행을 옮긴다 → 의구심을 품는다(겨우 이걸로 될까?) → 생각이 많아진다 → 멈춘다 → 다른 방법을 찾는다 → 실행한다 → 걱정한다 → 멈춘다

 

 

낯익은 메커니즘 아닌가. 목표를 크게 잡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목표를 한 번 잡고 나면 그 목표를 잊기를 바란다. 욕망은 힘이 세다.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우리를 옭아매는 족쇄다. 정말 하고 싶어서 되려 하지 못한다. 애쓰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움, 용기, 즐거움은 사라지고 공포에 쫓겨 생각만 늘어나는 탓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을 사려 깊고, 지식이 풍부하고,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여긴다. 생각에도 종류가 있다고 본다. 무언가를 하기 전에 혹은 저지른 후에 끝없이 그 일을 고심하는 건 망설임이다. 사전조사를 빌미로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의 환경을 고려하고, 자신의 주변인을 염려한다. `현실`이라는 이름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다지만, 현실을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실체 대신 몸집이 큰 두려움과 불안, 즉 허상을 상대한다.


같은 말을 다르게 몇 번씩 강조했다. 이게 책에서 말하는 전부다. 심사숙고의 그럴싸함에 속지 말 것. 행동이 연속되어야 현재에 산다는 것.


언젠가 이런 경험을 했다. 내가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종일 떠올렸다. 화가 나고, 억울하고, 짜증 났다. 생각은 하면 할수록 극에 다다른다. 시야가 좁아지면서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대개 부정적인 결론이다. 당연하다. 추측은 불안하고, 불안함은 두렵고, 두려움은 두렵다. 표범의 표적이 된 사슴이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리듯이 불안에 쫓기는 사람은 확실하고도 분명한 한 가지를 생각한다. 나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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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마 시절을 떠올려보자. 네 발 자전거에서 보조바퀴를 떼고 두 발 자전거를 타려 할 때 적어도 한 번은 실패했다. 성공은 늘 실패 다음이다. 이 당연한 순서를 우리는 쉽게 잊는다. 실패를 끝이라고 여긴다.


앞서 말했듯 무언가를 완벽하게 잘 해내려고 하면 일을 망칠 가능성이 커진다. 편한 마음으로 발을 내디디면, 자연스러워진다. 그래서 책은 편안한 자세를 강조한다. 과하게 힘이 들어간 어깨나 경직된 얼굴 말고, 나에게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하며 호흡에 집중하라는 거다. 이건 요즘 말하는 `마음 챙김`과 비슷하다. 생각이 떠오르면 `왜`라는 질문으로 생각을 붙잡지 말고, 그냥 떠오르면 떠오르는 대로 두라는 의미다.


생각 자체는 자연스럽다. `의식의 흐름`이라고들 하지 않는가. 어떤 것이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다른 무언가가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이를 끝없이 반복할 뿐이다. 괴로운 생각도, 무서운 생각도, 강박과 강압을 넣지 않는다면 사라진다.


노력도 생각과 비슷하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고 꽉 쥐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긴다. 지금 잠시 놓는다고 해서 여태 쌓아온 것이 없어지지 않는다. 그대로 있다. 그러니 편한 자세로, 가벼운 마음으로, 행동의 실천을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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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말이 있다. 이전에도, 지금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 이유가 바뀌었다. 원래는 운, 타이밍 등 외부 요인이 존재하기에 노력과 결과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지금은 `열심히`에 포인트를 짚고 싶다. 열심은 열정이 아니다. `해야 한다`는 강박에 자신을 내모는 건 늘 한계에 부딪힌다. 사람은 단순하다. 재밌는 건 무아지경에 빠지지만, 재미 없는 건 금세 흥미를 잃고 억지가 된다. 그러니 저 말은 `즐길 수 있어야 결과가 이어진다.` 쯤이 될까.


책에서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 자세히 설명하니 직접 살펴보는 게 좋겠다. 모든 창작물이 그러하듯 이 책도 늘어지는 구간이 있지만, 딱히 거슬리지 않았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큰 공감했나 보다.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 매 순간 애쓰는 나 자신이 버거운 사람들, 삶의 재미를 찾아보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버팀은 끝을 기다리지만,

즐거움은 끝을 기다리지 않는다."

 

 

[박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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