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DAY6 - The Book of Us : Negentropy - 보이지 않아도 언제나 승리하는 사랑 [음악]

DAY6가 노래하는 믿음직스러운 사랑 'Chaos swallowed up in love'
글 입력 2021.04.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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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 DAY6가 7번째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은 건강상 이유로 휴식기를 가졌던 성진(리더, 기타, 보컬), 제이(리드기타, 보컬)가 함께 참여한 오랜만의 완전체 앨범이라는 점, DAY6가 지난 2019년 여름부터 발매해 온 'The Book of Us'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팬들에게도, 멤버들에게도 의미가 크다.

 

'The Book of Us' 시리즈는 '관계'에 대해 노래한다. 미니 5집 'The Book of Us : Gravity'에서는 서로를 향한 이끌림, 즉 관계의 시작을, 정규 3집 'The Book of Us : Entropy'에서는 물리학에서 무질서도를 뜻하는 '엔트로피'를 통해 사랑이 시작될 때의 혼란과 변화를 다뤘다. 이후 2020년 미니 6집 'The Book of Us : The Demon'에서는 가상의 'Demon'이 에너지를 불균형하게 만든다는 '맥스웰의 도깨비'를 이용하여 감정의 파도와 사랑이 떠나려 할 때의 아픔을 감정적인 멜로디로 그려냈다.

 

이어지는 시리즈는 5인의 DAY6가 아닌 3인(영케이, 원필, 도운)의 유닛, 'Even of Day'의 앨범이다. 그들은 'The Book of Us : Gluon - Nothing can tear us apart'에서 강한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글루온'을 이용해 어두운 밤이 지나고 찾아올 밝은 날을 기다리며 또 다른 한 페이지를 기록했고, 마침내 2021년, 완전체로 돌아온 'The Book of Us : Negentropy - Chaos swallowed up in love'에서 음 엔트로피인 '네겐트로피'로 사랑의 완성을 이뤄냈다. 앨범 발매마다 공개된 Film 영상을 확인하면, 해당 시리즈에서 DAY6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DAY6 [The Book of Us]  Prologue Film

 

DAY6 [The Book of Us] Epilogue Film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린 관계는 서로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이 늘 그렇듯 'Sweet Chaos'를 야기했다. 상대에 의해 변해 가는 자신이 혼란스럽지만, 그 변화가 싫지만은 않은 미묘한 감정. 'Zombie'가 된 듯 하루하루가 똑같은 고된 삶과 사랑 사이에서 고통을 느끼다가도 서로에게서 작은 희망을 발견하고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 함께하기로 한 그들은 마침내 방황을 멈추고 'You Make Me'라며 사랑을 고백한다.

 

DAY6가 말하는 사랑은 매우 믿음직스럽다. 온갖 상황의 'Demon'을 이겨낸 사랑을 그들이 직접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3인으로만 활동했던 지난 유닛 활동에서도, 리더 성진의 입대로 인해 이번 앨범의 완전체 활동이 불가능했을 때도 그들은 늘 같은 자리에서 '믿듣데(믿고 듣는 데이식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번 앨범은 총 7개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번 트랙부터 순차적으로 들었을 때 튀는 부분이 전혀 없다. 전작 'The Book of Us : Gluon - Nothing can tear us apart'는 인트로, 인털루드, 아웃트로의 구성을 이용해 사랑을 찾아 떠나는 그들의 여정을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풀어냈다면, 이번 앨범은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여러 상황을 상상하며 만들어진 앨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겹치는 내용이나 느낌이 없고, 밴드의 락사운드를 강조함과 동시에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정도로 대중성을 확보한 것도 이번 앨범의 특징이다. 멤버들이 직접 곡 작업을 하는 것을 증명하듯, 시리즈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갈수록 점점 솔직해지는 가사에 주목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요소다.

 

 

 

1. everyday we fight


 

 

 

Let's fight

아픔은 잠깐이겠지만

우린 더 단단해져

It's fine

있는 힘껏 털어낸 순간

가까워지는 우릴 느껴

꾸밈없는 모습이 좋아

That's how we love

 

 

'The Book of Us' 시리즈 마지막 앨범으로서의 메시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곡은 1번 트랙, 'everyday we fight'다. 이 노래는 트랙 리스트가 공개되었을 때부터 특이한 제목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었다. '연인이 다투는 내용일까?', '힘든 현실과 맞서는 내용일까?' 등 많은 추측이 있었지만 발매된 노래가 전하는 내용은 '싸워도 더 단단해지는 관계'였다. 관계의 상승과 하락을 달려 도착한 'The Book of Us' 시리즈의 마지막 페이지에 걸맞은 크기의 믿음이다.

 

빠르지 않지만 리듬감 있게 변주되는 드럼 비트와 가사 사이사이 등장하는 감탄사 효과음이 듣는 재미를 더하고, 후렴구는 어딘가 웅장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후렴이 끝날 때 흘러나오는 멜로디가 따뜻한 느낌을 더한다. 기타가 빠지고 베이스, 전자 드럼, 건반 및 신디사이저로 사운드를 채웠던 'Even of Day' 활동으로 다져 온 적절한 전자음 이용실력도 돋보인다. 곡의 마지막에 '땡!'하고 공(gong)이 울리면, 우린 이제 완벽한 사랑을 노래할 준비가 되었다.

 

 

 

2. You Make Me


 

 

 

붙잡아 줘

살아 있다는 게

두렵고 버겁긴 하지만

견딜 수 있어

오로지 너의 그 사랑이 있다면

 

 

타이틀곡답게, DAY6의 벅차오르는 감성이 최대한으로 발현되었다. 특유의 락사운드를 살리면서도 세련미를 더했다. DAY6의 곡들은 대부분 높은 음역대를 자랑하는데, 이번 타이틀곡 역시 특히 후렴구 음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 탄탄히 다져온 멤버들의 실력을 증명하듯, 1절은 원필과 영케이가, 2절은 제이가 담당하고 브릿지에서는 성진이 단단한 발성으로 받쳐 준다. 또 다른 리스닝 포인트는 브릿지 마지막을 장식하는 원필의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보컬 실력, 이어지는 화려한 애드리브. 마지막에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곡을 꽉 차게 채워주고 나서야, 진심을 가득 담은 그들의 고백이 완성된다.

 

 

 

3. Healer


 

 

 

느닷없이 풀 죽은 목소리로

너에게 전화하면

너는 물어봐 주지

무슨 일인 건지

난 괜찮은 건지

그거면 난 충분해

 

 

'힐러', 혹은 '만병통치약'같은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노래. 경쾌한 비트가 마치 게임에 나올 듯한 느낌을 준다. '너만 있으면 괜찮아'라며 솔직하게 고백하는 귀여운 가사를 듣다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이 노래의 포인트는 바로 '행복한가요 (Check) 행복할 건가요 (Check)', '사랑하나요 (Yes) 사랑할 건가요 (Yes)'라며 다 함께 문진표를 체크하는 시간. '힐러'의 컨셉을 그대로 담은 재미있는 가사를 보는 재미가 있다. 브릿지의 떼창까지 하고 나면 입가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떠올라 있을 것이다.

 

 

 

4. 둘도 아닌 하나


 

 

 

걱정하지 마

이건 네 거야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야

너의 두 손 꼭 잡은 채로

놓지 말아 줘 You

 

 

노래를 틀자마자 바로 귀에 속삭이는 'Beautiful Beautiful Beautiful'. 작사를 맡은 영케이는 박자에 맞추어 이 세 음절을 먼저 채우고, '뭐가 아름다울까'라는 생각으로 가사를 전개해 나갔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레트로한 알앤비 팝 느낌이 강하고, 귀를 기울여 보면 이 분위기에 맞추어 손으로 내는 '딱딱' 소리가 들어가 있다.

 

브릿지에서 점점 고조되는 기타 사운드를 넘어 마지막 후렴까지 지나면, 다 함께 사랑을 노래해야 할 것 같은 떼창 부분도 등장한다. 붉게 물들어 가는 노을을 보며 힐링하고 싶은 저녁에는 4번 트랙을 추천한다.

 

 

 

5. 구름 위에서


 

 

 

그 무엇보다도 더 빠르게

구름을 가르며 힘차게

날아 보렴 자유롭게

 

 

작사에 참여한 제이는 실제로 오래전 많이 아파 떠나보내야 했던 친구를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고 밝혔다. 전주에서 느껴지는 바닷바람 내음과 진솔한 가사는 듣는 사람들도 곡에 쉽게 몰입하게 만든다.

 

그러나 제이가 "아프기만 했던 기억들을 행복한 추억들로, 생각의 각도를 바꾸는 과정을 그려낸 곡이다"라고 말했듯 곡은 마냥 슬프거나 우울하지만은 않다. 구름 위에 있을 친구의 자유로운 비행과 행복한 모습을 그리며 전하는 담담한 메시지는 함께 했던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잔잔한 미소를 자아낸다.

 

 

 

6. 무적 (ONE)


 

 

 

어떤 엔딩이라도

너와 나라면

뭐가 되든 상관없어

제아무리 길이 험하다 해도

그 어떤 것도

상처 하나 낼 수 없어

 

 

리듬감이 돋보이는 도입으로 시작해서, 마치 달려나가는 듯 고조되는 강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후렴구에서 입을 모아 소리치는 부분은 곡에서 전하는 '무적'의 느낌을 더욱 강하게 한다. 인트로의 미니멀한 비트는 앞으로 곡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이어지는 곡의 다채로운 구성이 듣는 사람을 놀라게 하며 드럼과 신디사이저를 이용해서 계속 바뀌는 리듬이 곡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7. 우리 앞으로 더 사랑하자


 

 

 

잔잔하지만은 않은 우리였지만

그만큼 뜨거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괜찮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가 틀렸어

 

흔들릴 대로 흔들리고 있던 거야

그만큼 차가워지고 있었던 거야

아직 괜찮았으면 좋겠어 나에게

다시 기회를 줘

 

 

DAY6의 마지막 페이지는 '우리 앞으로 더 사랑하자'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브릿지 부분에는 곡의 내용이 축약되어 담겨있다. 2절의 막바지, 일렉 기타 사운드로 고조된 감정에 이어지는 화음 구간은 꾹꾹 눌러 담은 이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DAY6는 그렇게 끝까지 사랑을 노래했다.

 

*

 

하늘의 구름이 먼지에 가려지고, 햇살조차 매연에 가로막히는 도시에서는 별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도시에 별이 뜨지 않는 것은 아니듯, 어지럽고 힘들고, 지친 일상 속에서는 사랑의 존재를 잊기 쉽다.

 

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 DAY6는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의 모든 순간에 잊고 있던 사랑을 심어 주었다. 'The Book of Us'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완성한 앞으로의 DAY6는 또 어떤 순간의 어떤 감정을 우리에게 선물해 줄지, 벌써 다음 앨범이 기대된다. 늘 모든 엔딩은 새로운 시작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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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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