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든 꿈은 존중받아야 하니까, 김윤아 - 꿈 [음악]

글 입력 2021.04.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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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선발되면서 언젠가 꼭 꿈에 관한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고, 매주 머리를 싸매며 고민한 글감 후보 가운데 늘 ‘꿈’은 굳건히 자리했다. 그런데도 여태 쓰지 않았던 이유는 그만큼 소중한 글감이었기에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잘 쓰고 싶은 마음 안에는 어느 주제와 연관시켜야 가장 적절한가에 대한 고민과 어떤 내용으로 풀어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존재했다.

 

막연히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로만 도배하긴 싫었고, 그렇다고 현실은 이러니 헛된 꿈은 접으라거나 우리가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 사회를 비판하기도 싫었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러웠고 2개월이 지나가는 지금에서야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담을 수 있었다. 이 글이 ‘좋은’이나 ‘잘’이라는 수식어와 짝꿍처럼 이루어지는 글이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한 명이라도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

 

*

 

나의 재생 목록은 늘 100여 곡의 노래가 자리하고, 그 안에서도 한순간 꽂혀 주구장창 듣는 노래와 가끔이지만 꾸준히 듣는 노래가 있다. 그러다 일정 기간이 지나버리면 한 번씩 물갈이를 하곤 한다. 평소와 다름없이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 버린 재생 목록에 변화를 주고자 음원 사이트를 둘러보던 중, 김윤아의 ‘꿈’이라는 곡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꿈’이란 희망이자 미련이었고, 사랑이자 고통이었다. 그렇기에 부연설명이나 비유 없이 간결하게 ‘꿈’이라는 한 글자로 표현된 이 곡은 내 손가락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늘 노래와 처음 마주하는 순간에는 가사와 함께 감상하고 작사/작곡가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노래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이 메시지를 누가 작성 했는지를 알기 위함에서 비롯된 하나의 루틴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곡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얼마 안 가 작사/작곡가는 잊어버리고 가사만 기억하는 일이 대다수였다.

 

노래/작사/작곡에 김윤아라는 이름이 적혀있는 걸 확인하고 한 번의 재생이 완전히 끝나고 난 뒤, 그녀가 이 곡을 불렀던 영상과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한 영상을 무작정 찾아보았다.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녀가 말하는 메시지에 공감과 위로를 얻었고, 마지막에는 드디어 글을 쓸 수 있다는 희열감이 일었다.

 

 

 

김윤아 - 꿈



 

 

때로 너의 꿈은

가장 무거운 짐이 되지

괴로워도 벗어 둘 수 없는 굴레

너의 꿈은

때로 비길 데 없는 위안

외로워도 다시 걷게 해 주는

 

 

도입부의 가사부터가 참 직설적이다. 꿈꾸는 사람들이 늘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이야기. 자신의 꿈이 주는 모순이자 때로는 비참한 현실 말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꿈이 있다고 일반화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인생을 살아감에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속 깊이 소중한 꿈이 자리 잡았던 순간이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꿈은 신기하고도 강력한 힘을 가졌다. 어떨 땐 절대적이기도 하다. 꿈을 꾼다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을 한없이 밝게 비추다가도, 툭 건들면 와르르 무너질 것처럼 약한 존재로 전락시키곤 한다. 어쩌면 가장 강한 사람도 가장 약한 사람도 꿈꾸는 사람이지 않을까.

 

 

 

간절함과 노력만으로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간절히

원하는 건 이뤄진다고

이룬 이들은 웃으며 말하지

마치 너의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

:

간절하게 원한다면 모두

이뤄질 거라 말하지 마

마치 나의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

 

 

김윤아가 한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에게 행복에 관한 강연을 하며 꿈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사회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하나같이 ‘내 성공의 비결은 노력이야. 난 누구보다 간절했고 노력했어. 너도 나처럼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어.’라는 답변을 내놓는다고 한다. 물론 그들이 쏟았던 노력을 폄하할 순 없지만, 간절함과 노력만으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은 마치 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라고.

 

위의 말대로라면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간절하지 않거나 노력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말이 되는데, 이는 도저히 내 머리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바이다. 간절함과 노력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밑바탕 같은 거지, 결코 가장 주된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간절함과 노력만으로 꿈이 이루어진다면 꿈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아마도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가지는 고민거리 중 하나가 바로 꿈과 현실일 것이다. 꿈을 좇아가고 싶다가도 단단히 버티고 있는 현실이란 벽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감히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그들에게 있어 꿈은 버릴 수 없이 애처로워 가장 무거운 짐이 되어 돌아오고, 나를 고통스럽게 하다가도 가장 큰 위안을 주는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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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꿈은 존중받아야 하니까


 

꿈이라는 것은 연령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일말의 자극을 선사한다. 어린아이에게는 반짝임을, 학생에게는 뚜렷한 희망을, 청년에게는 놓을 수 없는 미련을, 그리고 세월의 흐름 속에 뒤섞여 살아가는 어른들에게는 젊은 날의 두근거림을. 이것이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꿈이라는 소재가 미디어에서 꾸준히 다뤄지는 이유일 것이다. 이것만큼은 모두에게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으니까. 특히나 ‘꿈포세대’라는 단어가 새롭게 등장한 요즘은 더더욱 말이다.

 

그런데 미디어에서 다루는 꿈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역경을 이겨낸 뒤 성공한 이야기들로만 가득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더니 꿈을 이룰 수 있었어.’ 라던가 ‘잘 다니던 대기업 때려치우고 내 꿈을 향해 도전했더니 성공할 수 있었어.’ 등의 이야기들, 동시에 1+1세트처럼 뒤따라오는 ‘그러니 너도 날 따라해. 간절히 원한다면 도전해야지.’라는 말.

 

사실 마냥 어릴 때는 저들이 했던 행동과 말들이 너무도 멋있어 보였고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믿었다. 아니, 적어도 20대 초반까지는 그랬던 것 같다. 과감한 용기와 노력이 주는 빛은 눈 부셨고, 꿈을 이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모든 걸 이룬 사람 같았으니까. 반대로 과감한 용기와 노력이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시선이 향했던 것 같다.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포기를 하네, 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물론 그 부정적인 시선의 끝에는 나도 포함이었다.

 

뚜렷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그들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뿐이라고. 김윤아가 주장한 바와 마찬가지로 꿈을 이룬 사람들의 과감한 용기와 노력에는 정말 큰 박수를 보내지만, 그렇다고 해서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을 간절함과 노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단정 짓지 않았으면 한다. 꿈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지만 변화가 일어난다는 건 그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니 그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길 바란다. 그것마저 부정해버린다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행위이지 않은가.

 

이 생각의 전환이 타인의 말에서부터 시작된 건지 자신을 위안하기 위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꿈의 크기를 재는 습관은 떨쳐낸 듯하다. 그러니까, 꿈을 이룬 사람들은 꿈의 크기가 커서 그에 따른 간절함과 노력으로 마침내 이루었고,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꿈의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간절함과 노력의 부족함으로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가 저마다 다른 모양의 꿈을 가졌을지라도 그 크기는 전부 똑같다. 꿈을 향한 간절함과 노력의 형태는 다를지라도 그 밀도와 양은 분명히 같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각자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택한 것뿐이다. 남들은 쓸모없다 할지라도 불가능이라며 비웃을지라도 혹은 결국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이라도, ‘꿈’이라는 틀 안에 들어선 이상 절대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여길 순 없다. 모든 꿈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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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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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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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세나
    • 이 글 정말 좋아해서 자주 와서 봐요. 꿈에 대한 글을 쓰려니 막막해서 또 보러 왔네요. 볼 때마다 위안이 됩니다. 꿈에 대해 조심스럽게 전달하고자 했던 에디터님의 치열한 고민이 느껴져요. 애정을 담고 있던 곡에, 이런 좋은 글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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