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만의 루틴을 원할 때, 책과 앱의 활용 [문화 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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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서점에 갈 때면, 베스트셀러 코너는 꼭 한번씩 들리게 된다. 책을 집어들던 눈으로 훑어보던 그 코너에는 늘 흥미로운 책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꼭 베스트셀러에 끼어있으며 강한 이끌림을 느끼게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책들이 있다. 바로 자기계발서이다.
이러한 류의 책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에 확고한 신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미 과거에 여러 번 속아보았고, 그것을 읽는다고 무언가 바뀌지는 않으며, 왠지 데자뷰가 느껴지는 비슷한 내용들이 이유였다.
그러나 몇 년 전, 또 다시 흥미를 일으키는 자기계발서를 마주하였고 구매하여 완독하였다. 그 결과 책에 쓰여있듯 내 인생이 크게 바뀌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쯤은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책은 책장에 꽂혀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렇게 잊혀가던 책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얼마전 그 책을 다시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 제임스 클리어>는 습관의 중요성과 습관을 다루는 효율적인 방법에 관해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야구선수를 꿈꾸다 끔찍한 부상을 당한 순간부터 이를 극복하고 또 다른 꿈에 도전하기까지 자신을 지탱한 것은 사소한 습관들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하는 행동 즉 습관들은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아주 사소해보이는 습관들이 결국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만드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상세한 이야기는 책에 남겨두고 큰 틀을 말하자면, 저자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을 총 4단계로 나누었다. 분명하게 만들고, 매력적으로 만들고, 하기 쉽게 만들고, 만족스럽게 만든다. 즉, 하고자 하는 습관을 명확히 설정하고 하고 싶은 행동 앞에 배치한 뒤 본래 가진 습관과 연관 지어 짧은 시간 안에 실행 가능하게 간단히 만든다.
몇 년 만에 이 책이 다시 떠오른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최근 들어 나는 집에 있는 시간이 더욱 길어졌다. 코로나의 장기화와 대학교 졸업이 가장 큰 이유였다. 가뜩이나 예전보다 나갈 일이 적어졌는데 이젠 더욱 집에 콕 박혀 있다. 집이라는 공간은 긴장을 풀게 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흔히 토로하는 고충은 회사에서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더 긴 시간 근무를 하여도 처리된 일은 훨씬 적다. 시간이 효율적으로 쓰여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나 또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시간을 점점 비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느껴졌고 하루에 내가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조차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답답한 마음은 나를 과거에 읽었던 책으로 이끌었고 다시 읽은 책은 이 내용을 실행해보겠다는 다짐을 이끌어냈다. 책을 덮은 직후에는 내 일과를 통째로 수정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밀려왔지만 어디 첫 술에 배부르랴, 최소한 기상과 취침 직전의 습관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리고 이 목표달성을 도와줄 한가지 앱을 다운받았는데 꽤나 효과적인 것 같아 함께 소개한다.
Routinery(루티너리)는 습관 형성을 도와주는 어플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많은 난관에 부딪힌다. 원하는 습관을 막연하게 상상하기만 하고 언제 어느 타이밍에 그 습관을 실현할 지도 뚜렷하지 않다. 또 그 습관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일 것인지, 매번 적절한 시간을 측정 해야하는지 등등 은근 따질 것이 많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습관의 유지를 힘들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루티너리’는 이런 수고를 덜어준다. 앱은 아주 간결하게 구성되어있는데, 내가 원하는 루틴을 생성하고 그 안을 채워나가면 된다. 그 예시로 내가 설정해놓은 저녁 루틴을 살펴보면, 루틴 안에는 매일 수행하는 ‘이미 만들어진 습관’들과 ‘내가 만들고 싶은 습관’을 적절히 섞어 놓았다. 전자는 양치, 세수 등일 것이고 후자는 독서, 물건 제자리에 두기 등일 것이다. 각각의 시간을 정하고 루틴을 시작하면 시간이 흘러가며 그 안에 해당 습관을 수행한 뒤 다음 습관으로 넘어가면 된다.
물론 정해놓은 시간보다 일찍 완료하면 직접 다음 습관으로 넘어가면 되고 추가시간이 필요하다면 일을 완수한 뒤 넘어가도 된다.
정말 간단한 앱이다. 복잡한 조작도 필요 없으며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앱의 장점이다. 정해진 시간에 알람이 울리니 잊고 있다가도 습관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순서가 있고 그것을 알려주니 매번 기분 따라 다른게 아닌 일정한 진짜 ‘습관’을 만들기에 아주 좋다.
비록 나 또한 이 습관들을 시작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하루의 시작과 끝을 좀 더 체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저녁 루틴을 통해서는 책을 한권 읽었고 아침 루틴을 통해서는 아침을 챙겨먹고 하루를 계획하며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늘 완벽히 수행하지는 못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저자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시간보다 횟수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에 들인 시간 자체보다 그것을 수행한 횟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바로 그 점을 생각하며 늘 100프로는 아니어도 나의 루틴을 만들어가다 보면 정말 내 습관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혹시 그렇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쌓여가는 것도 있을 것이다.
좋은 습관을 만들어보고 싶은 이라면, 위의 책과 앱에서 소소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테니 한번쯤 추천한다.
[김유라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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