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나는 여행을 먹고 자랐다 [여행]

종종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글 입력 2021.03.1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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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 오사카

 
 
여행.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이 두 글자를 들으면 벅차오르는 설렘을 느낄 것이다. 어린 시절 남모르는 아지트로 떠났던 작은 여행부터 학창 시절의 수학여행, 국내 여행 혹은 해외여행까지. 우리는 인생에서 여러 번의 여행과 마주하게 된다.
 
나는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문장에 다른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은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여행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일일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을 위해 모든 걸 투자하는 편인데, 조금이라도 일찍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공항에서 노숙한 적도 있었고, 학기 중에 여행을 가기 위해 캐리어를 들고 강의실에 간 적도 있다. 성인이 된 후, 그렇게 몇 번의 해외여행과 몇 번의 국내 여행을 열심히 다녔다.
 
오늘은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세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 세 번의 여행이 지금의 나를 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8년 여름,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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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여름, 도쿄


 
성인이 되고 처음으로 간 여행지는 일본의 도쿄였다. 처음으로 자비를 들여 떠나는 여행이었고, 가이드 없이 떠나는 첫 번째 자유여행이었다. 이곳저곳 맛집을 조사하고, 가고 싶은 명소를 정리하며 빼곡한 여행 계획을 세웠다. 여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름 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했다. 무거운 파스타 접시를 한 번에 두 개씩 날라야 했던 그 아르바이트는 일주일이 멀다 하고 동료들이 바뀌는 이른바 ‘헬게이트’였다. 탈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보면서도 탈주에 동참하지 못했던 건 다 여행 때문이었다. 그렇게 두 달 동안 일해서 번 돈을 몽땅 도쿄에 투자했다.
  
공항에서 노숙을 했던 여행이 바로 이 도쿄 여행이다. 가장 이른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싶었다. 일정이 짧았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했다. 그래서 무리를 좀 한 것이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스무 살의 패기였던 것 같다. 노숙의 여파로 비행기에서 눈을 감자마자 깊은 잠에 들어 버렸다. 그 덕에 비행시간 2시간은 꼭 2분처럼 지나갔다. 그러니까 여행의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는 말이다.
 
2018년의 겨울이 추웠던 만큼 2018년 대한민국은 폭염이었다. 흡사 뜨거운 냄비 속에서 삶아지는 달걀이 된 것만 같던 그 2018년 여름, 일본은 한국보다 더 더웠다. 기록적인 폭염이라고 했다. 하필이면 그때 도쿄에 간 것이다. 도쿄는 습하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거기다가 하필이면 일행의 캐리어 바퀴가 고장이 나서 굴러가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신주쿠에 도착해 호텔로 향하던 그 길과, 둘이서 번갈아 가며 바퀴가 고장 난 캐리어를 옮기느라 땀이 줄줄 흐르던 그 습도를 기억한다. 결국에는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콜라를 원샷했더랬다.
 
도쿄는 좋았다. 보호자 없이 낯선 땅에 서 있다는 건 생각보다도 더 큰 자유를 느끼게 했다. 작지만 깨끗한 숙소도 마음에 들었다. 매일 아침 일본 가정식으로 구성된 조식이 제공되었는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숙소의 에어컨 성능이 훌륭했다. 둘째 날 방문했던 디즈니랜드는 아직도 두 눈을 감으면 떠오를 정도로 생생하고, 마지막 날 구경했던 일본 골목의 고즈넉한 분위기 역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시작이 그랬던 것처럼 여행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고충은 음식이었다. 나는 미식을 즐기지만 맛에 민감한 편은 아닌데 도쿄의 음식은 전부 짠맛이 극대화됨과 동시에 달았다. 단짠의 조화가 아닌 단맛과 짠맛의 영역 싸움 같았다. 심지어 도쿄에서 유명하다는 회전 초밥집은 너무 비려서 녹차만 마시다가 왔다. 분명 맛있었던 음식도 있었지만, 도쿄의 음식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는 않다. 거기다가 폭염이 가히 살인적이었다. 디즈니랜드를 방문했을 당시 일행이 더위를 먹어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야 했을 정도였다. 심지어 도쿄에서는 영어 소통마저 원활하지 못했다. 일본어라고는 간단한 인사 정도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계획했던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는 건 정말 피곤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일본 도쿄 여행을 가장 인상 깊었던 첫 번째 여행으로 뽑은 것은 그 여행이 나에게 ‘시행착오’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처음인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내 손으로 모든 비용을 준비하고, 내 손으로 여행 코스를 짜 본 게 처음이었다. 완벽한 게 이상한 여행이었다. 그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나는 내 스스로를 알게 되었다. 해외에 나갔을 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되었다. 돌발 상황을 마주했을 때, 생각보다 잘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없었다면 나는 다음 여행에도 똑같은 실수를 했을 것이다. 무리한 일정을 짜서 지치거나, 돌발 상황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여행을 대하는 ‘나’에 대해서 알게 해 준 도쿄. 첫 시행착오치고 아름다웠던 도쿄 덕에 내 스무 살은 조금 더 자랄 수 있었다.
 
 
 
2019년, 하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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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겨울, 하노이

 
 
기억에 남는 두 번째 여행은 2019년 겨울에 떠났던 베트남 하노이다. 1월 말에 찾은 하노이는 한국의 초가을 정도의 날씨로, 선선한 온도와 적당한 습도가 기분 좋은 날씨였다. 외국인들은 전부 반팔을 입고 있고, 내국인들은 패딩을 입고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하노이에서의 4박 5일은 정말이지 천국 그 자체였다. 하노이가 관광할 것이 크게 많은 도시가 아니어서 일정이 여유로웠다. 온종일 호텔 근처 호숫가를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카페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일정의 전부였다. 그러다 가끔 마사지 샵에서 하루의 피로를 덜거나, 야시장을 구경하기도 했다. 여행의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또 생각한 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였냐면, 조식을 먹지 않고 늦잠을 잔 날도 있었다. 나란 사람이 여행을 가서 꼭 지키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호텔 조식이다. 그런 내가 조식을 먹지 않고 잠을 선택한 것이다. 왜? 그냥! 피곤했으니까. 식당도 매번 정해져 있었던 게 아니었다.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 몇 개를 찾아두고 그날 가고 싶은 곳을 선택했다. 실제로 분짜 가게 한 곳은 가게 정보를 알아보지도 않고 맛있어 보여서 들어간 곳이었는데, 정말 놀랍도록 맛있었다. 처음 먹어봤던 반쎄오 가게는 너무 맛있어서 한 번 더 가기도 했다. 이렇게 모든 건 큰 틀만 정해져 있었고, 그 속에서 유동적으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었다.

그게 여유였다. 여유는 게으름과는 다르다. 해야만 하는 일을 미루는 것과 시간이 넉넉하여 차분하고 느긋하게 행동하는 건 분명 다르니까. 하노이에서의 나는 시간상으로, 금전적으로 모두 여유가 있었고, 그 여유가 나를 보다 행복한 시간으로 안내했다. 하루는 그런 적이 있었다. 이어폰이 고장 나서 매장에 들어가 이어폰 하나를 구매했다. 그런데 웬걸, 숙소에 와 핸드폰에 연결해보니 소리가 안 나오는 것 아닌가?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웃고 말았다. 호텔 쓰레기통에 이어폰을 골인시키며 일행과 한바탕 웃었다. 어떻게 골라도 불량을 고르냐며 웃던 일행은 눈물도 조금 훔쳤다.
 
하노이에서의 기억이 정말 즐거웠던 나머지, 2019년 5월, 나는 또다시 하노이로 떠났다. 학기 중이었던 터라 학업 스케줄을 잘 고려해야 했고, 그렇기에 출국 일정이 조금 무리해지긴 했다. 캐리어를 들고 강의실에 가 수업을 들은 후, 바로 공항으로 가 출국을 했다. 여행이 끝나고는 가장 이른 비행기를 타고 입국하자마자 학교로 가 1교시 수업을 들어야 했다. 그렇지만 두 번째 하노이에서도 첫 번째와 같이 여유로운 시간들을 보냈다.
 
일정 중 가장 좋았던 시간은 호숫가 산책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호숫가를 걸었다. 걷기에 좋은 온도였다. 아침 먹고 걷고, 점심 먹고 걷고, 저녁 먹고 또 걸었다. 함께 하는 사람이 좋으니 이야기가 멈추질 않았다. 이야기 주제는 금세 환기됐다. 소소한 이야기부터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다양한 생각과 말들이 오갔다. 아무 말도 없던 순간들도 있었다. 어색하지 않은 정적 속에서 우리는 온전히 스스로를 생각했다. 낯선 곳에 와 있는 내가 놀랍도록 평화로움을 느끼는 그 순간을 생각했다. 그 당시 흔히 말하는 번아웃이 왔던 나는 소위 인생의 노잼 시기를 겪고 있었다. 그 무엇에도 흥미가 나지 않던 나를 그 호수가 순환시켜 주었다. 내가 어떤 부분을 힘들게 여기고 있었는지 호수를 거닐며 찬찬히 들여다볼 시간이 생겼다. 여유 있는 여행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누군가 내게 가장 즐거웠던 여행이 언제냐고 물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2019년의 하노이라고 대답한다. 하노이에서 나는 여유로웠고, 또 자유로웠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부족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서 차근차근 나와의 대화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은 정말 소중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들을 천천히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도 더 큰 작용이 되어 돌아온다. 그 시간 동안 나는 하노이에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하노이에서 찾은 ‘여유’의 가치와 함께 하노이는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다. 크고 시원한 호숫가에 앉아 물에 비친 나를 한없이 바라보던 그날의 바람 역시 잊지 못할 것이다.
 
 
 
2018년 겨울,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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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겨울, 군산


 
마지막으로 이야기해 볼 여행은 군산이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목전에 두고 나는 엄마와 둘이서 군산으로 향했다. 사실 처음부터 여행을 떠나기로 했던 건 아니었다. 당시 운동을 하던 동생이 머무는 곳을 찾아가려던 참에, 근처에 있는 군산에서 하룻밤을 묵어가기로 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앞서 나를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지만, 이 여행은 처음부터 여행이라 명명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도로를 달려 바다를 보러 갔다. 해수욕장이 아니어서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탁 트인 바다를 보는 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을 줬다. 맑은 날은 아니었다. 제법 흐려서 하늘과 수평선의 경계가 모호했지만, 그 덕에 끝도 없이 보이는 바다가 시원한 느낌이었다. 흐린 하늘이 카메라에 담기자 약간 분홍빛을 띠는 것이 오히려 꽤 운치도 있었다. 조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저녁으로 먹었던 조개구이도 맛있었다. 그래. 기대 이상이었다는 말이었다.
 
군산 여행에서 얻은 건 ‘혼자의 미덕’이었다. 요즘에야 혼밥, 혼영 등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 당시의 나는 갓 고등학생 신분을 벗은 사람이었고, 모두 알다시피 고등학교란 하루의 2/3를 타인과 함께 보내야 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익숙해져 있지 않았다. 군산 여행에서 엄마와 나는 함께였지만, 동시에 혼자였다. 서로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았다.
 
바다를 걸을 땐 함께였지만 마음에 드는 풍경을 찍을 땐 혼자였다. 맛있는 저녁을 먹을 땐 함께였지만 식사를 마치고 도착한 숙소에서는 혼자였다. 한옥 외관에 반해 들어간 숙소는 예약이 꽉 차 기숙사 형식의 방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와 내가 이층 침대를 함께 이용했다. 우리가 숙소에 들어갔을 때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우리를 제외한 모두가 자고 있었다. 즉, 각자의 침대에 들어가 조용히 해야 했다는 말이다. 나는 위쪽 침대를 사용했는데, 창문이 바로 옆에 크게 나 있어서 밖이 다 보였다. 편백 향이 은은한 어두운 방 안에서 나는 혼자 일기를 썼다. 차분하고도 고요한 시간 동안 나는 혼자였고, 그 혼자됨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혼자’라는 말은 종종 부정적으로 해석되곤 한다. 하지만 혼자라는 건 더없이 자유로운 상황을 의미한다. 우리는 혼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또 혼자일 때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 나 역시 타인에게 공유하기엔 다소 오글거린다고 생각할만한 문장들을 그날의 일기에 가득 적어두었다. 군산에서의 시간들을 바탕으로 나는 혼자가 주는 안정감을 찾아 나가게 되었다. 혼자 밥을 먹는 것, 혼자 영화를 보는 것, 혼자 물건을 사는 것, 혼자 책을 읽는 것. 심지어는 혼자 놀이공원에 간 적도 있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동안에는 온전히 나만이 나와 함께할 수 있다. 그 시간의 소중함을 군산에서 찾았다.
 
 
 
우리는 모두 여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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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 강릉

 
 
나는 정말로 여행을 먹고 자랐다. 모든 여행이 순탄하지만은 않고 다사다난했지만, 그 속에서 분명히 무엇 하나씩을 배웠고 그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무언가에 무뎌지면 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아채기 힘들다. 매일 만나는 친구가 머리를 자르고 오면 알아채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물며 몇십 년을 만나는 나란 인간은 어떨까.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해서, 또 가장 익숙해서 오히려 나 자신을 잘 모르는 법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여행이다. 먼 곳이 아니라도 좋다. 낯선 환경에 처한 나를 구경하다 보면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들이 어느 순간 툭툭 터져 나온다. 그것들은 의도한 게 아닌 만큼 진짜 나의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나는 여행이 좋다. 여유롭고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진짜 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여행이 좋다. 나에게 여행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온전한 나를 향한 여정이 된다.
 
그러나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모든 여행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깊은 의미를 남긴 여행이 있는 반면에 단순히 즐겁고 재밌기만 한 여행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 여행은 의미가 없는 걸까? 아니다. 애초에 여행 자체는 즐거움이 목적이다. 그 목적에서 나를 찾는 건 부가적인 효과이므로 그를 찾기 위해 본질적인 순기능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그저 솔직하게 여행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두 가지 모두를 잃게 된다. 일상을 환기할 수만 있다면 그 여행은 목적을 달성한 거나 마찬가지니까.
 
우리는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 여행마저 조심스러운 것이 현재 상황이다. 원래 학기 중에 열심히 돈을 모아 방학이면 여행을 갔는데 그러지 못해 속상하기만 하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묵직한 기압이 그립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설레는 발을 가만두지 못하는 느낌이 그립다. 숙소를 찾아 인터넷 지도를 켜고 길을 헤매는 것이 그립다. 유명한 맛집에서 입장 대기하는 시간이 그립다. 관광객들이 가득한 곳에서 찍는 사진 한 장이 그립다. 하루 온종일 걸어 노곤한 몸을 이끌고 눕는 폭신한 침대가 그립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여행이 그립다. 하루빨리 다시 여행길에 오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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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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