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어떤 계절이 어떻게 나를 찾아오더라도 [사람]

'균형'이라는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있나요?
글 입력 2021.03.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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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느 새 '에디터'입니다.


  

2월 28일, 나는 아트인사이트 에디터가 되었고 어느덧 두 번째 글을 기고한다. 고등학생 때의 내가 ‘대학생’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부러워했던 것처럼, 대학생이 된 나는 ‘에디터’를 선망해 왔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의 용감한 내딛음으로, 나는 내가 선망해 왔던 에디터가 되었고 이제는 과거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 ‘나’를 나의 글에 솔직하게, 따뜻하게 녹여 내려 한다. 앞으로 나는 아트인사이트에 많은 글을 쓸 것이고, 문화예술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글이 나의 마음으로부터, 그리고 노트북을 바삐 치는 나의 손으로부터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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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좋은 글...


 

에디터가 되고 나서 내가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바로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였다. 그래서 에디터가 된 이후, 책을 읽으면서 좋은 구절에 밑줄을 긋고 곱씹어 보면서도 ‘어떻게 하면 나도 이러한 표현력을 가지고 이러한 문장을 쓸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였다.

 

2년 동안 대학교에서 철학을 배우며 가장 많이 한 연습은 ‘나를 들여다 보는 것’이었다. 나를 들여다 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말, 내가 다니는 학교, 나의 생각 등 나의 바깥에 있는 것들에 의하여 나에게 저절로 씌워진 껍질들을 한 층, 한 층 벗겨 내어 가장 심연 속에 있는 나를 발견하려 애쓰고, 고찰해 본다는 의미이다. 이 연습들이 ‘좋은 글은 어떻게 하면 쓸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주었다. 그 답은, 바로 ‘나에 대한 글을 써 보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좋은 글’이란, 문화 예술에 대하여 나의 생각을 간결하고 따뜻하게 쓴 글을 말한다. 당연하게도 나에게 있어 문화 예술을 향유하는 주체는 ‘나’이다. 따라서 내가 나를 먼저 잘 알고 있어야, 내가 쓴 글도 매끄럽게 써 지고 읽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에 곧장 내가 누군지 찬찬히, 깊게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지금부터 나는 ‘나’에 관한, 특히나 문화예술로부터 평생 그 값어치를 갚지 못할 선물을 받은 ‘2020년의 나’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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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와 하강의 반복이란 얼마나 시린 것인지


 

새 학기의 어색한 분위기와 따뜻한 공기가 우리 주위를 맴돌고꽃과 나무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새 출발을 하며 분홍색과 가장 잘 어울리는 .’

 

그 봄을, 작년의 나는 가장 혹독한 한파 속에서 보냈다. ‘2020년’하면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떠올릴 것이다. 지금도 우리 곁에서 떠날 줄을 모르는 지독한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의 정신을 롤러코스터에 강제로 태웠다.

 

2019년의 나의 일상은 ‘사람, 사람, 그리고 또 다른 사람’ 이었다.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어색했었고 솔직하게 말하면,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남들보다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을 만나지 못하니, 내가 무언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았다. 마치 대답을 바라고 산봉우리에서 외치는 “야호”처럼, 답이 없는 공허한 물음만 계속되는 나날이었다. 매일 새벽, 나의 일기장은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 걸까?’라는 물음표의 연속이었으며 그 연속의 끝은 없어 보였다.

 

롤러코스터는 계속해서 하강만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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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러나. 다행히도 나의 정신은 늪에 완전히 빠져 버리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나의 정신에 채워진 ‘통제’라는 족쇄를 ‘균형’이라는 열쇠로 풀어 버렸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덕분에’라는 말은 참 안 어울리지만, 2019년의 나의 삶이 ‘불균형’이었음을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깨달았다.

 

물음표만 그리다 끝날 것 같았던 나의 2020년은 연말에 가서 드디어 ‘느낌표’를 찍을 수 있었다.그리고 그 지점에는 매일 밤 쓰는 일기장이 있었고, 책이 있었고, 음악이 있었으며, 영화가 있었다. 2019년에는 공백이었던 내 마음 속의 문화예술 칸이 2020년 연말부터는 한 줄, 한 줄 풍성하게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내가 나만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문화 예술 덕분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나만의 시간을 어색해하지 않았고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나 자신을 사랑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것임을 깨달았으며,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과 나만의 시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나의 정신에 매우 중요한 일임을 작년 한 해를 통하여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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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로부터 '균형'이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시간은 태초부터 그래 왔던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때 오직 책에, 영화에, 음악에 몰입하였고 다른 모든 것들은 나의 생각의 영역 밖에 세워 두었다. 오직 작품과 그 작품에 대하여 생각하는 나만이 존재하는 시간은 ‘이것이 진정한 향유가 아닐까?’라는 따뜻한 생각을 하게 하였고, 나는 '정서'라는 마음의 우물에서 평온함을 길어 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향유란 ‘몰입’과도 같은 말이다. 향유는 삶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운 일인지를 내가 온 마음을 다 하여 느끼게 해 주었다.

 

그 몰입들은 2020년의 아팠던 나를 '균형'으로 따뜻하게 감싸 주었고 이 경험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해서, ‘따뜻함’이 내가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2021년 3월의 나의 정신은 2020년에 겪었던 과정 덕분에 마침내 안녕하고 평온하다. 이제 보니 그 롤러코스터의 이름은 '성장통'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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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시간의 '성장통'이라는 계절


 

나는 시린 계절을 지나 '향유'라는 봄을 맞이하였고 그 봄에서는 '균형'이라는 벚꽃이 만개하였다. 그리고 '향유'라는 봄은 나에게서 아직 그칠 줄을 모른다. 고통, 향유, 균형, 행복. 나의 정신의 이 사계절은 '성장통'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 도대체 성장통이 왜 필요한 것일까? 왜 성장의 필요조건이 고통인 것인지 나는 늘 의문이었고, 성장은 잘못이 아닌데 고통이라는 ‘벌’을 받는 것 같아 가끔은 억울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잘못된 생각임을 안다.

 

계절이 먼저인지, 시간의 흐름이 먼저인지 알 수 없게 계절과 시간의 흐름은 서로 어우러져 '함께' 흘러간다. 인생과 성장통도 그러하다. 계절이 없는 시간이 없고 시간이 없는 계절이 없듯이, 인생과 성장통은 따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한, 즉 '삶'을 살아내는 한 우리는 성장하게 마련이고, 성장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성장통이라는 만만치 않은 계절의 모든 지점을 다 견뎌내고 의미 있게 흘려 보낸 2020년의 나. 그리고 그러한 나는 지금 2021년의 나를 살아 내고 있다, 다만 좀 더 단단하고 건강하고 밝게.

 

문화 예술 작품에 대한 몰입을 토대로 건강하게 성장한 나는 에디터로서 작년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작품들을 보고, 겪고, 향유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발걸음에 있어서 나는 작년의 나로부터 '건강한 용기'를 얻었다.

 

내년 이맘 때쯤의 나는 2021년의 나를 어떠한 나로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을 또 열심히 의미 있게 흘려 보내고, 걸어야겠지. 어제 책을 읽으며, 내가 문화예술을 향유할 때 느끼는 감정과 기분을 거의 완벽하게 표현하였다고 느낀 구절이 있다. 그 구절로 나에 관한 첫 글을 마칠까 한다.

 

 

"그 순간에 태양과 달과 별들이 조용히 계속해서 돌고는 있었겠지만, 나는 그때가 낮인지 밤인지를 가릴 수 없었다. 온 세계가 내 주위에서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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