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비긴어게인 [영화]

음악의 진정한 즐거움을 찾아서
글 입력 2021.02.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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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가 말하길,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첫 번째 단계는 반복해서 보기다. 모든 것이 좋았던 고등학생 시절, 한강에서 친구와 봤던 야외상영, 관람 직후 연인이 돼서 나왔던 순간, 2021년에 다시 보기까지. 그리고 플러스 알파를 더해 내 인생 최다관람을 기록하는 작품. 영화는 보는 시기에 따라 느낀 점이 다르다는 것을 몰랐다. 이 작품을 통해 그 의미를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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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 음악영화의 거장인 존카니 감독의 작품으로 한국에서도 익숙한 키이라 나이틀리, 헐크 역할로 자리매김한 마크 러팔로, Maroon5의 보컬인 애덤 리바인이 출연한다. 해외보다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대중들이 인생 영화로 손꼽는다. 그 중, 한 사람이 영화 <비긴어게인>에 열광하는 이유를 분석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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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음악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는 남자친구 ‘데이브’가 메이저 음반 회사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뉴욕으로 오게 된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스타가 된 ‘데이브’의 마음은 변하고 만다.

 

잘나가는 음반 프로듀서에서 가족, 직장에서도 찬밥 신세가 되어버린 ‘댄’. 술로 하루를 전전하다가 들어간 뮤직바에서 운명처럼 ‘그레타’의 자작곡을 듣게 되고 음반 제작을 제안한다. 음악으로 하나가 된 그들은 거리 곳곳을 다니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진짜 노래를 만든다.

 

 


음악으로 소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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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명장면으로 뽑고 싶다. Y잭으로 연결된 ‘그레타’와 ‘댄’이 음악적 교감을 나누며 뉴욕 거리를 밤새 활보한다. 시끄러운 클럽 속에서도 같은 곡을 들으며 둘은 하나밖에 없는 세계로 빠지게 된다. 오랜 시간 나눈 대화를 통해 둘은 세월에 묻힌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치유해간다. 음악적 교감을 통해 만들어진 그들의 관계에 ‘음악’을 매개로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뭘 듣는지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돼”

 

 

서로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면서 둘은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와 그녀의 지난 시간이 함축적으로 내포된 음악들. ‘그레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의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말하면서 수줍게 곡을 재생하고 그들은 서로를 알아간다.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아름답게 빛나는 진주처럼 변하거든. 그게 음악이야.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이런 진주들이 잘 보이지 않게 됐어.”

 

“이 순간은 진주야, 그레타” , “그런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시간들도 전부”

 

 

'댄'이 이 대사를 말하면서 소음으로 가득했던 평범한 뉴욕의 거리가 멋진 재즈가 깔리면서 낭만적인 그림으로 보였다. 음악이 주는 힘은 역시 놀랍다. 누구나 예전에 즐겨듣던 음악을 들으면 그 시절이 선연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음악은 듣는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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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의 뮤지션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데 모여 거리밴드가 결성된다. ‘신물 나는 비발디만 아니면!’. 그들은 새로운 영역에서 멋진 도전을 다시 시작한다. 연주가들도 ‘비긴 어게인’한 것이다. 뉴욕 구석구석에서 그들의 녹음이 진행된다. 개개인이 모여 이루어낸 하모니는 그 어떤 이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음악의 진정한 즐거움을 깨닫는 그들의 과정은 정말이지 행복해 보였다. 하고 싶다는 열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눈부시게 빛난다.

 

 

 

OST의 향연





 

"Lost stars"는 영화 자체의 OST이자 개봉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레타’가 남자친구 ‘데이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곡이다. 방황하는 청춘들을 별에 빗대어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왜 청춘은 청춘에게 주기엔 낭비인가요?” “우리는 어두운 밤을 밝히고 싶어 하는 길 잃은 별들인가요? ” 별들이 어두운 밤을 비추는 것으로 보이지만, 의미를 찾아 떠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은 완벽하게 살 수 없어서 실수도 잘못된 선택도 할 수 있다고 실패해도 괜찮다며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이 곡을 두고 ‘데이브’와 ‘그레타’는 음악에 대한 의견차이가 발생한다.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음악 vs 내가 좋아하는 음악. ‘데이브’가 '그레타'에게 들려준 음원은 공연장 노래로 새롭게 믹싱 되어 곡의 섬세함이 사라졌다. ‘그레타’는 원곡대로 불러 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약속하며 공연에 초대한다.

 

기존의 섬세함을 살려 ‘데이브’는 약속대로 원래 버전으로 곡을 부른다. ‘그레타’는 자신이 만든 곡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벅찬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그녀는 그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직감한다. 이미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서로 어긋나있고 인생에서 추구하는 행복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그녀는 사랑은 잃고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된다.

 




  

처음에는 몰랐던 이 노래의 매력을 곱씹을수록 알게 됐다. "Lost stars"의 여운에 숨겨졌던 이 곡이 종종 듣고 싶은 순간이 있다. 이 곡은 무비 클립과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옥상에서 녹음하는 장면 속에서 인물들의 모습이 가장 빛나기 때문이다. 특별하게도 이 곡에는 댄의 딸 ‘바이올렛’도 참여한다. “난 외로운 이들과 꿈속을 걸을 테야, 날 바래다준다면 혼자로 남을 건지 말해줘 빌려줬던 마음을 되찾아 돌아갈 건지 말해줘 ”  “난 잘 모르겠어 돌아가는 길을 그대가 거기 없을까 못 견디겠어” 사랑하는 이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꿈을 향해 쫓았던 자신에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소통의 부재로 서먹했던 부녀의 관계도 이 연주를 계기로 차츰 회복해간다.


그 외에도 ‘댄’과 ‘그레타’를 마주하게 한 “a step you can’t back”, ‘데이브’가 ‘그레타’에게 이별을 고할 때 들려준 “a higher place”, 이별 후 심정을 담담하게 담은 “like a fool” 등 영화와 맞닿아있는 곡들을 나는 전부 아끼지 않을 수 없다. 영화를 본다면 전체 트랙이 담긴 레코드를 소장하고 싶을 것이다.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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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는 자신의 음악을 음반사를 통해 공개하지 않고 단 '1달러'에 판매한다. ‘댄’은 아내와 사랑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서로의 음악을 묵묵히 응원하고 원하는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의 결말이 맘에 들었다. 각자의 아픔을 가진 둘이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발산했다. 그런데도 좌절하지 않고 ‘음악’을 통해 다시 시작했기에 단단해진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에서 저마다의 위기를 겪게 된다. 꿈도 노래도 사랑도 다시 시작한 이들을 통해 실패를 겪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다. 꿈에 대한 어리석은 환상도 현실에 대한 좌절도 극복할 수 있다. 인생에서의 실수와 아픔을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할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비긴어게인> 속 인물들은 음악을 수단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초심의 감정과 생각을 일깨운다. 개개인은 길 잃은 별들처럼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떠밀려서 원하지 않는 길을 가다 보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잃게 된다. 내면을 들여다보고 끊임없이 탐구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라는 당신의 질문에 <비긴어게인>은 변함없이 'yes!'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이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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