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꼼짝없이 한 살 더, 설 지나고 뭐 듣지? [음악]

지극히 개인적인 플레이리스트 - 제이레빗편
글 입력 2021.02.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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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 설이 지났다. 뱃속 든든히 채운 떡국만큼 이제는 정말 꼼짝없이 한 살 더 먹은 채로 살아가야 한다.

 

뭐 이룬 것도 없이 시간만 왜 이리 빨리 흐르나 울적해져 있던 중에 문득 듣고 싶은 목소리가 떠오른다. 매년 울적해지려고 할 때마다 찾아 듣던 목소리, 바로 햇살같이 밝고 따뜻한 '제이레빗'의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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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제이레빗. 차례로 멤버 정다운, 정혜선

 

 

제이레빗은 멤버 정다운, 정혜선으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 그룹으로 2010년,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되어 앨범을 발매하며 정식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못 다루는 악기가 없는 멤버 정다운과 디즈니 공주가 현실로 튀어나온 듯 맑고 사랑스러운 목소리의 멤버 정혜선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그들과의 첫 만남은, 한창 우울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던 고3 수험생 시절이었다. 밝고 희망찬 그들의 노래가 한껏 구겨져 있던 내 마음을 스팀 다리미로 보송하게 펴주는 것 같았다.

 

나와 같은 경우가 많은 것인지 이미 입시 커뮤니티에서는 이들의 노래가 '힐링곡'으로 유명하다고. 이렇듯 입시생들에게 검증된(?) 제이레빗의 밝은 에너지가, 딱 연휴 지나고 울적한 이 시기, 나에게 그리고 또 어쩌면 여러분들에게도 필요할 것 같아 제이레빗의 노래 몇 곡을 추려 가져와 보았다.

 

 

 

김동률 원곡 'JUMP' cover


 

설 지나고 한껏 우울해져 있던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노래는 김동률 원곡의 'JUMP' 리메이크 버전이다.

 

 

  

 

요즘 하루하루 살면서

그다지 재밌는 게 없어

노는 것도 싫고 술도 시큰둥

연애도 살짝 귀찮아

책 한 권이 벌써 몇 달째

책장이 넘어가질 않고

큰맘 먹고 샀던 카메라 위엔

뿌연 먼지만 가득해

 

해야 하는 일은 많지만

쉽사리 손에 잘 안 잡혀

하고 싶은 일이 많았었는데

웬일인지 다 시시해

아직 모든 게 신기한
 

내 스무 살 때처럼

새로운 내일에 설레하며

가슴이 뛰고 싶어

이제는 나를 깨우고 싶어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

어디서부터 무엇부턴 진 몰라도

한번 달려가 볼까

덜컥 저지르는 용기와

두둑한 배짱을 갖고서

열정에 가득 차 나를 불사를

그 무언가가 필요해

 

영화에서처럼

짜릿한 반전은 기대하지 않아

그저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한 번쯤 가고 싶을 뿐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쓰러질 듯 숨차도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에

한바탕 웃고 싶어

이제는 나를 깨우고 싶어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

어디서부터 무엇부턴 진 몰라도

지금부터라도 더는 늦기 전에

...

 

 

듣다 보면 모든 게 지루하고 무료한 현 상태를 공감받는 것 같아 1차로 마음이 풀리고 이후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던 스무 살의 패기(?)를 상기시키며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레몬 같이 상큼한 제이레빗의 에너지까지 얹어지니 울적한 마음에 자양강장제가 따로 없다.

 


 

하상욱 시인이 작사한 새해 노래, '새해 복, 새 행복'


 

간결하고도 허를 찌르는 유쾌한 시집 '서울시', '시밤' 등으로 유명한 하상욱 시인이 작곡한 곡이다. 언어유희의 대가(?)답게 제목에도 깨알 라임이 숨어있다.

 

 

 

 

작년 한 해 얼마나

수고들이 많으셨나요

신경 써주신 덕분에

무탈히 새핼 맞습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따로 인사드려야 하지만

먹고 산다고 바쁘단 핑계로

노래로 대신 인사드립니다

하하하하 호호호호

올해에는 웃을 일 가득하시고

대대대대 손손손손

걱정 없을 만큼 대박 나시기를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중략)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언제나 함께하시기를

우리 모두 복 많이많이많이 듬뿍 많이

모두 복 많이많이많이 듬뿍 많이

...

 

 

듣기만 해도 올 한 해 일이 술술 풀릴 것 같다. 새해를 시작하며 듣는 첫 노래가 그 해를 좌우한다는 설로 있던데 내년 1월 1일 첫 곡으로는 하상욱과 제이레빗의 '새해 복, 새 행복'이 어떨까 싶다.

 

 

 

매일의 시작을 상쾌하게, 'Happy things'


 

노래 'Happy things'는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소소한 것들을 노래하는 곡으로 기분이 최대치로 불행할 수 있는 출근길이나 등굣길에 들으면 효과적이다.

 

 


   

 

둥근 해가 뜨면 제일 먼저

기분 좋은 상상을 하지

하나 둘 셋 자리에 일어나

하마처럼 입을 쫙 하품을 한번 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번쩍 기지개를 한번 쭉 켜고

즐거운 상상을 맘껏 즐겨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상쾌한 바람이 부는 아침에

한껏 여유 부릴 때

유난히 안색이 좋아 뭘 입어도

다 잘 어울리고 다 예뻐 보일 때

좋아하는 노랠 들으며 걸어갈 때

시간 맞춰 버스를 탈 때

유난히 사람이 많은 출근길

딱 내 앞에서 자리 났을 때

 

예상대로 일이 술술 풀려갈 때

이제부터 뭐든 내 멋대로 맘먹을 때

아주 맛있는 걸 먹었을 때

세상에나 힘도 안 줬는데 쾌변

 

오 보너스 휴가 떠날 때

사랑하는 그대도 함께

모두 상상만 해도 정말 기분 좋아

잊지 말고

Happy Happy Things

...

 

 

재치 있는 가사와 통통 튀는 멜로디는 모두 두 멤버가 함께 작사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지쳐 있을 때 마시는 한 모금의 레몬에이드 같다.

 

 

 

점심 식사 후 꿈 속으로 도피하고 싶을 때, '잠이 솔솔'


 

마지막으로 제이레빗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인 '잠이 솔솔'. 아무리 흐린 날이어도 눈을 감고 이 노랠 듣고 있으면, 나른한 가을 햇살이 느껴지는 것 같다.

 

 

  

 

날씨는 좋고

점심도 먹었고 

할 일은 많은데

잠은 솔솔 쏟아지고

꿈속의 난

음악을 들으며

홀로 여행을

떠나려하네

나는 새로 산 가방을 매고

푸르른 가을하늘 아래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느끼고 싶어

좋아 시원해 좋아

나 홀로 떠나는 여행

햇살도 좋고

시간은 멈추고

기분 좋은 오후에

사람들은 미소짓고

꿈속의 난 노래를 부르며

함께 여행을 떠나려 하네

나는 새로 산 가방을 매고

푸르른 가을하늘 아래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느끼고 싶어

좋아 시원해 좋아

우리가 떠나는 여행

...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제이레빗의 노래는 음원으로 들어도 좋지만 녹화 영상을 보면 더 좋다. 두 멤버 모두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서 되도록이면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원테이크로 녹화를 한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녹음 당시의 편안한 분위기가 보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이레빗의 노래는 그 자체로 따스하고 밝은 햇살 같다. 본격적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것이 막막하고 두려워 힘이 나지 않는다면 제이레빗의 노래를 추천한다. 어느새 희망으로 가득 차 함께 노래하고 있게 될테니!

 

 

 

이강현.jpg

 

 

[이강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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