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룰 수 없는 꿈을 노래하다 - 맨 오브 라만차 [공연]

그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오.
글 입력 2021.02.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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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수많은 공연 취소와 개막 연기를 거듭하던 <맨 오브 라만차>가 드디어 막을 올렸다.

 

뮤지컬을 자주 보러 다니지는 않은 편인 나는, 이번에 조승우 배우가 나온다는 말에 직접 티켓팅을 무려 세 번이나 하고 나서야 보러 갈 수 있었다. 뮤지컬 문화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며 커튼콜, 오케스트라, 출근길 등등 여러 얕은 배경지식을 섭렵한 나는 많은 기대를 품고 샤롯데 씨어터로 향했다.

 

 

 

연기와 노래에 집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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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라만차>는 <오페라의 유령>처럼 화려한 무대의상이나, <위키드>처럼 움직이는 세트가 없기에 뮤지컬이 상대적으로 소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욱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뮤지컬이기도 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력이 배우이기에, 그들의 연기와 대사에 집중하면서 감정선을 하나씩 따라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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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조승우 배우의 연기가 나에겐 매우 인상 깊게 다가왔다. 노래 실력은 물론이며, 표정 연기 하나하나의 디테일을 살리며 훌륭하게 세르반테스와 돈 키호테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돈 키호테를 연기할 때의 나이가 든 목소리와 행동의 묘사를 세밀하게 살리면서 '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를 때에는 굳건하고 결연한 감정을 실어 뭉클한 감정이 들게 한다. 그런 점에서 왜 조승우 배우가 뮤지컬 계에서 이리 유명하고 찬양받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정원영 배우의 '산초' 캐릭터는 유머를 담당하면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산초의 '그냥 좋아서' 넘버는 산초의 돈 키호테에 대한 충성심과 순수한 애정을 보여주면서 왜 산초와 돈 키호테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모험을 해나가는지 알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맨 오브 라만차>의 '돈 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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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라만차>는 말 그대로, 라만차의 기사, '돈 키호테' 에 관한 이야기이다. 뮤지컬은 '극 중 극' 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세르반테스가 돈 키호테를 연기하며 본인의 소설 속 이야기를 전달해준다는 구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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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한정된 시간이 있기에, 뮤지컬은 소설 돈 키호테의 에피소드들을 일부 발췌하여 보여주고 있다. 그런 점에서 돈 키호테 소설 속 풍자적 요소가 희석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부분들이 있지만, 오히려 아름다운 노래와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한껏 어우러져  '돈 키호테' 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맨 오브 라만차>는 소설 돈키호테의 풍자적인 주제보다는, 오히려 인간 '돈 키호테' 에 집중하는 극이다. 돈 키호테의 세상의 부조리에 싸우려는 각오, 둘시네아에 대한 순수한 사랑, 그리고 그의 꿈에 대한 의지까지, 어쩌면 그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워 보일지는 몰라도 순수한 열정과 마음을 가졌다는 점에서 다른 인물보다 참되고 멋있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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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누구를 미치광이라 부를 수 있겠소? 꿈을 포기하고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미친 짓이겠죠.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 미쳐 보이나요? 아뇨, 너무 똑바른 정신을 가진 것이 미친 짓이오!


그중에서도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오!

 

 

돈 키호테는 어쩌면 '본인을 기사로 착각하는 미치광이'처럼 보일 순 있겠지만, 동시에 '이 힘들고 어두운 세상에서 끊임없이 꿈을 좇아간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정신이 산초와 알돈자에게 전해지면서, 또한 세르반테스의 이야기를 듣는 죄수들에게 전해지면서 그의 꿈에 대한 메세지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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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의 메시지는 나를 포함한 관객들에게도 전해지지 않았을까. 돈 키호테의 세상과 지금 우리의 세상을 비교해보면, 꿈을 좇으면서 살기엔 쉽지 않은 세상이라는 것엔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맨 오브 라만차> 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 꿈에 대한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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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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