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혼자만의 깊은 바다에 빠진 당신에게 : 호피폴라 <너의 바다> [음악]

손을 잡고 함께 다녀오자, 바다 깊은 곳까지도
글 입력 2021.02.1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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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아주 깊은 곳,

당신이 길을 잃었을 때 건네고픈 마음

 

- 호피폴라(Hoppipolla) - And Then There Was Us 앨범 정보

 

 

2019년, 비교적 작은 국내 밴드 시장에도 불구하고 제법 큰 인기를 끌었던 JTBC '슈퍼밴드'의 우승팀이라는 점, 첼리스트의 영입으로 밴드에서 보기 힘든 악기 구성을 꾸렸다는 점, 이외에도 외국 유명 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프론트맨과 싱어송라이터 보컬, 천재 기타리스트 소년이 뭉친 팀이라는 점까지. 밴드 호피폴라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굉장히 많다. 신보가 나왔다기에 바로 찾아 들었고, 보컬 아일과 하현상의 부드러운 음색 조화, 일렉 기타와 첼로 애드리브가 터지는 클라이막스 부분, 전반적으로 벅차오르는 느낌의 멜로디가 굉장히 좋아서 하루에 몇 번이고 들었다. 하지만 네이버 NOW의 한 오디오쇼에서 프론트맨 아일이 밝힌 곡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하루종일 생각이 날 만큼 큰 울림을 받았다.

 

'우리 바다 갈까'라는 나지막한 읊조림으로 시작해서 '우리 바다 갈까' 라는 부드러운 질문으로 끝나는 곡. 하지만 함께 가자는 그 '바다'는 결코 유쾌한 휴가지가 아니다. 바로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가진 어두운 부분. 아일은 '잊고 살다가도 가끔 누구나 그 바다로 빠져 버릴 때가 있는데, 그 때 함께 손을 잡고 가서 바다를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라는 마음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누구나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하고 있는 어두운 부분을 부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영원히 그 절망에 빠져 좌절해 버리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그 아픔을 겪어 내고 다시 일어나자. 이 곡이 전하는 메세지는 내가 나와 당신에게 보낼 수 있는 희망적인 메세지 중 가장 현실적인 메세지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은 굉장히 많은 상황에서 쓰인다. 개인적으로 시간은 병을 낫게 해 주는 약이라기보다, 성장할 수 있는 도구이면서 병을 잠시 잊을 수 있게 하는 도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 노래는 아픔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큰 위로를 준다.


 

나는 너의 바다 그 위에 비가 될게

언제라도 내려와 네게 잠겨

널 안아줄 수 있게

 

호피폴라(Hoppipolla) - 너의 바다(Your Ocean)

 

 

개인적으로 요즘 큰 위로를 받은 곡으로는 '너의 바다' 외에 선우정아의 '도망가자'가 있다. 이 곡도 가사를 읽고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나만은 너랑 갈 거야 어디든

 

선우정아 - 도망가자(Run With Me)

 

 

 

힘들면 함께 도망가자고, 위로를 해 주는 것에 그친다고 생각했다. 울어도 안아줄 테니, 다시 돌아와서 씩씩하게 살아가자고 말하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동시에 큰 감동이었다.

 

위로의 메세지를 전하는 곡은 참 많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제 더 세심한 위로가 필요하다. '힘들어?'라고만 묻기보다, '나도 힘들어'라고만 공감하기보다, 당신과 나의 바다를 함께 걷고 나의 바다에 잠겨 날 안아준다는 '호피폴라'의 위로는 참 든든하고 따뜻했다.

 

나를 비롯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이건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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