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포근한 펠트를 활용한 손 작업, Felt Art [사람]

부직포 그 이상의 즐거움
글 입력 2021.01.0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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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면서 갖게 된 소소한 to-do list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꾸준하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갖는 것. 그동안 취미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차 마시기'나 ‘전시관람'이라 답변했지만 코로나 시국을 겪으면서 나의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코로나가 터진 이후로는 예전만큼 자주 전시를 보러 다니지 않으며 티 타임의 경우 이미 일상적 삶에 너무도 깊이 스며 들어 이제는 숨 쉬는 행위 만큼이나 자연스러워졌다. 따라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클래스101에 대해 알게 되었다.


클래스101이란 개인이 원하는 주제로 클래스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나는 고민 끝에 손바느질이 더해진 펠트 아트 수업을 신청하였다. 평소에 자수를 배워보고 싶었기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펠트공예’의 세계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원데이 클래스와 같은 일회적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어느 한 분야를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었다.

 

*


펠트(felt)는 양모나 인조 섬유에 습기와 열을 가해 압축시킨 천이다. 보온성이 좋고 충격을 완화시키는 성질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며 일반 직물과 달리 올이 풀리지 않아 쉽게 바느질이 가능하다. 또한 두께와 색상이 매우 다양해서 활용 범위가 넓으며 앞뒷면의 구분이 없어 자유롭게 사용하면 된다. 펠트의 종류로는 니들 펠트, 압축 펠트, 제직 펠트가 있다.


니들 펠트는 양털에 홈이 패인 바늘을 찔러 양털을 엉키게 한 뒤 모양을 조정하여 입체감 있는 조형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때 양모 뭉치는 마치 솜사탕과 같은 형태를 지닌다. 니들 펠트의 재료는 크게 3가지로 양모, 스펀지, 니들 펠트용 바늘이다.


양모에 열이나 습기, 마찰 등이 가해지면 서로 엉겨 붙으며 단단한 조직으로 변하므로 ‘펠트공예’란 원하는 방법으로 양모를 압축시키는 작업들을 통칭한다. 이러한 성질을 활용하여 축융시켜 천과 같이 만든다면 이는 압축 펠트에 해당한다. 합성섬유 등의 다른 섬유를 섞어넣은 것도 있으며 잡아당기거나 마찰에 저항하는 힘은 약한 편이다. 보온재, 방음재, 패킹 등 그 탄력성을 이용하는 것에 주로 쓰인다.


제직 팰트는 방모직물로 제직한 것을 축융기에 넣어서 바닥 눈이 보이지 않게 될 정도로 강하게 축융한 것으로 외관은 압축 펠트와 구분이 어렵다. 인장이나 마찰에 강하므로 제지기계, 방적기계 등의 부분품, 당구대의 billiard cloth나 경구 테니스 공의 표면을 씌우는 것 등에 사용된다.

 

하드펠트(유수지): 풀을 먹였기 때문에 빳빳하며 힘이 있다. 보풀이 많이 발생하는 지갑, 교구 등에 자주 쓰인다.

소프트펠트(무수지):풀을 먹이지 않아 촉감이 보들보들하다. 솜을 넣어 인형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며 주름이 거의 잡히지 않아 자연스러운 모양 연출이 가능하다. 

2mm 펠트: 약간의 두께감을 필요로 하는 소품을 만들 때 유용하다.

3mm 펠트: 국내 현존하는 펠트 중 가장 두꺼운 펠트지이다. 부드러운 터치감을 지니며 마치 고급 모직 원단과 흡사하다.

보풀방지 펠트: 지갑, 신발 등 마찰이 많이 발생하는 제품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한다.

미끄럼 방지 펠트: 하드펠트(유수지) 한 쪽 면에 미끄럼 방지 가공을 한 원단이다. 슬리퍼나 가방 바닥면, 식탁 매트, 거실 매트 등에 자주 이용된다.


펠트는 마찰에 약한 편이라 보풀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그러므로 세탁기에 돌리는 것 보다는 손 세탁을 권장하며 물에 담궈 부드럽게 비벼가며 씻는 게 좋다.

 

*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펠트 아트는 압축 펠트를 활용한 공예 수업인 것 같다. 사실 첫 수업을 들었을 때 스스로의 바느질 솜씨가 너무 불만족스러워 아무래도 잘못 신청한건 아닌지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욕심을 내려놓자 계속해서 나 자신에게 되뇌였다.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으려, 점수가 매겨지려 '펠트 공예'를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 갖지 않는 게 중요했다. 서툴더라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공예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본질이므로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으려 애썼다.

 

완강을 할 즈음엔 자연히 바느질 실력 또한 향상되어 있을 확률이 크므로 초반부터 스트레스를 받기에는 스스로에게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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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첫 작품: 바늘꽂이

 

 

펠트공예 관련해서 해보고 싶은 활동들이 많다. 나중에 펠트 아트 실력이 지금보다 많이 나아진다면 한번쯤 플리마켓에 참가하여 내가 만든 공예품들을 판매해보고 싶고, 수상 여부에 상관없이 공모전에도 나가보고 싶다. 그리고 섬유예술학과에서 열리는 펠트 수업도 청강 할 의향이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만큼 더욱이 연습만이 살 길인 듯 하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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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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