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기술과 인간의 어두운 본성, 블랙 미러 [TV/드라마]

글 입력 2020.12.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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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학교에 가지 않아도 수업을 들을 수 있고,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공연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요즘,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없었다면 어떻게 견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 덕분에 팬데믹 상황도 살아가고, 기술 덕분에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부작용을 만들기도 한다.

 

 


기술의 부작용


 

 

 

기술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혁신을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딥페이크는 AI 기술을 활용해서 특정 인물의 얼굴, 신체 등을 합성한 편집물 기술이다. 이러한 딥페이크로 제작한 영상은 가짜뉴스, 음란물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아마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던 ‘N번방’ 사건에서 딥페이크란 단어를 많이들 접했을 것이다. 실제로 네덜란드 사이버 보안 연구 회사인 ‘딥트레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딥페이크 영상의 96%가 음란물이라고 한다.

 

딥페이크 영상은 진짜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누구나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상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유튜브에만 가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상이 유포되면 막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딥페이크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딥페이크 베토벤 같은 과거 인물을 영상 속에 살려내는 방식으로 교육이나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용할 수도 있고, 2019년 4월 데이비드 베컴이 찍은 말라리아 퇴치 광고에도 사용되었다. 이 광고는 9개 국어를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제작되었는데, 베컴은 영어로 1번 이야기하였고 나머지 8개 국어는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했다. 이렇듯 교육 차원, 영상 제작 차원에서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딥페이크로 인해 피해자가 생기는 만큼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딥페이크란 기술 자체가 문제일까? 아니면 이를 사용하는 인간의 문제일까?

 

 


기술과 인간의 어두운 본성의 만남 [블랙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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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좋은 드라마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블랙 미러]란 드라마는 SF 장르의 드라마로, 첨단 기술이 인간의 어두운 본능이 그 기술을 이용할 때 일어나는 비극을 그린 드라마이다. 한편 한편이 마치 단편영화 같은 옴니버스식의 구성으로, 현재 우리가 접할 수 있는 AI, 증강현실 등과 미래에 기대해볼 수 있는 기술 등을 볼 수 있다. 기술을 통해 일어나는 일이 극적이고 과장되게 보이지만, 사실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공감이 가기도 한다.

 

 

 

내실 없는 인간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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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해보자면, 시즌 3의 [추락]이라는 에피소드이다.

 

추락 속의 세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서로 평점을 주고받는다. 평점이 높은 사람과 평점이 낮은 사람이 받는 서비스의 질은 큰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서로에게 잘 보이기 위해 친절한 척하고, 평점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주인공 레이시 역시 4.2라는 좋은 평점을 가지고 이를 위해 노력하며 산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매우 신경 쓴다. 그러던 중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4.5라는 평점이 필요하게 된다. 레이시는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혔지만, 소셜 미디어 평점이 4.8인 친구 나오미에게 접근한다. 레이시는 나오미의 신부 들러리를 하게 되고, 나오미의 결혼식을 통해 쉽게 더 높은 평점을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하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공항에서 받은 벌점이 레이시의 평점을 3점대로 만들었고, 이후 레이시의 평점은 계속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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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에 도착한 레이시는 마이크를 잡고 준비한 축사가 아닌 레이시가 자신을 괴롭혔던 이야기 등을 하며 난동을 부린다. 이 일로 레이시의 평점은 0점대로 떨어지고 구치소에 갇히고 만다. 구치소에 갇힌 레이시는 건너편 수감자와 눈이 마주치고, 서로 뭘 보냐며 욕을 주고받는다. 서로 모욕적인 말을 들었지만, 둘의 표정은 왠지 후련한 듯 보이며 이야기가 끝난다.


추락 속 세상은 서로가 친절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아마 그래서 좋은 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서로서로 친절하고 배려하는 세상, 생각만 해도 좋을 것 같지 않나? 하지만 추락 속 세상은 한순간의 실수나 잘못도 용납되지 않는다. 실수나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였다면 사과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할 일들이 이곳에선 낮은 평점을 매기는 것으로 끝나버리는 것이다.

 

추락 속의 평점은 곧 오늘날의 팔로우이고 좋아요와 닮아있다. 소셜 미디어 속의 인기를 좇아 삶을 살아가는 모습, 남의 소셜 미디어를 보며 부러워하는 모습, 그런 모습을 꾸미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다 우리 현재의 이야기이다. 내면의 단단함 없이 남의 이목만을 의식한 삶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이 외의 에피소드 역시 기술의 양면성을 보여주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야기의 결말이 다소 찝찝하고, 인간의 어두운 본성으로 기술을 악용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소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긴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렸다.


기술은 우리에게 더 좋은 세상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이는 편리함의 부분에선 그럴 수 있지만, 전반적인 우리의 삶을 생각한다면 정말 더 좋은 세상일까?

 

 

[최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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