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요즘의 나는 읽고 쓰면서 지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딱히 코로나 때문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글 입력 2020.10.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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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내 생활을 요약하자면 ‘읽고 쓴다’고 말할 수 있다.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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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과정을 수료하고 취업준비생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코로나가 전 세계를 덮쳤다. 학교를 다닌다는 생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던 스케줄이 없어지는 것과 동시에 여러 활동에 제약을 받은 것이다. 그 결과 남은 것은 텅텅 빈 시간이다. 매우 알차고 부지런하게 보내겠다는 다짐을 수차례 했지만, 그게 또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라고 변명을 해보겠다.

 

그래도 읽고 싶었던 책을 두 권 샀다. <코스모스>와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둘 다 대학 필수 교양 수업에서 가볍게 훑어 본 기억이 좋아 구매까지 이어진 경우다. 그런데 문제는 이 책들은 흥미롭지만 이상하게 잠을 부른다는 것. 신기하고 흥미로운 관점이고 해석이고 역사이지만 페이지는 좀처럼 넘어가지 않고 눈꺼풀은 무거워진다. 그래서 이 두 책은 항상 손이 닿는 거리에 두고 조금씩 진도를 빼고 있다.

 

사실 이 책들을 읽는 것보단 ‘콘텐츠 읽기’에 더 몰두하고 있다. 짧은 글과 콘텐츠를 찾아 읽으며 바깥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곤 한다. 내 핸드폰 어플 폴더 중 하나를 ‘삶을 풍족하게’라고 이름 지어 놨는데, 주로 내가 지켜보는 콘텐츠들이 올라오는 어플이나 사이트들이 포함돼 있다. 온라인 편집숍 29cm, 서울 사람들의 인터뷰를 짤막하게 다루는 humans of seoul, 현대카드dive, 아트인사이트, 신세계 주거 인테리어 매거진 villiv, 오늘의 집이 이 폴더에 들어있다.

 

하나 둘 읽고 있으면 요즘 사람들은어딜 가고, 집은 어떻게 꾸미고,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 것 같다. 다들 이렇게 살고 있단 말이지, 감을 좀 잡는다. 게다가 짧은 콘텐츠들만 찾아 읽는다 해도 사실 접하게 되는 정보량은 상당하다. 어느 정도 읽고 나면 피곤하면서도 이상하게 에너지가 차오른다. 남들은 이렇게 산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나도.. ! 하고 동기부여가 된다. 그러면 나는 노트북을 켜는 것으로 글 쓰기를 시작한다.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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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기는 근 몇 년 동안 내 투두리스트 중 하나로 꼭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 그 전에 글을 많이 써 본 것은 아니었다. 가령 일기를 쓴다 할지라도 하루하루의 일을 정리한다기 보단, 가끔 격해진 감정을 토해내듯 우당탕 글을 쏟아낸다. 두서없는 글이라는 소리다. 그래도 생각은 많이 한다. 잠깐 스치듯 지나간 생각을 붙잡고 짧게 메모하는 게 습관이다.

 

이런 식이다. 인스타그램이 스토리로 sponsored를 띄우며 맞춤형 광고를 할 때, 얘네가 대체 내 정보를 얼마나 갖고 있길래 내가 필요한 상품을 적시에 광고를 하는 걸까 의심하는 것. 빅 데이터와 알고리즘, 맞춤형 광고에 잠깐 불편함을 느끼며 예민하게 받아들이고는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두는.

 

그런 메모가 쌓이는 걸 보고 있으면 시동을 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든 이 생각을 끄집어내고 정리해서 제대로 된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다짐을 하는,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내 생각을 더 파고 들어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했고, 이 생각은 어떻게 결론지어야 할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룬다, 내가, 꼭.’ 칼을 갈았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나는 나를 더 파고들고 싶었던 것같다.

 

코로나로 외부활동도 줄이며 사색을 할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져 이제는 글을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쌓아놓은 메모를 털 시간이다! 털어보자!’라고. 그렇게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까지 봐 온 것들, 내가 한 생각, 내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 내가 느낀 것, 나를 주체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세상에 하나 둘 풀어놓기 시작했다. 언젠간 해야지 마음 먹었던 글들이라 생각보다 글은 술술 나왔다.

 

 

 

읽고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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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날의 패턴은 이렇다. 핸드폰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무진장 읽는다. 구독 서비스로 받아보는 여러 매체의 글도 읽는다. 스톤브랜드 커뮤니케이션즈, 매거진B가 큐레이션한 콘텐츠를 메일로 받아보고 있어 메일함도 확인도 빼먹지 않는다. 적당히 읽었다 싶으면 이제 읽은 글들이 나에게 자극이 되어 돌아온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성은 어떻게 짜야 매력적이고 흡입력 있는지, 어떤 문장, 어떤 표현을 쓰는지 눈 여겨 본 것들을 응용할 시간이다.

 

너도 이제 이런 글 하나 써내야 하는 거 아니니? 볼 만큼 보고 들을 만큼 들었으니, 이제 너도 하고 싶은 말해 봐라. 하고 누가 등을 떠민다. 맞지, 남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으니 이제는 내가 말할 차례다.

 

물론 글을 쓰기 시작한 초창기엔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에 글 쓰기를 주저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고 알린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을 텐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있고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 있는 거 아니겠어.

 

여러모로 서툰 점이 많지만 나는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글을 쓴다. 친구와 만나 대화로만 담아내기엔 아쉬워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말해보는 것이다. 이런 소재로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불특정다수를 향해 운을 뗀다. 독서가 내면의 대화라면, 글 쓰기는 세상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거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딱히 스스로를 말이 많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이렇게 할 말이 많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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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에 골똘히 박혀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나는 이렇게 읽고 쓰는 생활을 하는 중이다.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되려 외부와의 접촉을 어떻게든 늘리고 있다. 다른 사람이 쓴 좋은 글을 읽으며 박수를 치고, 자극을 받아 내 글을 시작한다. 여러 글을 찾아읽으니 시도해 보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있다. 방 안에 있지만 오히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세상을 두루 살피고 있는 느낌이다. 꾸준히 글을 쓰며 세상에 생존 신고를 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올해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우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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