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알아간다는 것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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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이나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다 보면 생각보다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된다.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이고 장단점은 무엇인지... 그 모든 질문에 답하며 나에 대해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내가 이렇게 나를 몰랐구나, 그런데 이 세상을 그렇게나 이해해보겠다고 애썼구나.' 하는 생각에 내심 씁쓸함을 느끼기도 한다.
제일 난감한 질문은 존경하는 인물이나 위인에 관한 것이었다. 이 질문이야말로 내가 누구를 롤모델로 삼아, 어떤 가치관을 본받아 살아갔는지를 묻고 있었기에 무엇보다 나를 잘 알아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내가 보고 느끼는 모든 세상에서 영감을 받고 힘을 얻는다. 미디어 너머에 존재하는 이들도 나에게는 훌륭한 스승이 되어줄 때가 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세바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정기적으로 각 주제별 강연회를 열고 있다
세바시의 슬로건은 ‘나로 시작해 우리로 열리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을 향한 나의 경험과 생각이 ‘우리’라는 공동체와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담고 있습니다.
_세바시
세바시의 강연자들은 본인에 대해 이야기 한다. 혹은 본인을 둘러싼 세상을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에는 경쟁력이 있다.
그리고 그 경쟁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건 그들의 스토리텔링 능력이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는 나만이 결론 지을 수 있다. 누군가가 그 답을 정해준다고 해도 그것이 나로부터 시작된 고민의 마침표가 아니라면 그저 허울 좋은 껍데기일 뿐이다.
껍데기, 즉 포장의 종류도 여러 가지다. 내용물에 맞는 포장을 해야 어색해 보이지 않고 그 가치가 더 빛나듯이 나를 표현하고 소개하는 것도 그렇다. 아무리 겉이 그럴싸해 보여도 그 속에 있는 알맹이가 그렇지 않다면 그 매력은 오히려 반감될 것이다. 그야말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재촉하던 마음들은 내려놓기로 했다. 퍼스널 브랜딩이랑 다를 게 무엇인가. 그저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나도 몰랐던, 나의 알맹이를 채워 넣으면 되는 것을. 물론 내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모든 과정에서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다.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남과 비교하다 보면 괜히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부족하면 노력으로 채워넣으면 되고, 굳이 필요 없는 것은 덜어내면 될 일이다.
편집의 힘은 나를 표현하는 곳에서도 빛을 발한다. 어떤 필터를 씌우느냐에 따라 색감이 변하듯, 말이라는 것도 어떻게 내뱉느냐에 따라 나를 새롭게 비춘다.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며, 나에게 어울리는 포장지를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그 포장지를 누가 먼저 마주하게 될지를 떠올리며 말감을 수집하다 보면 여러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결국 답은 나에게 있다.
[김유이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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