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비 습관의 나비효과 – 예능 '식벤져스' [TV/예능]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글 입력 2020.09.0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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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식벤져스>


 

지난주부터 빠진 예능이 있다. 바로 Olive 채널의 <식벤져스>이다. 종영된 지 꽤 지난 예능인데, 이제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 문가영이 나와서 끌렸고, 두 번째로는 예능에서 보기 힘든 얼굴인 봉태규가 나와서 끌렸다.

 
셰프 세 명과 연예인 세 명이 식당을 꾸리는 예능인데, 이런 소개만 들으면 <윤식당>이나 <강식당>이 생각나는 사람들이 더러 있을 법하다. 하지만 식벤져스를 한 번 클릭하고 나면 ‘이 예능은 다른 예능과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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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바로 식재료 때문이다. ‘식당 예능’을 할 때는 팔 음식을 먼저 정하고, 그에 알맞은 식재료를 구한다. 대개 그렇다. 하지만 식벤져스는 다르다. 식재료를 먼저 오픈하고, 그것에 맞게 셰프들이 요리를 연구한다.
 
더 놀라운 것은 식재료로 나오는 것들이 모두 사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식재료들이라는 것이다. 달걀흰자, 낙지 대가리, 꼬꼬마 양배추 겉잎, 19호 닭 등이 그 예이다. 이것들은 사용할 곳이 없다는 이유에서 창고에 적체되거나 혹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
 
 
 
소외당한 식재료를 조명하다

 

사실 이 예능으로 놀랐던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버려지는 식재료들이었다.
 
식벤져스를 보기 전에는 육회를 먹으면서도 ‘노른자를 쓰고 남은 흰자는 어디에 쓰는 걸까?’라는 생각보다는 ‘이 집 육회 맛있네’라는 생각이 더 많았고, 1인 가구의 증가로 식자재들이 소포장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1인 가구에 맞춤 제품이 공급되니 좋긴 하겠다’라는 생각이 더 컸다.
 
단 한 번도 반대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저 소비자에게 편하니까, 지금 내 입에 맛있으니까 그만이라는 생각뿐이었다. 매번 한 회차가 끝날 때마다 식벤져스를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대다수의 의견은 ‘저렇게 많은 식재료가 의미 없이 버려지는 줄 몰랐다’였다. 아무래도 식벤져스를 보고 충격을 받은 소비자 중 대부분이 나와 같이 단편적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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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

 

식벤져스를 보며 두 번째로 놀랐던 것은 바로 제로 웨이스트 레스토랑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인데, 외국에서는 이미 많은 제로 웨이스트 식당이 있다고 한다. 제로 웨이스트 식당이란 말 그대로, Zero waste, 즉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마트에서 시행하는 비닐 줄이기 운동, 카페에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운동,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대체하는 운동 등이 그 일환이다. 식벤져스는 제로 웨이스트 식당이라는 컨셉에 알맞게 일회용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휴지 하나도 재활용이 되는 손수건으로 대체된다.
 
그뿐만 아니라, 자기 식기를 가지고 오는 사람에게는 소정의 할인을 해준다. 버려지는 식재료에 주목할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나올 수 있는 쓰레기를 최대한 없애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 덕에 자신의 식기를 가져온 손님은 쑥스럽게 식기를 식탁에 꺼내놓기도 하고, 휴지가 아닌 손수건을 쓰는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어찌 보면 하나도 어색할 것 없는 풍경인데, 그 장면을 보며 같이 어색함을 느끼는 자신의 모습이 신기해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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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벤져스는 총 6회로 마무리가 되었다. 늘 짧은 시간에 요리를 연구해야 했던 셰프들의 고됨을 생각하면 6회도 길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더 길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6회가 아니라 16회 편성이었다면, 또 홍보가 많이 됐었더라면 어땠을까?
 
앞으로도 식벤져스와 같은 ‘착한 웃음’을 주는 예능이 더욱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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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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