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회색빛] 아주 가까운 타인의 시선

역방향 인터뷰 : 인터뷰이를 통해 나를 표현하기
글 입력 2020.08.3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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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프롤로그에서는 필자가 직접 ‘나’와 ‘나의 글’을 소개하며 에세이의 서막을 열었다면, 이번에는 이를 보충하기에 참 적절한 참고자료를 덧붙인다. 꽤 객관적인 지표가 되는 제3자의 시선, 어쩌면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해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는, 바로 그 시점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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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익명 보장으로 진행된 만큼, 그를 칭할 간단한 소개로 시작한다. 자신을 무언가에 빗대어 간단히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무슨 자신감인지 ‘와인 같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와인이 고급스럽거나 우아한 느낌이 있다고 해서 그렇다는 건 아니고, 최근에 와인을 알아가며 종류와 제조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또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 즉, 환경에 따라서 모든 것이 바뀐다는 것이다.

 

이처럼 나도 주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바뀌는 것 같다. 나쁘게 말하면 휘둘린다고도 할 수 있지만, 좋게 말하면 다양한 사람들의 여러 면에 맞춰줄 수 있달까.”


 

와인과 나는 동아리를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걸 좋아하면서도 무언가의 첫 시작은 다소 긴장된다. 올해 초, 쌀쌀했던 그 날도 그랬다. 다소 긴장했던 것 같은데… 사람들도 느꼈을까?


Q. 첫인상과 지금


아무래도 처음 만나는 자리다 보니 서로들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아주 차분하고 조용한, 약간은 차가운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사적으로 처음 만났을 때는 완전히 달라서 또 놀랐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생각보다 쾌활하고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서 놀랐다. 그보다 더 친해진 지금은 내면에서 혼자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놀랐다.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물음에 끊임없이 고민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자기 생각에 지나치게 파묻힐 때가 있어 생각의 유연성이 떨어질 때 역시 존재하는 것 같은데 그런 것만 조심하면 좋겠다.



 

아주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쉽게 평가하지 못할 이야기를 알게 된다. 의견들을 마구 수용하게 되면, 어느 순간 모두 섞여버린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나의 뚜렷한 특색이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는데, 분명 나도 모르는 나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너무 자연스러워 내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을 뿐.


Q. 성격과 개성


하나로 명확히 정의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녀의 특징 아닐까. 친화력이 높으면서도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자신만의 생각이 있고, 모두에게 친절하고 잘 지내면서도 관계에 대한 고민을 가진 다면적인 느낌.


친절하지만 처음에 모든 것을 보여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많은 것을 공유하는 것 같다. 내가 그 한정된 사람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몰라도, 지금의 그녀는 거짓이 없고 자기 자신을 서슴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다.


사색, 차분함, 조용함. 이게 그녀와 잘 어울리는 이미지일 수는 있어도 개인적으로 그게 그녀답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사색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큰 것 같아서. 혼자 너무 깊게 생각한 나머지 그 생각에 잠식당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내가 느끼기에 가장 그녀답고, 빛을 발할 때는 누군가와 함께하면서 행복해할 때인 것 같다.

 


 

감정을 느끼는 폭이 극명하다 보니 남들보다 쉽게 웃지만, 쉽게 지쳐 한다. 스트레스의 역치가 매우 낮은 사람이다. 하루에 몇 번씩 주저앉고 다시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너무 약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그런 내가 남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줄 수 있을까. 다행히도 이런 답변을 받았다.

 

 

“우울할 때는 쾌활함을,

즐거울 때는 더 즐겁게,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존재”

 

 

그래도 반복은 결국 교훈을 준다. 그 안에서 나를 지탱하는 영역과 가중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감정과 가치


자기랑 아끼는 사람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해한다. 그런 사람들을 챙겨주고 반대로 관심받을 때 좋아하는 것 같다. 타인과 함께는 그리 긍정적이면서, 자기 자신에게 의심이 들 땐 가장 힘들어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때 스스로 더 힘들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지 항상 찾곤 한다. 이유 없는 생산을 안 한다. 최근에는 취업의 기로를 확실히 잡고 준비를 집중하는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자신의 꿈을 현실적으로 잘 좇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문화예술과의 연결고리


뮤지컬은 음악과 연기하는 부분으로 각각 나뉜다. 그런 것처럼 그녀도 타인과 있을 때의 밝은 모습과 혼자 있을 때의 진중한 모습이 공존한다. 뮤지컬에서 두 부분이 어느 한쪽에 종속되거나 완전히 분리된 관계가 아닌 것처럼, 앞서 얘기한 두 모습도 동등한 관계를 한 하나의 모습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미지는 뮤지컬이지만, 실제로 가장 잘 어울리고 가까운 문화예술은 아무래도 독서가 아닌가 싶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며 무언가를 얻을 때는, 조용히 혼자 사색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것처럼 보인다.



 

나름 고심해서 지었던 에세이 명을 다른 사람은 쉽게 공감할 수 있을까? 염려하는 마음에 첫 편이었던 ‘프롤로그’에서도 이를 설명하기 위한 이유를 구구절절 적어 놓았지만, 마음이 쉽게 놓이지 않는다. 뭐, 기획의도가 어땠다 하더라도 앞으로 내가 어떻게 채워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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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채로운 회색빛]


흰색도 아니고 검은색도 아닌 그 중간의 색. 어떨 때는 밝고 어떨 때는 우울한 자기 자신을 잘 나타낸 것 같다고 느꼈다. 그 적정선에서 글을 통해 다양한 자기 매력을 잘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하나의 색으로 쉽게 표현하기 힘든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특정 색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스펙트럼’으로 빗대고 싶다. 빛을 통과시키면 빛이 가진 모든 색을 구분해서 퍼트리는 기계. 한 가지 색만 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면을 발할 수 있는 바로 그런 존재.



 

와인을 섭외한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내가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해온 글을 애독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를 표현하기 위해선 내가 의도치 않게 담아 놓은 감성이 낯설지 않은 사람이어야만 했다. 그렇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나를 조금 더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Q. 아트인사이트와 글

 

아트인사이트에서는 자신이 고민했던 여러 부분을 아주 깊게 생각해본 느낌이 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이 하겠지만 그렇게 깊게는 하지 않았던,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감정들을 정확히 표현해서 공감을 자아낸다.


홀로 커피를 마실 때 읽으면 좋은 느낌의 글이다. 기고문 전부터 혼자 수없이 많이 써오던 내공이 잘 드러나 보인다. 특히, 그녀의 글은 우울함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굉장히 뚜렷하게 만들어주는데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


‘비가 온다’라는 글을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 그 당시에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매우 공감되고 힘이 났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대해 무관심한 편인데, 서로 이야기할 때는 하늘의 아름다움을 많이 거론하곤 한다. 나는 알지 못했던 주위의 매력을 세심히 관찰해 글에 잘 녹여낸 것 같다.



 

이제 끝이다. 제법 본인으로서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을 정도니 나름의 수확이 있었던 것 같다. 외면과 내면의 괴리가 심하게 느껴졌던 때를 회상해보면, 그 시기를 지나 이제는 많은 면이 일치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글을 쓰는 게 기쁘다. 더 이상 포장하는 것이 아니니. 앞으로는 이렇게만 꾸준히, 지치지 않고 카테고리를 채우고 싶은 마음뿐이다.


Q. 마지막


“열심히 노력하지만 너무 완벽하려고 하기 때문에 스스로 지쳐버리는 사람.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피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은 그러함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잘 하고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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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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